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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가서 가스대 / 수저통 다 닦고 왔어요..

엄마도 늙네.. 조회수 : 3,187
작성일 : 2011-09-14 11:43:09

전 40대 초반 이에요..  어쩌다 보니 이혼 해서 혼자 살고 있고요...

그래서 명절에 갈 시댁은 없고 친정가서 일 도와 드리는게 다죠..

 

70 넘으신 친정 엄마, 몇 년 전부터 몸 힘들다고 손 많이 가는 전은 다 사서 차례/제사 지내요..

그래서 뭐 별로 할 일은 없어요..

그냥 나물 볶고 잡채 만드는 거 거들고..

명절 전날 저녁먹고 전 집에 와서 자고.

명절날 아침 일찍 일어나 차례지내고 설겆이 하고 정리 하는거 도와드리고 오는 정도죠..

그나마 같은 서울이니까 귀경이니 뭐니 그런 스트레스도 없는..

어찌보면 참 편한 명절을 보내고 있죠...

 

이번에도 가서 일하다 보니까.. 여기 저기 때 낀게 눈에 띄 더라구요..

수저통 밑이 까뭇까뭇.. 가스렌지도 때가 눌어서 끈적끈적..

가스렌지 옆에 커다란 통을 두고 거기 뒤집개며 그런거 놓으시는데..

원래 색깔이 뭐였는지 구분이 안갈 정도...

접시는 앞면만 닦으시는지 뒷면은 죄다 지저분...

쟁반도 너무 지저분해서 누가 보면 창피할 정도...

 

엄마가 이제 눈도 침침해지셔서 인가.. 물 먹으라고 컵 주시는데..

컵이 시커먼거에요.. 왜 프라스틱 받침대에 물때 잔뜩인데 거기에 둔 컵이어서 컵도 지저분..

정말 토할뻔 했는데.. 그래도 어떡해요.. 알았다고 하고 조용히 일어나서 버리고 씻어 놓았죠..

 

에효..  마침 홈쇼핑에서 아스토** 사 둔거 가져갔었길래..

맘 먹고 닦기 시작했어요..

거의 1시간을 낑낑대며 소다에 식초에 아스토** 다 섞어서 닦았는데..

뭐 그래도 아주 깨끗해지진 않았어요..

 

마음같아서는 수저도 좀 삶고 그렇고 싶었는데..

저도 힘들더라구요.. 다리도 // 팔도...

 

엄마가 무안하셨는지..옆에서 계속

 "내가 팔이 아파서..." "닦으려고 했는데..."

저야 딸이니까..

아냐.. 내가 젊은 내가 할께.. 나도 내 살림은 이렇게 못해...

가끔 오는건데 내가 해드리고 갈께요..

좀 더럽다고 안 죽으니까.. 식중독 걸려 죽는 거 아니니까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구 말해드렸어요...

 

저도 예전에 결혼해서 살때..

시어머니  별로 깨끗한 분 아니셨었어요.. 장사하시던 분이어서 대충~~

그때 막 흉보고.. 더럽다고 뒷담화 하고 그랬는데..

 

엄마 늙는거 보고.. 마음이 아팠어서..

가끔은 가서 부엌 청소 해드려야 겠다 맘 먹고 왔네요...

 

여기 분들.. 시댁 더럽다고 .. 흉보시는데.

맞아.. 맞아.. 그렇고 맞장구 치다가..

엄마 생각 나서 글 올려 봅니다..

 

그 분들도 모르시진 않을거에요.. 하지만 힘드시니까.. 그냥 모른척 하실뿐... 

(엄마도 볼때마다 너무 속상하셨었대요..  

