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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깊은 밤 이상한 얘기를 보니까 저도 하나 얘기하고 싶어서

고백2 조회수 : 8,545
작성일 : 2018-03-21 02:37:08

저는 처음에 글 쓰신 분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아요. 저도 예지몽 잘 꾸고 예감이 잘 맞기는 한데,

첫글 그분처럼 재미있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얘기하려는 건 제 자신에 관한 얘기에요.

저희 집이 원래는 불교신자가 많고 엄마는 지금도 일주일에 6일은 절로 출근하세요.

저도 그런 분위기에서 성장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동아리까지 불교학생회에 들어갔어요.

그곳에서는 항상 첫봄에 수련회를 1박 2일로 갔어요. 경기도의 한 사찰이었어요.

선배들과 제가 절문에 들어가서 제가 불당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큰 개 한마리가 달려와서

저를 쫓기 시작했어요. 절마당을 몇 바퀴나 뛰었는지 모르겠네요.

겨우 사람들이 그 개를 잡고 나서 제가 불당에 신발을 벗고 올라갔는데요.

그 개가 다시 나타나서는 제 신발을 절문 밖으로 내다 버렸어요.

정말 황당한 사건이었죠. 제가 오는 길에 선배한테 여기 오느라 참석 못한 소개팅 얘기를 했는데

선배가 니가 그렇게 이성에 대한 탐심을 놓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놀렸어요ㅋㅋ


그럭저럭 시간이 지나서 2학년이 되었어요. 어느날 꿈을 꿨는데

제가 어떤 장소에 와 있는데 기독교계 예배당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위가 온통 목재로 구성되어 있고 촛불이 앞뒤로 휘황하게 밝혀져 있었습니다. 사람도 많았구요.

깨고 나서는 한동안 잊어버렸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가

저는 어느날 세례를 받고서 천주교 신자가 됐어요.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당이란 곳에 갔던 게 2008년 2월 9일이었어요.

기도가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갔지요. 아무튼 그 한해 동안 교리를 듣고 연말에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꿈에서 부처님을 처음으로 봤어요. 신기하게도 제 자아가 2개로 나뉘어져서

하나는 마차에 타고 있고 하나는 부처님의 옆에 서 있었어요.

부처님은 제가 마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언덕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자가 되고 나서 몇년이 지난 뒤에 문득 옆 동네 성당에 한번 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곳이 바로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꿈에서 봤던 그곳이었어요.

준공일자를 보니 제가 꿈을 꿨던 그 시기에 지어졌더라구요. 그 전에는 한번도 그 장소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속으로 많이 신기했어요. 그런데 왜 제가 세례받은 우리 본당이 아니라 옆 동네 본당이 꿈에 나왔는지는 모르겠어요

옆 동네 성당은 좀 신기해요. 이곳에 설마 성당이? 라는 생각이 들게끔 다른 건물들의 뒤편의 옴폭 파인 장소에

무슨 보물 보따리처럼 딱 앉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종교는 사실 알고보면 하나라는 말을 믿어요.

그런데 제 경험상 기독교와 불교는 그 성질이 좀 달라요. 직장에서 여러 부서가 있듯이

맡고 있는 파트가 다른 느낌이죠. 지금 다시 절에 가서 불교도 하라면 못할 거 같아요.

종교 사이에는 뭔가 다른 내용이 분명히 있어요. 저는 성령과 불성의 내용이 다른 게 확실히 느껴져요.

제 솜씨가 모자라서 표현하라고 하면 제대로 못하지만요.

그러나 하느님의 축복이 있듯이 부처님의 가피가 있다는 것도 알아요.

저도 그 가피 아래에서 성장했고 이제는 다른 세계로 나온 거죠. 부처님 입장에서는 천주교로 시집보낸 거구요.

엄마는 제가 세례받을 때 집안에 종교가 2개가 되면 안된다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무 문제 없이 지금 잘 살고 있어요...

IP : 121.167.xxx.243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3.21 2:48 AM (116.37.xxx.240) - 삭제된댓글

    무서워요......

