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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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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

며느리 조회수 : 3,124
작성일 : 2018-04-02 23:44:25

직장에 다니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아이가 두 살 때부터 시부모님과 같이 살았습니다. 


지방에 사시면서 전화 하면 늘 아프다, 돈 없다. 가게 하고 있는데 가게세도 못 내고 열 달치 밀려 있다 등


소리 하시는 거 들으면서 남편이 외아들이라 어차피 언젠가 같이 살게 될 거 그냥 다 정리하고 올라오셔서


아이라도 돌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두 분은 그야말로 빈털터리로 올라오셨구요.


22년을 같이 살았는데  단독주택 위 아래층에 살면서 제가 직장에 다니니까 하루종일 부딪치는 건 아니지만


같이 산다는 게 늘 머리 위에 돌덩이 하나 얹고 사는 기분이었습니다.


시어머님과 저는 성격이 너무 다른 스타일이라 스트레스 받은 거는 길게 말씀드리기 그렇고 그래도 그냥그냥


겉으로 평온하게 잘 지냈습니다.  시어머님도 저와 생활하시면서 많은 걸 참고 사셨겠지만 같이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번 부딪친 적이 있는데 그 분풀이를 모두 아이에게 쏟아내시는 걸 보고 제가 살면서 두 번 다시 죽어도


부딪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갈등 상황을 피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몇 년 전부터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어요.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겹쳐서 그런 것 같은데


공황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났어요.  여러 번 응급실 갔다가 신체적으로 별 문제는 없으니 신경정신과 가 보라는


진단을 받았고, 한의원에서 화병이라고 해서 약을 오래 먹고 많이 좋아졌어요.


어찌어찌 시부모님과 몇 달 전에 분가를 했는데 시아버님은 치매 증세가 있으시고 시어머님이  미끄러지셔서


골절이 되시는 바람에 한 달 넘게 우리 부부가 회사생활과 병간호로 정말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지금은 두 분을


같은 요양병원에 모시게 됐어요.


문제는 22년을 버티고 표면적으로 잘 지내 왔는데 제가 정말 이상하게도 병원에 가기가 싫은 거예요. 


저도 이제는 제가 원하지 않는 거는 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는지  당분간은 그 마음대로 살고 싶더군요.


그래서 지금 두 달여 동안  병원에 안 가고 있어요. 남편은 매일 전화드리고 자주 찾아 뵙고 있지만요.


 다시 가기는 가봐야 할 텐데라는 마음은 있는데 아직은 안 가고 싶네요.  그동안 착한 여자 컴플렉스로 너무 참고 살다가


오히려 순식간에 악녀로 변해 버린 느낌이에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만 하면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네요. 

IP : 58.140.xxx.14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4.2 11:49 PM (112.151.xxx.27)

    그동안 너무 힘드셨겠어요
    제가 다 눈물이 날 것 같네요
    가시고 싶은 마음 드실 때 가세요
    님 건강 먼저 챙기시고요

  • 2. 대단
    '18.4.2 11:59 PM (211.59.xxx.161)

    이렇게나 덤덤하게....
    정말 다들 열심히
    안타깝게 사시고
    결혼이 뭔지
    인생이 뭔지
    여러 생각 하게 됩니다.
    서양은 진적부터 깨달은것 같아요
    인간의 본성과, 개인의 자유나 권리
    같은거..... 개인주의나 차가운게 아니라
    사랑하되 또 서로의 자유나 삶을 인정하는.

    원글님 공황장애 약 드셔야해요.
    그리고 맘편한대로 하세요, 눌린게
    폭팔중이니까요.

  • 3. 토닥토닥
    '18.4.3 12:13 AM (175.120.xxx.219)

    세상에...
    22년이라니오.ㅜㅜ
    아무리 시부모님께서 호인이라하셔도
    쉬운일이 아니랍니다.

    일단, 지금 내 마음부터 추스리세요.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는데
    외면하고 꾹꾹 누르고 있으면
    그렇게 탈이나요.

    남편이 가고있고
    일반 병실도아니고
    요양병원인걸요.
    괜찮습니다.
    일단 원글님 마음부터 돌보십시오.

    잘 치유되길 바랍니다.
    그 동안 많이 애쓰셨어요.

  • 4. 저도
    '18.4.3 1:06 AM (211.186.xxx.176)

    결혼한지 20년 되었는데 시부모님때문에 힘들었어요..항상 주눅들어 지내고 무시하는 발언듣고 스트레스 받고..한번 터트리고 지금은 편안해졌어요..참는게 능사는 아니더라구요

  • 5. ㅠㅠ
    '18.4.3 1:09 AM (121.129.xxx.223)

    너무 힘드셨겠어요
    좀 쉬세요 의무감 갖지 말고요 쉬어야 해요

  • 6. ...
    '18.4.3 2:32 AM (58.79.xxx.138)

    남편이 잘 하니까 됐죠..
    그동안 잘 지내신것 만으로도 애 많이 쓰셔습니다.
    하고싶은대로 하셔도 되요
    홧병까지 날 정도면 할만큼 하신거에요

  • 7. ....
    '18.4.3 3:34 AM (121.124.xxx.53)

    안가셔도 돼요.
    하실만큼 한거구요. 이젠 더할것도 없어요.
    남은 몫은 남편몫으로 남겨두시고 이제라도 편히 사세요.
    그간 고생많으셨네요.

  • 8. 한지혜
    '18.4.3 6:23 AM (116.40.xxx.43)

    요새 며느리 ..시부모 병원 잘 안 가요. 아들이 가죠.

  • 9. 안가셔도 되요
    '18.4.3 9:38 AM (183.97.xxx.69)

    주로 딸, 아들만 옵니다. 며느리는 요양병원에 잘 안와요.

  • 10. 아이고 징그러워
    '18.4.3 11:38 AM (220.86.xxx.153)

    적당한 시기에 방한칸 얻어서 따로살아야 하는데 그병오래가요 홧병 나는심장에 이상이와서
    심장시술도 햇어요 어떻든 본인이 하고싶은일만 하세요 안가도 괜찮아요
    어쩌겠어요 노인들이 너무오래살아요 노인천지가 되어서 큰일이예요

  • 11. 원글
    '18.4.3 12:12 PM (58.140.xxx.141)

    그래도 자식된 도리가 그게 아니다라고 꾸짖는 말씀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위로해 주시는 말씀들이

    많아서 눈물만 흐르네요. ㅠㅠ 제 마음이 어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얼어붙었나 봐요. 이 얼어붙은 마음이

    저절로 녹아 내려서 조금 여유가 생기고 가슴이 떨리지 않을 때 다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네요.

    위로의 말씀 해 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12.
    '18.4.3 12:52 PM (211.177.xxx.247)

    결혼하자마자 합가하고 내내 시달리다 3년 지나 싸우고 5분거리 분가.그후로 20년 넘게 들들볶이다크게 싸우고 2년전부터 냉담..모든 병이 호전되고 마음도 평안해졌어요.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하는데 가해자는 모르죠...
    마음이 얼어서 그런지 약해진 모습봐도 용서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요.
    정말 살면서 내게 가장 못돼게 군 사람을 남편부모라는 이유로 친부모보다도 알뜰히 섬겼던 지난 시절의 내가 불쌍해서요..
    원글님 마음가는대로 하세요.부모가 부모같아야 자식도 도리를 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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