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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너무 서툰 초1 외동아이 조바심 내지 않고 훈육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조바심 조회수 : 2,364
작성일 : 2017-07-05 21:34:19
제목 그대로예요. 

초1 외동 여자 아이를 제가 똥손으로 키운 것 같아요. 젓가락질은 물론 아직 숟가락으로 밥도 혼자 잘 못 떠먹어요.
수영도 2년이나 했는데, 아직 혼자서 수영복도 잘 못 입어요. 물기나 땀이 묻어 뻑뻑해서 잘 안 올라가면 반쯤 접힌 채로 그냥 다니네요. 옷도 죄다 거꾸로 입고, 샤워기 물 온도도 못 맞춰서 샤워장에 엄마가 따라 들어가는 아이는 우리 딸 밖에 없어요.
먹으면 흘리고, 들고 있던 거 잘 떨어트리고, 물건도 잘 잊어버리고, 잘 넘어지고 부딪혀요. 또래 여자 아이들 보면 엄청 야물고 자기 할일 잘 하던데,덩치는 또래 애들보다 크면서, 매사 이렇게 서툰 아이 보고 있자니 인내심이 떨어지고, 조바심이 납니다. 

그렇다고 엄마 껌딱지도 아니예요. 예민한데다가 자존심과 고집이 쎄서, 못한다는 지적 받는 걸 엄청 싫어해요. 수영강습 끝나고 팔을 좀 더 뻗어야겠더라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입이 댓발 나와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혹시 숙제라도 잊어버리고 못해가면 엄마 탓이든, 친구 탓이든 누군가를 탓하는 편이구요. 다른 집 딸들은 학교 다녀와서 재잘재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도 잘 한다고 하던데, 우리 딸은 혹시 엄마한테 지적이라도 당할까봐 묻기 전에는 입을 닫아버리네요. 

물론 남편은 제가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출근을 하는 직업은 아니지만, 재택근무를 해야하는 관계로 항상 시간에 쫒겨왔어요. 아이를 기관에 보내고 돌아오기 전까지 일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탓에, 아이 혼자 스스로 하는 것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어요. 항상 밥도 먹여주고 옷도 갈아 입혀주고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독립적으로 자란데다가 손이 빠른 편이고, 실수가 없는 편이예요. 악기건 운동이건 공부건 다 알아서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엄마인 저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 반면, 육아의 헌신도가 전업맘들처럼 높지 않다는 거예요. 아이가 나랑은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고, 이제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려고 하는데, 아이의 야물지 못한 일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주 화를 내며 훈육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아이가 주눅이 들어 뭐든 엄마 앞에서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보여요.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고, 제가 아이를 망치고 있는 것 같아요. 

육아 선배님들 이미 아이에게 디맨딩한 엄마가 되어버린 제가 새길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IP : 115.21.xxx.13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신뢰
    '17.7.5 9:43 PM (112.161.xxx.129)

    아이가 어른같지 않은 건 당연하고요.
    지금 상황에서는 아이가 생각할 때
    엄마가 자신을 믿고 신뢰해 준다는
    느낌이 들기 전까진 어려울듯..

    믿쑵니다. 믿고요..
    믿어주세요~

    서툴러도 기다려주세요
    좀 빨리 한다고 행복해지나요?

  • 2. 저희집
    '17.7.5 9:44 PM (180.230.xxx.161)

