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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 좀 들어주실래요?

취중진담 조회수 : 3,069
작성일 : 2017-05-11 02:17:04


좀 취했어요


좋은사람들과 기분좋게 마셨더니 천하의 마징간도 취하네요 ㅎㅎ




만난지 일년이 다 되어가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아이없이 이혼한 13년차 돌싱.


그사람은 이혼 5년차 두딸의 아빠에요


나이는 제가 네살 위구요

(믿거나말거나 외모로는 다들 제가 연하인지 안다는;;;)



모쏠인가 싶을 정도로 여잘 넘 모르고

좋게 말하면 참으로 순수한...요즘  보기 드물게 올곧고 착한 사람입니다

제발 밖에 나가서 호구 노릇만 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제 유일한 바람일 정도로요/




솔직하고 다정다감 다혈질인 저와는 달리


온유한 성품...조곤조곤 말하는 그의 모습에 반했네요




첫눈에 좋은사람이란 걸 알아봐서 제가 더 적극적으로 들이댔어요


만날수록 좋고...그사람의 결핍을 반드시 내가 채워줘야겠단 생각으로 가득했죠





모든것이 아이들 위주인 그는 나를 우선으로 둘 여유가 없었고


헤어질때 돌아서 가는 그의 뒷모습은 언제나 쓸쓸함으로 가득했지요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아파트단지에 살았지만


그는 늘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었구요





그가 전화를 해야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가 나오라고 해야만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요


(늘 두딸의 눈치를 보고 아이들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존중한다는 걸 압니다)





첨엔 내가 보낸 톡조차 확인하지 않는 그에게 많이 퍼붓기도 했어요


그는 늘 폰을 진동으로 해놓고 귀가후엔 특히나 잘 보지 않습니다

(이런 남자는 처음이었기에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었어요)




날 사랑한다는 그였지만 리액션이 전혀 없었기에 혼자 끙끙 앓기도 하고


눈물 흘린 날도 많았더랬네요




아이들에게 이혼으로 큰 상처를 줬다고 생각하는 그는


내가 그의 삶에 들어가는 걸 부담스러워합니다




아이들에게 두번 상처 줄 수 없다고 늘 얘기하곤 하죠

(사춘기와 초등 저학년의 딸이니 이해합니다)





그런 아빠기에 그는 스스로 행복을 누릴 수 없다고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가 어린딸들을 부등켜안고 울었을 수많은 밤을 알기에


그간의 아픔을...5년의 그늘을 이제 그만 벗어나길 바랍니다




전 그에게 늘 얘기합니다


난 앞으로 최소 25년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옆에 있을거라고.

(자긴 일찍 죽을거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기에

그런 그가  70살이 될때까진 버텨주겠노라 하는 소립니다)





소소한 삶의 즐거움조차 맘껏 누리지 못하는 그가 넘 안쓰럽고


그런 그에게


당신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그가 누리는 일상의 유일한 즐거움은 후배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 스크린골프를 치고


술한잔으로 마무리하는 시간들입니다




그럴때면 가끔 저를 부르기도 합니다


몇번 만났기에 익숙한 그들은 고맙게도 저를 무척 좋아해줍니다




오늘도 후배들이 제게 전화를 했고


뒷풀이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후배들 모두가 그를 인간적으로도 참으로 존중하고 좋아합니다




밖에선 자기들이 형님 챙기겠다고


안으로 형수님이 우리형님 잘 좀  부탁드린다고.



그러면서 그에겐...형수님 같은분 없다고


형님 만나주는 건 고마운 일이니 잘하시라


그렇게 당부하네요




선하고 착한

그와 내게 든든한 사람들



오늘 유난히


그에게...또 내게 힘이 되어주는 그들이 있어


진심 고맙고 뿌듯합니다





술이 약한 그 대신에 세잔 네잔 연거푸 흑장미 노릇을 했더니

기분좋게 알딸딸 하네요ㅎ




제가 사가지고 간 숙취해소음료로 마무리한 그들과


즐겁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귀가했습니다






지난 10년


내겐 위로와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82.





내가 뽑은 대통령의 오늘 하루 행보를 기쁜마음으로 지켜본 하루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


82에 꼭 한번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제 자신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그에게 꼭 힘이 되어주고 싶네요





그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걸 반드시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조금씩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더 굳건해지는 제 자신을 다독이려 이 글을 씁니다






취중이라 오타가 많아 수정하다보니 올리는데 오래 걸렸네요ㅋ







편한 밤 되세요.




























 








IP : 27.119.xxx.16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홍홍
    '17.5.11 3:31 AM (116.41.xxx.110)

    사랑은 아름다워라.측은지심이 애틋하게 다가 옵니다. 그 사랑 잘 가꾸어 가세요.두분 행복하시길 응원해 드립니다.