  • 2. ....
    '18.3.21 3:01 AM (72.80.xxx.152)

    전 교회를 거쳐 성당을 거쳐 선불교에 정착했습니다.^^
    신비 뭐 그런 건 없고요. 이성과 사고가 많이 작동을 한 듯 합니다.

  • 3. 안 무서운데요.
    '18.3.21 3:03 AM (42.147.xxx.246)

    이런 저런 경험들을 들으면 정말 신기하기도 합니다.

  • 4. 마음이
    '18.3.21 3:03 AM (1.225.xxx.199)

    휑하고 정신이 너덜해
    종교를 갖고 의지하고 싶은데
    도저히 믿음이 생기지 않아
    방황하고 있어요 ㅠㅠ
    님은 벌써 두 개의 종교를 가졌다니
    참 부럽네요. 예지몽도 넘나 신기하고요

  • 5. 그때 꿈에서 부처님 봤을 때
    '18.3.21 3:04 AM (121.167.xxx.243)

    뒷모습만 봤는데 그 물씬 풍겨나던 허탈하고 고독한 느낌하고
    말을 한마디도 안하는데 누구야 이제 잘가라, 거기 가서 잘해라, 이렇게 염원해주시는 게 생생히 느껴졌어요.
    절에서 만난 그 개는 제가 불문에 끝까지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보통 절을 지키는 개는 그 절의 수호신이라고 많이들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나가라고 한 거구요

  • 6. 1.235님 종교 없어도 돼요
    '18.3.21 3:10 AM (121.167.xxx.243) - 삭제된댓글

    종교 없어도 충분히 기도할 수 있어요.
    님에게 가장 따뜻했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기도하면 돼요.
    어린 시절 보살펴 분 조부모님이나 부모님...
    세상에는 힘든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 주는 크고 선한 영이 있어요. 님이 기도하며 떠올리는 존재들이
    님의 기도를 그 영에게 전달해서 님을 도와줄 거예요. 종교에 얽매이지 마세요.
    그건 차후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사람의 간절한 마음을 크고 선한 영이 다 알고 있다는 거예요.
    용기 잃지 마시고 한번 기도해 보세요.

  • 7. 1.225님 종교 없어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18.3.21 3:11 AM (121.167.xxx.243)

    종교 없어도 충분히 기도할 수 있어요.
    님에게 가장 따뜻했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기도하면 돼요.
    어린 시절 보살펴 분 조부모님이나 부모님...
    세상에는 힘든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 주는 크고 선한 영이 있어요. 님이 기도하며 떠올리는 존재들이
    님의 기도를 그 영에게 전달해서 님을 도와줄 거예요. 종교에 얽매이지 마세요.
    그건 차후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사람의 간절한 마음을 크고 선한 영이 다 알고 있다는 거예요.
    용기 잃지 마시고 한번 기도해 보세요.

  • 8.
    '18.3.21 3:17 AM (1.225.xxx.199)

    그런가요?
    기도....해볼게요.
    그렇게 기도 할 수 있다는 얘기 하너만으로도 가슴에 얹힌 묵직함이 조금 가벼워진 거 같아요.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 9. ..
    '18.3.21 3:54 AM (222.233.xxx.215)

    원글님 이야기 굉장히 흥미롭고 너무 재미있네요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10. 이런
    '18.3.21 4:12 AM (111.118.xxx.4)

    이런 글 너무 재미있어요

  • 11. 이해해요
    '18.3.21 5:06 AM (112.155.xxx.126)

    저는 모태 기독교였다가 천주교 불교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하느님, 부처님, 성모마리아님.. 모두 우주의 빛 같은 존재라 생각합니다.
    흔히 표현하는 말로 정상은 같되 가는 길이 다르다라는 의미와 비슷한 듯 해요.
    그리고 어릴적 친구중에 신기 비슷하게 예지몽을 꾸는 친구가 있고 현재까지도 친구입니다.

    철이 든 이후 천주교식으로 100일 묵주기도를 하면 그대로 이루어졌고
    불교식으로 108배를 하면 또 이루어 지는 것을 보며
    제 자신이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현실적으로 바로 보이기도 하지만
    친구의 꿈을 통해 구체적인 답이 오곤 했어요.

