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린이집 하원시간에 맞춰 우연히 같은동 옆라인에 사는 애기엄마와 마주치게 되었어요.
우리집에 놀러오고 싶다고 해서
우리 애랑 한살 어린친구지만, 몇번 봤고 그 엄마하고는 나이도 동갑이어서(44세)
무척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같이 우리집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아이들에겐 과일도 주고, 요거트도 주고, 책도 보게 해주면서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제 손님이 된 맞은편 아기엄마에게도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식탁을 사이에 두고 앉은 그 엄마가 제가 말을 거는 중에도 핸드폰 쳐다보고, 남편에게 메세지 계속 주고 받고
카톡 남기고, 손톱주변을 정리하면서도 간간이 졸고있는거에요.
"졸리세요?^^..;;;"
"네..."
건성으로 귀찮다는 듯이 억지로 겨우 대답하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면서 뭔가 불안해하는 표정에서
저도 그만 뭔가 이 상황이 무척 물기 다 빠진 진공상태에 놓인것처럼 답답해지더라구요.
그상태에서 3시 20분을 기점으로, 6시반까지 있다 갔어요.
원래는 6시 반에 일어섰는데 아이가 가기싫다고 울어서 우리집에서 한바탕 실갱이질이 벌어지고,
아랫집에서 무슨일인지 놀라 한번 올라온 것때문에, 결국 그 애기엄마 혼자 집에 갔어요.
제가 밥 해서 먹이고 좀 놀게 한다음, 전화줄테니 그때 오라고 했어요.
그러면 저녁 여덟시쯤에 아이를 데려다달라고 하길래, 그건 우리집아이가 그 시간엔 어쩌면 안나갈수도 있어서
어려우니까 애기아빠라도 오셔서 데려가라고 했지요.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애들 밥먹이고 저녁 설거지 끝내니까 책을 읽어달래서 좀 읽어주고 대답도 해주다보니
저녁 8시가 되어가더라구요.
혹시 애가 집에 오고싶어하느냐는 문자가 오고, 지금 상황은 그런 것같지 않아보인다고 답변을 주니까
십분뒤에 애기엄마가 오고, 그렇게 아이는 집에 가게되었어요.
친구도 별로 없고, 하루하루가 쓸쓸한데 늦게 친구만들려고 했는데
식탁 건너편에서 불안하고 산만한 손짓을 하면서 자꾸 하품만 해대던 그 애기엄마..
이렇게 친구 만들기가 쉽지않네요.
너무 씁쓸하고, 마음이 착잡해지네요.
안그래도 친구도 없는데, 집으로 같이 가면서 발걸음이 참 가볍고 즐거웠는데.
아, 그냥 마음이 너무 공허하네요.
저도 친구 생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