  • 2. 취중이라
    '17.5.11 3:48 AM (175.223.xxx.69)

    그런지 글에 잔뜩 멋을 부리시네요 민망함은 나의 몫인가

  • 3.
    '17.5.11 5:34 AM (93.82.xxx.18)

    이혼한거죠?
    남자 이상해요.

  • 4. ㅌㅌ
    '17.5.11 5:35 AM (42.82.xxx.76)

    나이도 많으신데 소녀같아요

  • 5. ,,
    '17.5.11 6:07 AM (1.238.xxx.165)

    최소 25년 사랑요? 사랑 웃기고 있네요. 이혼한 전 남편한테도 평생 사랑할 거라고 맹세했겠죠

  • 6. ㅇㅇ
    '17.5.11 6:13 AM (49.142.xxx.181)

    연애만 하세요. 사춘기 딸 초등 딸까지 있는 사람이 뭘 어떻게 하겠어요.
    그 애들 대학 들어갈때까지?는 연애만 하시는게 원글님에게 좋습니다.

  • 7. ㄴ 222222
    '17.5.11 6:27 AM (36.38.xxx.58)

    사연 만으로는 원글님이 좀 물러나 상황을 보시는 게 어때요?

    주저하는 상대남자분에게

    원글님이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하시는 건

    힘든 연애로 보입니다......ㅠ

  • 8. ,,,
    '17.5.11 7:15 AM (121.128.xxx.51)

    결혼은 아니고 연애 상대네요.

  • 9. ……
    '17.5.11 7:25 AM (125.177.xxx.113)

    헉....

    사랑고백은 그분께 직접하세요
    오글거리네요~~

  • 10. @@
    '17.5.11 7:29 AM (121.151.xxx.58)

    연애만 대충하세요..
    결혼은 아닙니다.
    지금 연애도 이리 힘든데 경혼하면 지옥문 열리겠어요..
    두딸??? 쉽지 않아요.

  • 11.
    '17.5.11 7:32 AM (1.241.xxx.222)

    취중일기는 아침에 찢게 됩니다‥‥

  • 12.
    '17.5.11 8:02 AM (211.179.xxx.68)

    당신은 3번이네요
    아이들이 1,2번 차지하고
    아쉬울때만 찾는 사람이네요
    뭐 할라고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되지도 않은 선심을 쓰려고 하는지
    당신이 젤 먼저 행복하세요
    3번이래도 행복하다면 그러시던가

  • 13. ...
    '17.5.11 8:25 AM (180.69.xxx.115)

    애엄마랑 연락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사춘기 여자애랑은 엮이면 안되요.

    이런 오글거리는글 때려치우고..애없는 사람 만나세요

  • 14.
    '17.5.11 8:45 AM (61.76.xxx.197)

    예전에 반대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은...
    사랑하신다면
    그의 아이들 ...그 분의 고통까지 껴안으세요.

    때때로 억울하고 불쑥 치미시죠?
    상대방은 안 원합니다.
    널 사랑해서 이렇게 힘들다고???
    어쩝니까? 20대가 아닌데
    혼자가 아닌데...
    조용히 아프지 않게 사랑하실 정도만 하시고..
    물론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죠.
    저는 저 사랑한다고
    지가 1순위가 아니라고 한번씩 괴로워 할때
    참 고맙고 좋은 그 사람이
    다 귀찮고 싫더라구요.
    님이 묵묵히 사랑하신다면
    1순위가 되는 날도 올겁니다.
    님에게 좀 더 집중하세요

  • 15. ㅗㅗ
    '17.5.11 8:49 AM (124.153.xxx.35)

    그남자..님과 만나고 있지만 님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건 아닌것같아요..
    외롭고 남들한테도...나 불쌍하게 보지마라..
    나옆에 여자있다" 라며 같이 부르기도하지만
    평소보면 님한테 반하지는 푹 빠진것은
    아닌거같네요..
    물론 인성이 좋아서 아이들이 1순위지만
    당연한거지만..
    그냥 연애 많이 해본 저로서 느낌이 와요..

  • 16.
    '17.5.11 8:54 AM (211.36.xxx.41) - 삭제된댓글

    그 남자의 여자가 되기는 쉽지가 않아요

  • 17. ㅇㅇ
    '17.5.11 9:09 AM (183.100.xxx.6)

    남자 하는 행태로 봐선 이혼한 것 같지도 않네요

  • 18. ..
    '17.5.11 9:11 AM (121.168.xxx.121)

    그렇게 좋은 남자가 왜 이혼을 했을까요?
    전부인이 못돼서라고 하겠죠..십중팔구..ㅋ

    어쨌든
    그 남자는 원글님을 놓치기 싫은 사람

    아이의 엄마로.
    자기의 아내로
    곁에 두고 싶어 잡고 싶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겉으론 아이를 위해서..
    원글님이 힘들까봐..