    멀리 살기 때문에 5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친구인데
    저에게 힘든 일이나 큰 일이 생기면 전화가 옵니다.
    실제의 한 예로.. 너의 죽은 이모라는 분이 오셔서 너에게 고맙다고 전해 달라 하더라.
    그리고 결혼해서 살 집 구해 놨으니 잘 살라고 하고 가셨어..
    ..
    그 당시 나이가 30중반이였는데...
    처녀때 돌아가신 이모가 항상 마음에 걸려 불교식으로 108배를 드리며 극락왕생하라고 백중기간 동안 거의 100일은 기도한거 같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전화를 받은 그 다음달에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남편과 혼인신고하고
    일전한푼 없던 둘이 어찌 대출을 받고 그렇게 구하기 힘들다는 전세를 구해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원글님 말씀대로 저는 하나님 부처님 따지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와는 다르다 생각합니다.
    진리의 근원이 무엇이며 간절히 기도하면 닿는다고 생각합니다.
    악함을 위해 기도하지 말며 내가 잘 되기 위해 남을 해하는 불순한 의도여서도 안됩니다.
    기도의 대상이 교회, 사찰, 목사님, 신부님, 스님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마음속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는다는 일념으로 기도하시면 그 느낌을 알게 되실꺼에요.

  • 12. 재미
    '18.3.21 5:09 AM (72.139.xxx.235)

    소설읽는 느낌이에요. 절에 있던 개가 참 신기하네요.

  • 13. ..
    '18.3.21 6:10 AM (211.204.xxx.10)

    기도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14. 기도
    '18.3.21 6:53 AM (211.227.xxx.87)

    기도.
    이야기 나눠주셔 감사합니다

  • 15. 어쩐지
    '18.3.21 7:24 AM (211.41.xxx.16)

    불교는 불당이 아니라 법당이리고 하거든요ㅎ

  • 16. M.m
    '18.3.21 7:29 AM (49.196.xxx.122)

    저도 예지몽이 잘 맞는 편이라 반가워요!

    저는 학생때 성당다니다가 외국나오면서 불교로 돌아선 경우에요

  • 17. 불당 법당 이야기
    '18.3.21 7:46 AM (124.5.xxx.71)

    부처님이 계신 곳 불당, 부처님의 말씀을 나누는 곳이 법당
    작은 절엔 불당과 법당이 합쳐진 곳도 있다고 나오네요.
    http://blog.naver.com/eoklsh/62655261

  • 18.
    '18.3.21 9:03 AM (103.252.xxx.169)

    기도. 감사합니다

  • 19. ...
    '18.3.21 9:35 AM (124.50.xxx.185)

    예지몽과 종교.

  • 20. 저위에
    '18.3.22 9:57 PM (211.41.xxx.16)

    불교에석 불당이란 말을 쓰지않아요
    불자된지 17년됐어도
    단한번도 들어본적없거든요
    링크해준 곳 글은
    불자가 아니라 인문학?한옥 관련 글이네요

  • 21. 원글인데요
    '18.3.23 5:01 AM (121.167.xxx.243)

    윗분 불당이란 말 잘 씁니다. 뭔가 오해하고 계시는듯
    설법 안하고 부처님만 모신 곳을 불당이라고 합니다.
    숱한 문학작품, 인문서, 심지어 불교용어사전에도 있구요.
    실제로 스님들 보살님들도 불당이란 말 직접 쓰는데 왜 그러세요.
    님이야말로 절에 한번도 안가보신 분같아요.

  • 22.
    '18.3.24 10:05 AM (211.41.xxx.16)

    불자된지 15년째고
    저 조계종 포교사예요ㅎㅎㅎ

  • 23.
    '18.3.24 10:06 AM (211.41.xxx.16)

    제말은요
    막상 불교계에선 저 표현을 안쓰는데
    다른 분야에서 쓰는거 같다는거죠ㅎ

  • 24. 그 말 좀 쓰면 어디 큰일 나나요
    '18.3.25 3:42 AM (121.167.xxx.243)

    님 15년 되셨어요? 저 천주교로 회심하기 전에 30년간 불자였어요.
    제가 아는 스님들 불자님들도 잘 쓰는 말이에요.
    님이 아시는 게 다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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