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마하고 가죽점퍼로 잔뜩 멋을 낸 채 김포공항에 나타난 유시민.
일동, '호오~ 삼십대 같다'는 둥, '진짜 가죽이냐'는 둥 놀려먹으나 홀로 해맑게 컨디션 최고!
공항에서 검색으로 게스트하우스로 숙소를 정한 후 장도 보고 직접 음식도 만드는 여행하기로 일동 결정.
(유시민 주민등록증 사진이 공개되는 순간 심쿵! 보다 젊은 시절의 그 형형한 눈빛, 딱 내 스타일~
황교익 사진이 공개되자 유희열이 그간 양악수술하셨냐고 놀려먹음.ㅋㅋ)
# 유시민, 유희열이 장을 봐서 모인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저녁.
주방에서 어른 상체만한 크기의 방어 회뜨기와 흑돼지 수육 삶기와 방어머리탕 만들기에 들어간 유시민.
능숙한 솜씨를 자랑함.
#유쉐프 집도 하에 마련된 식탁에서 방어회를 찹찹 맛있게 먹으며
유희열/ 유 작가님 요리 좀 해보신 거에요?
유시민/ 이건 요리라고 할 수 없고 그냥 수렵인의 흔적이지.
낚시가 취미로 하는 수렵인데, 집을 며칠 비우고 사냥을 나왔으면 응당 그 결과물을 가지고 가서 식구를 먹여야하잖음.
대접하려면 칼질을 해야 하고 그렇게 바다에 다녀오면 식구들을 배불리 먹이곤 했음.
(황교익의 팩폭/ 바다낚시라고 콕 찝은 게 나랑 민물낚시를 몇번 갔는데 다 꽝이었거등~ ㅋ)
황교익/ 유 작가와의 낚시에서 내가 배운 건 몸이 유연해야 한다는 것. 정말 그렇더라고~
장동선/ 그건 인간이 자기 행동을 의식하는 순간 몸이 생각의 속도를 못따라가서 경직되기 때문임.
뇌엔 의식적인 메카니즘과 무의식적인 메카니즘이 있는데,
오랜 숙련을 거쳐 무의식적으로 할 때 김연아의 점프처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것임.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하는 맹인의 블라인드 테스트 영상을 보여줌,)
유시민/ 만약 박쥐가 지능이 높아서 인간을 포획했다 치면~
인간의 6배 이상 청력이 뛰어난 박쥐 입장에선 인간의 귀가 거의 멀어 있는 상태로 보일거거든.
근데 인간이 파리를 잡으면 신기한 거라~ 귀도 먼 존재가 어떻게 파리를 잡지?
박쥐는 음파를 사용해 귀로 보는 생명체이고. 본다는 것도 인간 입장의 관념일 뿐임.
인간은 오감에 의존해 살아가는 존재라 우리의 감각만 믿는 것임.
# 돌문화 박물관에 다녀온 유현준이 모아이 moai의 비밀과 돌하루방의 공통점에 대해 얘기함.
섬에서, 돌로 만든, 인간의 형상이라는 것.
(모아이 석상: 남태평양의 고립된 이스터 섬에서 발견된 사람 얼굴 모양의 거대한 석상.)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게 현대문명의 미래를 예측하는 바로미터임.
현무암의 구멍이 다듬기가 편해서 나무를 베어다 다듬는 것보다 경제적이었던 것임.
# 제주목 관아(서울로 말하면 남대문)에 다녀온 유시민의 얘기.
유시민/ 제주도에는 역사가 없는 줄 아는데, 어느 순간 신혼여행지의 메카로 부상되었기 때문임.
그전까진 온천지역으로 가다가 비행기를 타본다는 설레임에 업혀 제주도가 인기 지역이 되었거든,
나도 여기로 신혼여행올 때 벵기를 첨 타봤음. ㅋㅋ
고려시대 때부터 중앙지역으로 편입되었고 이동성이 부족할 시절엔 독립적 지역이었음.
국가의 허락없인 제주도민이 밖으로 못나갔음. 그만큼 변방의 억압의 대상이었음.
워낙 통제가 심해서 뭍으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지자 조선중기에 출국금지령을 내림. (김상헌의 '남사록' 기록)
여성은 육지인과 혼인도 못하게 했음. 중국 명, 청의 권력으로부터 가장 먼 고장이었기 때문임.
유배, 소외, 차단, 억압, 고립의 지역이었음.
바뀐 건 일제강점기 때부터였음. 해양세력이 대륙세력에 맞서며 바뀌었음.
아무튼 현재는 일본,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다시 제주도에 기회가 온 상태임.
# 거상 김만덕의 업적을 전하며
유시민/ 대기근 시절, 국가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을 때 객주를 열어 육지와 무역을 한 여성.
12살에 부모 여의고 기녀로 등록되었으나, 성인이된 후 행정소송을 걸어 기적에서 빠져나온 후 장사치가 됨.
제주 대기근 때 수많은 이의 생명을 구함.
그 공로를 물어 왕을 알현하는 게 소원이래서 천민 주제에 정조를 알현함. 소원하던 금강산 구경도 했음.
결혼을 안 한 분이라 양자를 들였는데, 돌아가실 때 아들에겐 약간의 상속만 하고 많은 재산을 다 사회에 환원했음.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CEO이자 기부천사임.
하여 추사 김정희가 그의 증손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음. '은광연세 (은혜의 빛이 세상에 넘치다)'
# 돌연 회만 먹은 걸 상기시킨 후 시민이 조리한 하루세끼가 펼쳐짐.
이때 제주살이 중인 루시드폴이 등장함.
유희열/ 사실 알쓸신잡이 기획될 때 이공계 패널로 이공계 잡학박사인 루시드폴을 섭외했었음.(일동/ 오오~)
아무튼 폴이 제주 4.3 사건을 노래로 만든 '사월의 춤'이란 곡이 있음.
유시민/ 1948 4월, 제주도 내 남로당 조직에서 시작된 사건으로 토벌대와 미군에 의해 민간인 만오천 명이 학살되었음.
제주 인구의 십분지 일이 사망했음.
이런 것임. 한마을에서 우리 할아버지를 누가 죽였는지 다 알아~ 외지인이 와서 죽인것과 달라서 도저히 화해가 안 됨.
이건 논리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임. 하여 나온 결론은 '누가 죽였는지 따지지 말고 모든 희생자들을 애도하자'였음.
# 컴퓨터 박물관에 다녀온 장동선의 얘기 중, 유희열이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가 초기화 리셋 버튼을 누르며 종료했다고 고백하자
장동선/ 근데 우리 삶에는 리셋버튼이 없음. 여러 선택이 가능할 때 인생이 행복한 건데,
게임중독자들은 현실에서 선택의 경우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음.
유시민/ 게임중독이란 건 어떤 것의 원인이 아니고, 이미 그가 처해 있는 인생의 상황이 결과로 나오는 것임.
# 미로랜드에 다녀온 얘기 중
유현준/ 창문이 없고 벽만 있는 공간이라 내부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공간임.
극장과 도박장이 이와 비슷하게 현대판 미로 공간임. 그런 공간의 설계 공간은 심리학자들과 짜고 있음.
유시민/ 난 길치라 미로랜드에서 입구를 못찾음.
유현준/ 선생님이 텍스트형 인간이라 그래요~ 저는 진즉 알아보겠던데요~
유시민/ 까르르~ (그의 검정색 터틀넥이 이번 편 멋짐 뿜뿜에서 열일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