    저희집 1학년 남아와 거의 비슷한데요ㅎㅎ
    저는 육아에 헌신적인 (님 표현대로라면), 오로지 육아에 올인하기 위해서 커리어를 버리고 전업하고 있는 엄마인데 저도 님이랑 성격이 비슷해요. 급하기도 하고 완벽주의 성향에 못하는거 못보고 해주기도 하고 크면서 내내 야무지다는 소리 듣고 살았어요. 우리같은 사람들이 (^^;) 말이쉽지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아이의 실수와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서툰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때 아이가 차차 발전해나가지 않을까요? 저는 젓가락은 포기해서 그냥 포크로 주고 학교에서는 굶지는 않고 오겠지 하고 요즘은 샤워 스스로 하라고 하고 마지막 헹굼만 확인해줘요. 점점 잘하더라구요ㅎㅎ 저도 제 욕심에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재촉했는데 점점 움츠러드는 모습이 보여서 정말 매번 반성중이에요. 성격의 다름도 분명히 있겠지만 우리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렇게 컸겠죠..인정하고 수긍하는것이 먼저인거 같아요. 저는 아들래미라 갈길이 더 먼 것 같네요 왠지ㅎㅎㅠㅠ

  • 3. 기다리세요
    '17.7.5 9:54 PM (221.148.xxx.8)

    훨씬 느리고 느린 남자아이 정말 힘들게 키웠는데 초6 되니 이제 사람 같아졌어요.
    이제 좀 듬직한 초등생 같네요

  • 4. ...
    '17.7.5 10:08 PM (39.115.xxx.198) - 삭제된댓글

    아이 상태는 나쁘지 않은것 같은데요.
    야물딱진 아이와 비교하면 한도끝도 없죠 뭐.
    저도 일하느라 제 아이들이 다 양가 조부모 손에 컸는데요.
    오히려 육아를 귀찮아했던 부모님 밑에 큰 아이가 앞가림잘해요.
    헌신적인? 육아를 해주신 부모님 밑에서 큰 아이는 아직도 자기손으로 밥먹는걸 어색해하네요.
    엄마가 일일이 챙겨주는것도 어찌보면 자기 편하려고 하는거거든요. 물건 놓고가면 뛰어가서 갖다줘야하고 스스로 떠먹으라 하면 어지러진거 청소하는것도 일이니 다 챙겨주고 떠먹여주는거죠.
    서툴러도 기다려주는게 좋은것 같아요. 일일이 챙겨주는거 한 3학년이면 끝날것 같죠... 보니까 자식이 50이 넘어도 변하질 않더라구요^^

  • 5. 윈디
    '17.7.5 10:09 PM (203.226.xxx.63)

    에이 그러지 마세요. 저도 맞벌이에 8살 외동딸 키우지만 오히려 비교할 형제가 없으니 뭘해도 귀여워요.
    수영장에서 샤워시키고 수영복 입혀주고 언제또 해보나 싶고 이걸 초1이 스스로 한다는건 대단한거에요. 남자애도 아니구요.
    다 사람됩니다...

  • 6. ..
    '17.7.5 10:15 PM (125.132.xxx.163)

    칭찬으로 키우세요.
    못하는건 모른척하고 잘한것만 칭찬하세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 7. 역시
    '17.7.5 10:44 PM (211.178.xxx.113)

    저 처음 글 써보는데 역시 82님들 이세요. 눈물 나게 위안 받고 다시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자식은 역시나 전생의 업으로 만난 인연인가봐요. 제가 달라져야 할텐데 잘 안되네요. 폭염 건강히 나시길.

  • 8. 샤이
    '17.7.5 11:09 PM (202.136.xxx.15)

    저는 다른 의견이에요. 중등 초등 엄마구요.학교에서 일했어요.

    아이가 독립적으로 설 수있도록 엄마가 훈련 시키시구요. 소근육 대근육이 발달이 더딘건지
    엄마가 안시켜서인지 살펴보시고 소근육이 더디면 따로 수업 들으세요.

  • 9. 샤이
    '17.7.5 11:10 PM (202.136.xxx.15)

    1학년이 밥 못 떠먹으면 고쳐야 해요.

