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한국사회의 성역과 면죄부

티아라 조회수 : 2,525
작성일 : 2011-09-08 13:23:14
1979년 4월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반포동의 한 기업체 사장 집에 4인조 강도가 침입했다. 이들은 경비원을 칼로 찌르고 비서를 묶은 뒤 집안을 뒤졌다. 하지만 칼에 찔린 경비원이 집 밖으로 나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달아나다가, 그중 1명이 비명을 듣고 달려나온 주민들에게 붙잡혔다. 이들 일당은 5개월 전에도 서울 휘경동 기업체 사장 집에 선거운동원을 가장하고 침입해 가족을 칼로 위협하고 금반지 등 금품을 털었다.

이 삼류 강도질이 민주화운동으로 둔갑한 것은 27년 후인 2006년이었다. 정부 조직인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가 이런 행위를 "유신체제에 항거하기 위한 민주화운동의 일환"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보통 강도였다면 영원히 남을 전과(前科)가 훈장으로 변한 것은, 이들이 혁명을 강령으로 내걸었던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달아나다가 붙잡힌 강도 이모씨는 훗날 장관 물망에까지 올랐고, 일찍 숨을 거둔 강도 김모씨는 '전사(戰士) 시인'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리며 지금도 일부의 존경을 받고 있다.

사실 강도질은 아무것도 아니다. 1989년 5월 1일 학내 문제로 시작한 농성장에서 화염병을 집어던지다가 경찰관 7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부산 동의대 사건 관련자의 행위도 민주화운동 과정이라고 인정받았다. 2002년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는 "살인에 고의가 없었고 통상의 시위방식에 따라 화염병을 사용한 것이 인정되므로 민주화운동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아리송한 논리로 방화치사상 범죄인들을 민주화운동 기여자로 만들었다.

'민주화'란 이름의 면죄부는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 결정 이전부터 좌파 스스로가 발급하던 특권적인 전유물이었다. 일반인을 경찰 프락치로 몰아서 10일 동안 감금 폭행한 1984년 서울대 폭행사건은 연루자들의 집요한 주장으로 당국의 조작수사 논란만 부각됐다. 몽둥이 고문, 주전자 물고문같이 수사당국이 밝힌 운동권의 폭력행위는 역사 속에 묻혔다. 당시 고문당한 사람들은 프락치로 몰린 멍에를 안고 낮은 곳에서 살고 있지만, 사건에 연루된 유모씨는 장관, 윤모씨는 국회의원, 이모씨는 변호사 등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이런 경우도 있다. 1984년 서울 강변도로에서 횡단하던 일곱 살 어린이가 자동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입만 열면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치던 유명 성직자였다.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사회면 1단 기사로 취급하거나 아예 다루지 않았다. 경찰도 이 성직자를 불구속 입건하는 데 그쳤다. 도로로 뛰어든 어린이를 피하지 못해 일어난 단순사고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효순·미선양 사망사고 당시, 이 성직자가 만든 사제단은 미군이 일부러 일으킨 사고가 아님에도 "살인 미군의 회개를 촉구한다"며 단식기도회를 열었다. 일곱 살 어린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고를 두고 누군가 "살인 성직자" 운운했다면, 그 가혹함을 그는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좌파의 세상에는 참 편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람은 냉정하게 단죄하지만 자신은 강도질, 치사상(致死傷), 물고문까지 너그럽게 면죄하는 세탁 시스템을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 이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까지 싸고도는 요즘 행동을 보면 조만간 그들의 면죄부 목록에 뇌물까지 추가할 모양이다. 세 치 혀로 세상을 홀리는 그들의 재주가 신기하기도 하고, 때론 부럽기도 하다.
IP : 211.196.xxx.18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10700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가보고 생을 마감하는 인구는 최소 70.. Ai 10:03:24 1
    1810699 82 노인정 2 09:59:55 93
    1810698 전자 계약서로 계약하면 전입 신고가 자동으로 될까요? 계약서 09:59:01 38
    1810697 상향혼 말이 나와서 나름 09:58:13 109
    1810696 조국 눈에 멍 누구한테 맞은 거 같아요 3 09:57:15 340
    1810695 반찬가게 1 반찬가게 09:56:51 118
    1810694 주변 경제력 좋은 친구들 글 읽고 많이 웃기고 어이가 없어서요... 2 지나다 09:56:29 223
    1810693 요즘 인스턴트커피 넘 잘 나오네요 ㄱㄱ 09:55:54 139
    1810692 노정연- 곽상언 부부가 김용남 캠프를 찾은 이유 끄덕끄덕 09:54:26 157
    1810691 주말에 뭐 해드셔요 3 ... 09:51:15 144
    1810690 마늘쫑피클 만드신 분들~ 일주일 지나면 아린맛도 완화되나요??.. 2 ... 09:49:53 135
    1810689 어제 영화 ‘마이클‘ IMAX로 보고 왔어요~ 3 여름이네 09:49:26 214
    1810688 하이닉스 삼전 엔비디아 장기 보유자분들 계세요? 6 ㅁㅁ 09:36:30 799
    1810687 남편과 한달째 안마주치고 사는게 되네요 18 .. 09:34:44 1,138
    1810686 부동산 중개료 6 궁금 09:34:31 237
    1810685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딱히 할일이 없네요. 1 ㅓㅓ 09:34:20 157
    1810684 영화 마이클 초등6학년이랑 봐도 될까요? 1 ... 09:31:41 101
    1810683 블룸버그 사과 거부했네요 13 ... 09:28:59 982
    1810682 급질 에어컨 실외기 방창문 위에 설치 불법아닌가요? 1 궁금이 09:25:38 192
    1810681 "삼성, 호황기 파격보상 원하면 불황기 저임금·해고 수.. 5 .. 09:24:12 938
    1810680 요즘도 반찬 통째로 내놓고 먹는집 14 .... 09:22:02 1,284
    1810679 백화점 명품숍에서 상품권 구매 어떻게 해요? 3 .... 09:21:03 137
    1810678 아버지가 병원에서 힘들어 하시는데 요양병원으로 옮기는게 나을까요.. 6 .... 09:20:13 468
    1810677 다이소 귀마개 추천좀 부탁드려요 3 차단 09:20:10 96
    1810676 이래 사나 저래 사나 비싼 계란 1 우리나라좋은.. 09:15:15 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