팔 아파서 식용유며 간장이며 다 작은 사이즈로 사세요.. 무거운거 못드시거든요)

 

IP : 160.83.xxx.3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1.9.14 11:48 AM (211.57.xxx.106)

    친정가서 목욕탕 청소하고 선풍기 두대 닦았어요.
    나이가 드시면 귀찮으신가봐요.
    저도 그나이되면 그럴것 같아 걱정이랍니다.
    그래도 딸이 좋네요.
    흉 안보고 도와주니 말이죠. ㅎㅎ

  • 2. 봉지커피
    '11.9.14 11:48 AM (121.156.xxx.253)

    잘 하셨어요. 그래서 역시 엄마에겐 딸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 3. 잘하셨어요
    '11.9.14 11:49 AM (113.199.xxx.240) - 삭제된댓글

    내집 먼지는 잘 안보이고 남의집 먼지는 잘 보인대요^^
    맘 먹은것 처럼 가끔 시간되면 가서 싹 치워드리세요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 4.
    '11.9.14 11:50 AM (59.20.xxx.184)

    시댁가면 항상 열심히 닦고 오는데,
    왜 친정만 가면 힘이 안나서 못하고 왔는지....반성중이예요.ㅜ.ㅜ

  • 5. ......
    '11.9.14 11:51 AM (59.13.xxx.211)

    맞습니다.누가 내집에 오면 그 사람은 또 더러운게 보일겁니다.
    남의 살림은 더 잘 보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누가 우리집 오는게 싫어요. 남의 집 가면 더러운 곳만
    왜 이리 잘보일까요^^;;

  • 6. ...
    '11.9.14 11:55 AM (114.205.xxx.62)

    좋은 딸이세요..부모님 연로해지시는거 보니 마음이 안좋네요......

  • 7. 진짜
    '11.9.14 12:13 PM (115.136.xxx.27)

    남의 집 살림 드러운건 금방 보이더라구요. 저도 뭐 그닥 깨끗하지도 않음서요..
    친구네 집에 갔더니.. 후드에 먼지가 어찌나 많이 끼었는지.. 정말 나풀거릴 정도..

    그거 보고 얼른 우리집 후드 닦았어요..
    우리집도 뭐 드럽더만요 ㅎㅎ

    아 정말 신경쓸 곳이 너무너무 많아요.

  • 8. 나모
    '11.9.14 12:16 PM (121.136.xxx.8)

    시댁도 그렇고 친정도 그렇고 지저분한게
    올해따라 유난히 눈에 띄더라구요.
    에고 두분다 인제 나이가 드셨구나, 모든 게 귀찮으시구나,
    눈도 침침해서 안보이는시구나..
    여러가지로 마음이 착잡했어요.

    두집다 눈에 띄는대로 닦고 왔더니
    어깨가 아파죽겠어요.
    그래도 반짝반짝하는 친정 싱크대 손잡이 생각하면
    마음이 좋아요.
    나사 풀어서 소다 묻혀서 기름때를 벗겼더니
    은색이 나오네요. 저는 그게 금색 손잡이였는줄 알았는데 은색이더군요. ^^

  • 9. 원글
    '11.9.14 2:03 PM (160.83.xxx.34)

    아.. 다들 비슷하시군요...

    위의 나모님.. 대단하세요.. 싱크대 손잡이 까지...ㅠㅠ

    친정집 싱크대 상판이 하얀색인데... 그게 지금 회색으로 바뀌었어요...
    소다로 닦아야 하는데.. 맘 뿐이고...

    엄마가 미안해 하시니까.. 제 맘껏 못하고 왔네요...

    내 싱크대도 더러우면서.. 왜 엄마껀 그렇게 눈에 튀는 건지..
    주말에 계획 잡았습니다..
    꼭!!! 싱크대 닦으려구...

  • 10. ..
    '11.9.15 4:54 AM (189.79.xxx.129)

    저도 별로 깨끗한편 아닌데...울 엄니 너무 지저분하셔요...아마 잘 안보이시는것도 있겠지만..
    원래 살림 못하심..
    그냥 이해하자 하고 하는편인데..
    가끔 남편이 숟가락 미끌거려 막 이럴땐 좀 욱하지요...
    그래서 그냥 내가 더 열심히 닦아요...
    노인네 나두 귀찮은 살림 얼마나 귀찮겠나 싶어서..
    그럼 그냥 계시면 되는데 미안하신지 따라다니시면서...이게 하루에 몇번씩 닦아도 금새 지저분해지더라..
    그러시고...괜찮다고 계속 그냥 앉아 계시라고 해도...왜 그렇게 옆에 붙어서 계시는지...
    안스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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