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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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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동생뻘이던 단골 가게 사장...

기원 조회수 : 3,862
작성일 : 2018-05-28 18:06:07
그를 안 지는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제 손목의 노란 팔찌를 보며 자기도 그런 팔찌 있다고 보여줘서 반가워서 보니 제가 아는 팔찌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불굴의 암을 이겨낸 랜스 암스트롱을 상징하는 팔찌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찬 팔찌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아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렇게 그가 파는 구운 김에 우리 가족까지 입맛이 길들며 단골이 되어갔습니다. 어렴풋이 그가 암스트롱처럼 투병 중인가 보구나 느꼈지만,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가게를 접고 생활의 반경이 그 시장을 벗어나자 잘 가게 되지 않았습니다.
오늘따라 그 김이 생각나서 간만에 시장에 들렀는데 그 가게에 다른 업종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불안한 심정으로 바로 옆 이불 가게 아줌마에게 물어봤더니 아줌마는 제 손을 잡고 "그 사장 이제는 올 수 없는 곳으로 갔어. 오늘이 벌써 49재야. 그런데 암으로 간 거는 아니고 장례식장 갔다가 근처 찜질방에서 하루 묵고 오려다 거기서 심장마비로 갔어."라고 하셨습니다.
가게 접고 나서 그에게 '백수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열심히만 살고 한 번도 백수인 적 없었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단지 단골 손님에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막내동생뻘인 김구이 사장의 죽음에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충실하게만 살다가 50도 안 된 나이에 어느 낯선 곳에서 가족도 없이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그의 명복과 남은 가족들에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부디 다른 세상에선 평안과 행복이 늘 함께 하길...
IP : 211.36.xxx.4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5.28 6:30 PM (121.165.xxx.7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 2.
    '18.5.28 6:36 PM (220.79.xxx.102)

    자주 가던 가게 주인이 어느 날 하늘나라로 갔다면 정말 황망할것 같아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음..
    '18.5.28 6:42 PM (211.223.xxx.123)

    님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이건 말 해야 할 것 같아서 쓰는데
    영면하시길..이란 말은 없어요.
    영면=죽음, 사망 이라는 뜻이고

    굳이 영면하시길. 이라고 말하면 죽으세요. 이뜻이에요.
    명복을 빕니다 라거나
    편안히 잠드시길 이라거나.

  • 4. 그렇군요
    '18.5.28 7:15 PM (211.36.xxx.45)

    기사에도 자주 그런 표현이 나와 마음을 담아 표현했는데 어느짝에도 쓸모없는 언론이네요.

  • 5. snowmelt
    '18.5.28 7:22 PM (125.181.xxx.34)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 6. 저도
    '18.5.28 7:41 PM (58.120.xxx.80)

    저희동네가 먹거리업체들의 정글인데 수년째 알짜배기 넓은 매장을 운영하는 곳이 있었어요. 여자사장님. 아이템이 아이들데리고 밥먹고오기 딱좋은..메뉴도 많고 여러가지가 동네에서 잘될수밖에 없는.
    근데 어느날 문을 닫았고 상중 이라는 종이만 이주일 넘게 붙어있더라구요. 오다가다 매장안을봤는데 한낮 불꺼진 매장 안에 남자들이 앉아 회의같은걸 하는듯한....
    거기 늘 열심이시던.. 50대 여사장님이 아무래도 돌아가신것 같았어요. 그러고는 한 한두달째 즈음 다른데가 들어오더라구요 .

  • 7. ㅇㅇ
    '18.5.28 8:38 PM (117.111.xxx.147)

    글에서 안타까움과 허망함이 그대로 느껴져요.
    알던 사람이 그렇게 되었다는데서..사람의 정이라는게 더
    그런거 같아요. 저도 그 분이 편히 쉬시기를 빕니다.

  • 8. ..
    '18.5.28 9:52 PM (119.197.xxx.24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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