    하고 핑계를 되겠지만

    사람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죠

    원글님이 상대남자를 갈망하니
    그 남자를 위해서 뭐든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듯

    상대분도 원글님을 갈망하면
    아이와 원글님과 함꼐라면 어떻게든 같이 살고 싶다는
    액션을 취했을 거예요.

    하지만..현실은
    그 분은 원글님만큼 상대..즉 원글님을 갈망하지 않아요

    이 상태는 원글이님 나중에 그런 남자를 서운해하거나
    원망할 가능성이 크죠

    그리고 그 남자는 절절히 가지고 싶다 해서
    그 남자를 같은 상태로 만들면 뭐하나요?

    아이들은 그것도 두 명이나..
    그 아이들에게 원글님이 어떤 대상이 될지 생각해보세요.

  • 19. ...
    '17.5.11 9:24 AM (121.140.xxx.146) - 삭제된댓글

    남자의 후배들이 이런 여자 없으니 잘하라고 남자한테 말한다구요
    그남자들한테도 잘하지 않는게 보이는 거죠
    애둘띨린 남자가 애도 없는 여자가 저리 좋아해주면
    황송해야 하는데 그런게 없는게 보이는 거예요
    남자가 좋아하고 잘하면 그런 소리 안나와요

  • 20. 왜 이렇게
    '17.5.11 9:30 AM (211.109.xxx.75)

    댓글들이 험한지 모르겠어요.

    유부남도 아니고 이혼남이고,
    아빠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드문 일인데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면
    인품도 좋은 분 같은데요..

    근데요 원글님,
    남자분에 대해 연민이 과하시네요.
    불쌍하다, 불행할 것이다 라고 보시는 게 과하세요.

    그분은 그게 본인의 현재에서는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선택일 수 있어요.
    상황이 그리 흘러간 것을 부인할 수는 없잖아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남자분은 나름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노력 중이신거 같아요.

    원글님의 관점으로 남자분을 보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살짝 부담스럽습니다.

    존중해주세요, 상대의 삶을.

  • 21. 미네르바
    '17.5.11 9:58 AM (115.22.xxx.132)

    죄송하지만
    그 분에겐
    님은 1순위가 아니에요
    결혼해도 피눈물을 흘리실듯 하네요
    연애만 하세요.

  • 22. 안타깝게도
    '17.5.11 10:50 AM (219.248.xxx.150)

    원글님만 과잉감정 이시네요.
    날 힘들게 하는 사랑은 결국 끝이 안좋아요.
    좋은 인연일수록 내게 불안보다 안정을 주고 눈물흘리게 하지 않아요.

  • 23. 감사~
    '17.5.11 10:58 AM (27.119.xxx.16)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제 글이 오글거리긴 하네요^^;;;
    그래도 댓글 달아주신분들이 있으니 지우진 않을게요

    몇몇 분들의 정확한 통찰력에 놀라고
    진심어린 충고 감사합니다

    글에 없어서 오해하시는 분이 계신 듯한테
    저희는 결혼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때문이고요.
    제가 일순위가 아니란 것도 압니다
    그러나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전 좋네요

    당연히 모든일에서 우선순위로 아이들에게 밀리지만
    지금은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그래도 함께 있을땐 제게 집중해주고
    늘 고맙단 얘기도 자주 합니다

    댓글 중 제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말씀이 젤 와닿네요
    새겨듣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댓글 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 24.
    '17.5.11 11:13 AM (58.230.xxx.188) - 삭제된댓글

    원글님 혼자 짝사랑 중인 것 같아요.
    남자는 자기를 좋아해주니 원글님을 편하게 생각할 뿐‥
    이혼한 전처를 그리워하며 혹시나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일 수도 있구요.
    남자가 이기적이네요. 마음에도 없고 미래가 안보이는 사이라면 딱 잘라내야지 직장동료들과의 술자리에 왜 자꾸 불러내나요?
    혼자 애달픈 사랑은 그만 두세요.
    다른 좋은 사람 만나셨음 좋겠네요.

  • 25. 다시
    '17.5.11 2:23 PM (39.7.xxx.52)

    댓글 답니다.
    그런 남자여서..
    아이들이 1순위인 그런 좋은 사람이라서..
    더 사랑하는거 맞으시죠?
    제 예측이 맞다면 그분은
    님을 사랑해도 삼키고 님을 더 좋아해도 삼켜야 할겁니다.
    하지만 님을 많이 고마워하고 아낄겁니다
    님에게 더더 집중하시고
    하루 하루 행복해지려 노력한다면
    님은 어떤식으로던
    더 행복해져 있을겁니다.^^

  • 26. 슬픈이야기네요
    '17.5.11 3:17 PM (221.149.xxx.212)

    그 남자분의 맘을 알것같아요.
    이혼후 아이들에게 더이상은 상처주고 싶지 않은맘..
    원글님 25년 더 사랑하신다 했나요? 그럴수 없다에 한표!
    그냥 지금처럼 만나고 사랑만 하시길
    그냥 애틋한 사랑으로 남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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