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연이 무엇이고 결혼의 맹세는 무얼까요?

그냥.. 조회수 : 1,638
작성일 : 2011-09-18 18:08:21

제목이 좀 신파스럽나..

문득 오랫만에 옛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예전에 알던 부부가 생각이 나서요.

참.. 3류 드라마 같은 일이 제 주변에서 벌어진 적이 있어요.

(주변에 이런 신파류 드라마 일은 종종 벌어지는데, 왜 난 늘 주인공 친구인지;;;)

 

보면, 결혼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들던 아는 언니 커플.

동갑내기 형부와 20대 중후반에 결혼해서 예쁘게 잘 살았어요.

어린 마음에 저게 결혼이구나.. 싶어서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길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언니였고, 그래서 결혼 후에도 형부랑도 가깝게 잘 지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3년만에 두 사람은 이혼했네요.

언니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리고 그 다른 사람이 하필, 제 친구놈.

원치 않게, 세 사람을 모두 다 아는 사람이 달랑 서 넛뿐인 상황이라

이혼의 모든 과정을 가까이에서 소상히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정말 눈꼽만큼의 의도도 없이, 두 사람이 저 때문에 만나게 되었었기에.

 

사실을 알고, 언니의 이혼까지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형부와 언니는 아무 문제도 없는 사이였고, -이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리고,  언니는 이혼전까지 남들이 흔히 상상하는 간통.. 그런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다른 사람 향해서 뛴다고.. 지나가는 일일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언니가 이혼을 요구했고, 형부는 절대로 반대했고.

그 사이 친구녀석도 지방으로 몇 개월을 떠돌아 다니면서 반 그지 생활을하고..

두 사람 마지막 헤어지던 날 밤이 아직도 너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무슨 영화마냥, 나 좀 버려달라던 사람.. 차라리 같이 죽자던 사람..

결국 응급실에서 나오고서 법원으로 향했던 사람들..

 

그 뒤에 언니는 친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가끔 바람결처럼 소식을 듣습니다.

그땐 형부를 배신한 언니가 너무 밉고 용서가 안된다고 그대로 연을 끊었는데,

사실은 내 환상을 깨버린게 싫었던 거겠죠.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친구라고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은데, 그림처럼 잘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냥, 복잡하게 만난 인연이었을 뿐이니 이제 맘 열고

언니 좀 다시 만나보라고, 언니가 보고싶어한다고 그러는데, 왜 그런지 아직 그게 안되네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라 보고싶기도 한데,

아마 언니와 형부의 헤어짐에 나비효과처럼 원인을 제공한 것 같은

왠지 모를 죄의식이 생긴 것도 같구요.

 

형부는 그 뒤로 아직도 혼자이고,

몇 개월 전 우연스럽게 소식이 닿아 문자를 몇 통 주고 받을 때, 왜 아직 혼자냐 물었더니

이제 사람도, 사랑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 말을 하네요.

원망스러웠는데, 이제 그런 것도 없다고.. 그냥, 아마 자기가 전생에 엄청나게

상처주고 버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두 사람을 보면 그냥.. 사람 살면서 인연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IP : 210.222.xxx.23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18 7:14 PM (210.205.xxx.25)

    남녀사이는 둘밖에 모른다.가 정답일지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57 "시아버지와 불륜 아니냐" 며느리 폭행 60대 실형 8 땡그링 2011/09/30 5,659
17956 집에서 애들 신발주머니 어디다 두나요? 12 아이디어 2011/09/30 2,333
17955 아싸 울 언니 시집가요 23 잘가라언냐 2011/09/30 5,717
17954 중1체험학습신청 몇일까지 되나요 3 여행가고파 2011/09/30 1,502
17953 밥에 목숨거는 가족인데 아침 굶겨보냈어요...ㅡ.ㅡ;;; 21 ,,, 2011/09/30 3,669
17952 건고추3kg-12만원이면 적당한가요? 6 삐아프 2011/09/30 1,963
17951 스마트폰 데이터 정액제 쓰시는 분? 와이파이 말예요.. 3 ㅇㅇ 2011/09/30 1,815
17950 부산에 아줌씨 댓명이 놀만한곳 추천바래요..간절히 바랍니다. 6 콧구멍 바람.. 2011/09/30 1,990
17949 설문조사 답례품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요? 9 답례품 2011/09/30 1,948
17948 이번달 세금내는거 있나요? 9 보나마나 2011/09/30 1,939
17947 음식할때 냄새나죠? 63 ... 2011/09/30 9,196
17946 "靑, 안나서면 최고실세-공무원 차례로 공개하겠다" 5 참맛 2011/09/30 1,728
17945 가정의 통장관리 누가 하시나요? 8 .. 2011/09/30 2,471
17944 세상에, 아이 이나는 모양이.. 3 잠못잤소 2011/09/30 2,200
17943 남편이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으로 이직을 고려중입니다. 어떤 점.. 1 좋을까요? 2011/09/30 1,651
17942 맞선 본 남자가... 6 비장 2011/09/30 5,325
17941 아침에 나를 기분좋게 웃게 한 댓글 한편 -- 현미밥먹기 10 제니아 2011/09/30 3,173
17940 1인용 요이불세트 구매 어디서 하세요? 4 나리 2011/09/30 4,320
17939 9월 3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1/09/30 1,333
17938 이상한 여론조사 14 뭐야이거 2011/09/30 2,040
17937 남편이 목이고 제가 수인데요. 8 사주에서 2011/09/30 3,324
17936 오늘 나의 뇌를 강타한 주옥같은 댓글 9 ... 2011/09/30 3,541
17935 스테로이드성 점안액에 대해서 1 2011/09/30 5,352
17934 저녁 6~8 시 강남에서 노원/ 강북구 많이 막히나요 2 평일 2011/09/30 1,355
17933 한심한 얘기 잠깐 할께요!! 34 333 2011/09/30 15,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