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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이 되었던 경험

익명 조회수 : 5,851
작성일 : 2018-06-01 22:34:44

가까운 친구와 같이 일을 하게 되었어요

돈독한 사이였죠


친구가 하던 일에 제가 후발로 제안받고 들어갔으나 우리 직급은 같았고요

교육쪽 일이라 강의를 주로 하는데요

2일 간에 걸친 세미나에서

친구가 주강사였어요

친구가 다 강의를 짰죠. 일정도요.

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터라

일에 대한 통제권이 저에게 없었어요.

그런데 그 세미나실에

친구-통역사(외국에서의 세미나)-나 이렇게 나란히 청중을 마주 보고

같은 테이블에 앉았어요.

이틀 내내

아무 일도 주어지지 않았고

발언권도 없었어요.

그런데 청중은 마주 보고 있고 미치겠더군요

노트북 꺼내서 괜히 이거저거 타이핑 하는 척.. . ;;

게다가 통역사는 친구에게만 붙었고 저는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청중과 대화를 나눌 기회도 없었죠

반면, 친구는 주강사니 모든 포커스는 그에게...

친구는 성취감에 젖어 신나하는데

전 혼란스러웠어요.


그 일에서 돌아온 후, 우정은 이제 접어두고 일을 열심히 하자고 결심했어요.

내가 신참이라 실력이 부족한가 자책도 되었구요..

그 친구는 내가 했던 이야기를 토시하나 안틀리고 가져다 쓰더군요.

정작 내가 그 이야기 했을 때는 아무 피드백도 없었던 사람인데..

그런데, 그 이후에도 같은 일이 계속 되더군요

일이 시작되기 전, 아무 상의도 없이

모든 일정을 자기가 잡고

(이전까지 그 친구가 하던 일이니 당연히 그에게 컨택이 옵니다)

자기를 메인으로 놓고

저는 가방모찌처럼 가서 우두커니 앉아있다가만 오는 일이

계속되었지요.

컨택포인트를 나로 바꿀 생각도

우리에게 자신 말고 다른  스피커가 있다는 것도 전혀 알리지 않고요.


그게 단지

내가 수습기간이라 기한을 약속하고 벌어지는 일이었고

내가 경력과 지식이 쌓이는 것과 발맞추어 가는 것이었다면 달랐을거에요.

아무 언급도 없었고

내가 철저히 소외되고 자기는 철저히 주인공이 되는 일에 대해서

전혀 아무 문제의식이 없더군요

내가 그런 이야기를 꺼내도 공감 포인트가 전혀 없었어요.

'내 앞으로 강의가 들어온 것이니 내가 하겠다' 였어요.

-그 강의 내용은 혼자 쌓은 것이 아니라 공동작업의 결과였어요.

민망하리만치 우두커니, 청중이든, 주강사였던 내 친구였던 그 사람과도 아무 연결감 없이

저는 가방들고 왔다 갔다 기름값만 쓰다가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아 그만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그 친구가 자기 직권으로 행했던

비윤리적인 일들이 쌓이고 쌓였지만요

인간적으로 환멸감이 들었던 것은

나의 절친이었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공동작업을 자기가 쫙 빨아서 혼자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경력을 쌓고

친구이자 동료라며 추켜세울 땐 언제고

나를 픽업하여 자기 옆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던 것...


정말 내 평생에 이런 만남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매번 그런 강연 자리에 화석처럼 앉아있다가 아무와도 말할 기회조차 없이 세미나가 끝나면

혼란스러움과 스스로 병신같은 자괴감을 가득 안고 돌아왔어요

딱 왕따가 된 느낌이었요

나는 분명히 그 자리에 있었는데 완전 투명인간 취급당했거든요


물론, 내가 감정적인 인간이어서

이런 일에 감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을지 몰라도

이 일에서부터 자신을 다시 찾고 안정되기까지

참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이 일을 계기로 나는 나를 더 자세히 알았고

인간을 더 알게 되었고

관계에 대해, 일에 대해, 사회적 사귐에 대해 고민하고 배운게 많지만

정말 아팠어요.

성인이어도 이렇게 아프네요

그룹에서 투명인간이 된 느낌......

정말 버려진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그리고 나를 그런 자리에 늘 몰아 넣고

완전히 모른 척 하다가

모든 쇼가 끝나고 나면

갑자기 친구모드로 바뀌어 아무렇지 않게 나를 대하는 그 사람이

내가 경험한 최악의 인간유형이었어요.

아주 사기꾼이었으면 첨부터 사귀지도 않았을텐데

악과 선이 절묘하게 섞인 존재 앞에서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IP : 180.69.xxx.2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6.1 10:48 PM (118.34.xxx.205)

    저도비슷한경험있어요
    그런유형요
    자기욕심만 차리고 질투많고 욕심 많아요
    남의입장따위 모르고요
    소름끼쳐요

  • 2. ㅈ.ㅈ.
    '18.6.1 10:53 PM (175.113.xxx.162)

    제일 먼저 버릴 인간이
    남들앞에서 나를 망신줘놓고
    사적으로 친하게 다가오는 사람이에요.
    공과 사를 구분한다면서 사람을 두 번 바보로 만들죠.