  • 10. 무명
    '17.7.5 11:10 PM (175.117.xxx.15)

    연습시키세요.
    시간 촉박할때 닥쳐서 시키지 말고 집에서 (시간이나 마음의)여유가 있을때 일상을 여러번 연습시키세요.
    수영복도 두어개 준비해서 집에서 샤워할때도 혼자 입고 수영복있고 혼자 샤워도 하고 젖은거 벗었다가 다시 입었다가... 다그치지 말고 여러번 연습시키세요.
    밥먹는것도 흘리든 말든 혼자 먹게 연습시키세요. 여러 일상도 마찬가지... 잘 못하는걸 보기 괴로우면 대신 해주거나 잔소리하지 말고 그냥 딴거 하면서 의식적으로 안보려고 하시구요.
    못한다고 혼내거나 화를 내면 안되지만
    아주 기본적인 일상 생활이 혼자 안된다는건 사실 문제가 있어요. 그런 사실이 아이 자존감에도 영향을 미치구요

  • 11. comet
    '17.7.5 11:23 PM (211.178.xxx.113)

    뒤에 댓글 주신 분들 조언도 감사드려요. 소근육 발달 정도와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미리 여러번 연습 시키는 것도 꼭 해볼게요. 항상 시간이 촉박한 것도 결국 저의 문제 같기도 하고요.

  • 12. ,,
    '17.7.5 11:37 PM (70.187.xxx.7)

    천성이에요. 안 변해요. 그렇다는 걸 인정하고 느리게 발달하는 걸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요. 님과 자식은 천성이 달라요.

  • 13. 무명
    '17.7.5 11:59 PM (175.117.xxx.15)

    저같은 경우는 취학 준비로 7세 유치원 겨울방학때 200미리 우유 사서 혼자 우유곽 열기, 물통 메고 식판 들고 음식받아 움직이기, 입맛에 안맞을것을 대비해서 큰소리로 "조금만 주세요" 외치기 등등 정말 많이 연습시켰어요.
    1학년 아이들 공부 잘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일상을 능숙하게 할때 자신감도 생겨요.
    그리고 제 아이도 외동인데... 외동은 비교 대상이 모든것이 능숙한 어른이라 능숙하게 못하는 일은 아예 처음부터 나는 못해~하면러 안하려고 하더라고요. 즉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안하고 말겠다가 아주 심해요.
    정말 연습 많이 시키세요. 칭찬도 많이 해주고요

  • 14.
    '17.7.6 12:02 AM (211.114.xxx.108)

    고학년되니 야물어지고 혼자서도 척척잘하네오ㅡ

  • 15. 에이 1학년이잖아요♡
    '17.7.6 6:44 AM (122.38.xxx.145)

    저랑 성향도 비슷하신듯하고 외동인것도 같네요
    첫아이에 외동이니 첫째이자 막내라
    시행착오도 많고 실수도 많고 조바심 초조함도 많은데
    아이의 기질탓도 있고 아직 어려서 그런듯해요

    제가 많이 다그치고 왜 야무지게 못하냐 혼도 많이냈는데
    후회막심입니다
    아직 넘 어리구요 비교는 독이더라구요

  • 16. ......
    '17.7.6 7:53 AM (223.104.xxx.57)

    저는 아이가 한살어려서 다른 훈육법은 잘 모르겠지만... 한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아이가 유치원에서 있었던일 거의 얘기하지 않았던 편이고 물어보면 기억안난다고 했었어요. 유아교육 전공했던 친구한테 상담해보니 제 일상을 먼저 말해주라고 하더군요.
    점심때 뭘 먹었는지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남편도 같이 동참하기 시작해서... 남편은 심지어 매일 없는 웃긴 얘기도 만들어내고... ㅋㅋㅋ 저도 말 많은 편은 아닌데 이런저런 일 먼저 얘기한후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점점 본인이 먼저 얘기하게 되더라구요. 요즘에는 요즘 회사 바쁘냐 ㅋㅋㅋ 말안듣는 누구 부하직원은 일 잘하냐 ㅋㅋㅋ 그런식으로 먼저 물어봅니당. 한번 시도해보세요. 도움 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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