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벽증.

반짝반짝 조회수 : 3,861
작성일 : 2011-09-20 21:19:35

 

 우리 엄마는 아직도 너무 깔끔하세요.

61세였던 사년전, 임파선암을 간신히 기적적으로 살아남으셨는데, 직장만 안 다닐 뿐이지, 지금도 너무 깔끔해요.

거실과 부엌, 방방마다 있는 창문 닦기, 냉장고위, 장롱위, 전화기, 문짝, 문고리, 등등 암튼 다 닦아요.

게다가, 욕실안에 있는 욕실화도 칠년정도 되어가는데 지금도 티끌하나없이 너무 깔끔하고 눈이 부실정도에요.

그리고 세수비누, 빨래비누곽도 늘 뽀독뽀독 닦아 놓고, 세수대야도 광이나게 닦아 놓고,,

어릴적에 우리들도 그렇게 집안청소에, 먼지털기에, 마당쓸기에, 주말마다 운동화 빨아 담장위에 널어두기, 주말이면 빨래들 말강물이 나게 흔들어 탁탁 털어서 빨래줄에 줄줄이 널어두기.

그냥 널어두면, 남들이 욕할거라는 그 평판을 몹시도 두려워하고, 집이 지저분하면 남들이 또 욕할거라는 그 평판을 그리도 두려워하고,

그 평판이라는게 도대체 뭔지..

 

그런데 저도, 그런것 같아요..

저도, 얼마전까지 아이 학교 보내놓고 나면 그렇게 집안일을 했는데 매일을 이불을 밖에 마당에 나와 터는 사람은 정말 처음 봤다고들 하고, 형광등주변에 먼지앉는게 싫어서 매일 의자 놓고 닦아대고, 저도 유리창 청소를 매일했거든요.

그러다가 직장을 현재 다니고 있어서 그렇게까지는 못하지만 일단 집에 오면, 집정리를 다 해요.

막내여동생도 얼마전, 근처 병원에 면접 보러 갔다가 수북이 쌓인 컵들에게서 침냄새가 나더래요.

분명 다 씻어 엎어둔 컵들인데, 채 물기도 다 마르지 않은 컵의 입닿는 언저리에 침냄새가 났지만, 그냥 커피한잔을 다 마셨대요. 그리고 생각해본다고 하고, 집에와선 결국 출퇴근이 여의치 않아 힘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어요..

 

걸핏하면 손을 씻는 우리집, 매일 비누향기가 손에서 가시질 않고 식기조차 다 살균소독기로 돌리고, 장농위에 뭘 올려놓거나 먼지쌓이면 안되는줄로 안되는 우리집.

늘 우리 엄마의 집엔 십년된 신발들도 늘 그 코가 반짝반짝, 우리집도 늘 그래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사시는 분들 계실까요?

 

IP : 124.195.xxx.10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20 9:28 PM (14.55.xxx.168)

    저 아는 엄마, 예전에 복도식 아파트 살때 날마다 남편 출근하고 나면 울집에 와서 놀다가 애들 오면 집에 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집 어질러질까봐서...
    오디오도 컴퓨터도 지문 묻는다고 티슈라도 잡고 만지고 집에 사람 오는것 극도로 싫어했어요
    나중에 다리 다쳐서 깁스하고 울면서 방바닥을 닦더라는!!!!

    본인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무척 무척 힘들었어요

  • 2. 궁금이
    '11.9.20 9:29 PM (180.224.xxx.14)

    울 외할머니가 그려셨어요. 집안의 모든 물건이 죄다 새것같았어요.
    다행히 울 친정엄마는 좀 덜하셔서 제가 그덕에 좀 편안히 삽니다.
    저도 보고 자란게 있는지라 결벽증까진 아니어도 깔끔을 좀 떠는데
    힘들어서 못하겠더라구요.
    원글님, 직장 일까지 하시면서 매일 그렇게 청소하시면 안힘드세요?