  • 3.
    '18.6.1 10:55 PM (118.34.xxx.205)

    ㄴ아 맞아요. 그러고보니 제 친구도 그랬네요. ㅎ

  • 4. 은근
    '18.6.1 11:01 PM (118.223.xxx.155)

    많아요 그런 사람

  • 5. 익명
    '18.6.1 11:02 PM (180.69.xxx.24)

    네 맞아요
    내가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것인가? 매우 혼란스러웠는데요
    친구고 아니고를 떠나서
    사람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라는 결론이 났어요.
    게다가 나중에 보니
    돈쓰는 거며, 부풀려서 광고하는 거며
    윤리관 가치관이 정말 아니구나 깨달았어요
    그런데 어쩜 그 오랜 세월을 몰랐을까요..ㅠ.ㅠ
    왜 그 사람옆에 오래 있는 사람이 없을까 했는데....
    이번엔 내 차례였던 거였어요

    그러고서
    내가 예전에 친했을 때 얘기를 응용하여
    '네가 버림받은 상처가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거다 객관적으로 전혀 그럴 일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하고
    뒤로는 자기한테 열폭하고 시기한다고...울고 불고...

    정말 인간에게 환멸을 느꼈습니다

  • 6. 익명
    '18.6.1 11:04 PM (180.69.xxx.24)

    친구관계 끊었는데
    겹치는 사람이 많아서 페북같은데서 그 사람 댓글과 사진을 보게 되면
    정말 저기 밑에서부터 소름이 끼쳐요

    그런데 아직도 예전에 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는게
    이제 보이네요.....

  • 7. 저도 인간에게 환멸을느낀얘기
    '18.6.1 11:07 PM (210.103.xxx.30)

    10년지기 절친에게 남자를 소개받고 사귀고 결혼약속을 하고 청첩장을 찍고 돌리기 직전
    남자가 배신을 했는데 나중에 나중에 그 남자의 친구를 우연히 공항에서 만났다가
    비행기시간이 꽤 남아서 커피숍에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나 알게된 사실!!
    절친이 제 남자에게 제 치부를 말해버렸더라고요 그래서 떠났다고...
    그날 공항까지 데려다준 친구가 그 절친이였고 세상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줄 알았는데
    그때 그 절망감이란....

  • 8. 익명1
    '18.6.1 11:11 PM (180.69.xxx.24)

    윗님..정말 쇼크받으셨겠어요. 아우...ㅠ.ㅠ

  • 9.
    '18.6.1 11:28 PM (118.34.xxx.205)

    경험상 그런사람들은
    친구망신당하는걸 속으로 즐겨요
    자기가 우월감느끼고요.
    그리고 승리도취감에 친절하게 다시다가오죠

    저도 친한동료가 속으로 저를 질투했던지(제가 스펙이나 모든면에서 훨 나은편)
    사람들앞에서 별거아닌거가지고 큰소리 말하며 제 망신을 주더라고요. 교묘하게 걱정하는듯이요

    그리고 제가그만두고 연락 끊었더니 집요하게 친한척 연락와요,

  • 10. 익명1
    '18.6.1 11:36 PM (180.69.xxx.24)

    망신을 의도한거라고는 생각 안하는데
    전혀 나를 고려하지 않더라고요
    그저 오로지 자기 성취에만 취해있는거 같았어요
    오히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이
    내 역할이 아무것도 없어서 민망할 지경이더라..라고 이야기해 주더군요

    그리고 약간 리스크가 있는
    욕먹을거 같은 자리나, 갈등이 있는 자리나, 독촉해야 하는 자리에 날 보내고요
    자신은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는 좀 총괄하는 자리, 얼굴 마담같은거, 대표하는 자리 하겠다고..
    (마치 나에게 통수권을 주겠다는 투로)그러더라고요
    다른 기관 관계자들 만나는 식사자리 혼자만 싹 갔다 오고요..연락도 없이.

    나중에 보니 날 이용했더라고요.

  • 11. ...
    '18.6.2 12:40 AM (118.176.xxx.202)

    그나마 일찍 알게된게 다행이예요
    그거 당하면서도
    내 친구니까 하면서
    자청해서 시녀로 사는 사람
    무지 많아요

  • 12. 아마도
    '18.6.2 12:53 AM (222.236.xxx.99) - 삭제된댓글

    소시오패스 특징 검색해서 친구의 특성과 겹치는 부분 찾아보세요.

  • 13. ...
    '18.6.2 11:55 AM (218.147.xxx.79)

    지가 맘에 드는 남자 있으면 날 소개팅시켜주던 ㄴ이 있었죠.
    처음엔 속내를 몰랐으니 고맙게 생각했는데 남자가 나한테 애프터할때마다 그 남자 욕을 내게 하거나 그 남자한테 내 욕을 하거나 해서 다 깨놓더라구요.
    둔하게도 몇명이나 그런 후에야 알게돼서 그즉시 끊었는데 한동안 자괴감에 빠져 살았네요.

  • 14. ...
    '18.6.2 12:17 PM (118.38.xxx.29)

    >>친구고 아니고를 떠나서 사람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

    >>제일 먼저 버릴 인간이
    >>남들앞에서 나를 망신줘놓고
    >>사적으로 친하게 다가오는 사람이에요.
    >>공과 사를 구분한다면서 사람을 두 번 바보로 만들죠.

  • 15. wii
    '18.6.2 3:58 PM (220.127.xxx.25) - 삭제된댓글

    묻어서 질문요.
    남들 앞에서는 친한 척하고 둘이 있을 때 보이는 말투나 표정이 가끔 이거 좀이상하다 느껴지는 사람은 뭔가요? 거리두고 연락 안하는데 대외적으로는 내가 필요한데 나를 안 좋아하는구나 싶었거든요. 사회적으로 같은 업종은 아니지만 사회적지위는 제가 월등하게 좋아요.예전엔 저는 준비생이었고 그 친구는 변함없이 피아노 레슨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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