  • 3. 우리 이모네도
    '11.9.20 9:30 PM (175.197.xxx.31)

    집깨끗한게 유일한 자랑거리...
    전 청소에 하루 몇시간 쓰는게 시간 아까워서 대충살아요

  • 4. 우리 큰 엄마
    '11.9.20 11:07 PM (58.225.xxx.92)

    큰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
    "우리집 걸레는 남의 집 행주보다 더 깨끗하다"

  • 5. 반짝반짝
    '11.9.20 11:26 PM (124.195.xxx.100)

    저는 우리집 지저분해질까봐 남의 집에 놀러가진 않았어요. 오히려 엄마들이 찾아왔었어요. 그리고 또 제가 집청소 한다고 매일아침마다 문을 열어두니까, 우리 빌라에 사시는 분들중, 할머니들 두분이 계셨는데 사랑방처럼 있다가셨고, 그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가 목사님과 형제되시는 분이셔서 또 자주 오셨어요.
    겨울에도 그렇게 오셔서 방이 따뜻하다고.. 좋아하셨는데요, 우리가 이사가던날, 그 트럭뒤를 달려와 결국은 이사온 우리집 현관앞에까지 오셨어요. 그때 정말, 정말 놀랐던 기억^^...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626 뉴타운..사시는분..살기 어떤가요? 은평 2011/09/21 2,474
17625 세타필 모이스춰라이징 로션 591ml×2팩 1 코슷코 2011/09/21 2,629
17624 MRI 어디서 찍든 똑같나요? 5 ff 2011/09/21 3,209
17623 인터넷으로 세탁기사보신분? 4 고민녀 2011/09/21 2,434
17622 fashy 물주머니 어떤거 쓰시나요? 종류가 넘 많아요 10 지름신 2011/09/21 3,375
17621 좋아하는 팝송 추천해 주세요 2 은이맘 2011/09/21 1,982
17620 저 이틀전에 무서운거 봤어요. 4 깜딱놀람. 2011/09/21 3,305
17619 사람찔러놓고 미안, 악의는 없었다?! 2 sukrat.. 2011/09/21 2,908
17618 아이 미술학원때문에 고민입니다. 계속 보내야할지 모르겠어요. 4 바람은 불어.. 2011/09/21 3,263
17617 전두환 경호실장 안현태씨, 어떻게 국립묘지 안장됐나 했더니… 2 샬랄라 2011/09/21 3,096
17616 사람찔러놓고 미안, 악의는 없었다?! sukrat.. 2011/09/21 2,350
17615 조용환·피디수첩 사건이 말하는 것 샬랄라 2011/09/21 2,661
17614 뭔가를 권하는 건 하는 게 아닌가 봐요. 1 이래서 2011/09/21 2,826
17613 펄벅 대지는 어느 출판사 책이 괜찮나요? 고전 2011/09/21 2,977
17612 남묘호렌게쿄.. 11 2011/09/21 5,796
17611 ebs 박수홍의 '최고의요리비결' 파일로 구할방법없을까요 2 2011/09/21 3,974
17610 점잖게 말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3 말하기 2011/09/21 3,834
17609 독일 내 이사비용 아시는 분 계실까요? Olivia.. 2011/09/21 3,248
17608 요거 쓰시는 분 계세요? 잘 썰리는지.. 채썰기 종결.. 2011/09/21 2,200
17607 돌솥 영양밥 파는 데서 쓰이는 그 일인용 돌솥 아시나요? 6 ... 2011/09/21 4,220
17606 9월 21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09/21 2,009
17605 드디어 정치범 수용소 열리나요? safi 2011/09/21 2,363
17604 아파트 전세문제 문의드려요 3 ... 2011/09/21 2,729
17603 위대한 탄생 2 보면서 들었던 생각... 2 dd 2011/09/21 3,014
17602 82덕분에 당첨됐어요^^ 4 아만다 2011/09/21 2,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