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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전설과 아름다운 제주 추억담

꺾은붓 조회수 : 594
작성일 : 2017-04-07 10:21:03

           이어도전설과 아름다운 제주 추억담


  이어도(離於島),이어초(離於礁), 소코트라 암초(영어: Socotra Rock(Reef)) 혹은 쑤옌자오(중국어 간체: 苏岩礁, 정체: 蘇岩礁)는 등수심선 50 m를 기준으로 길이는 남북으로 1800 m, 동서로 1400 m, 면적 약 2 km²의 암초로, 동중국해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암초는 가장 윗부분이 평균 해수면에서 4.6 m 아래의 바닷속에 있어서 높이 10 m 이상의 심한 파도가 치지 않는 이상 여간해서는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1][2] 암초의 정상부를 기준으로 동쪽과 남쪽은 급경사를 이루고, 서쪽과 북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이상 위키백과 검색자료)


  그 먼 옛날 제주어부들이 가랑잎 같은 어선에 타고 고기를 잡다 거친 풍랑을 만나 이어도 부근까지 표류하다 희끗 희끗 물 위로 머리를 내미는 바윗돌을 보았을 것이다.

  그 이어도머리를 본 어부들은 대부분 거기서 저 세상으로 떠났을 것이고,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어부들의 이야기가 누천년을 두고 쌓이고 쌓여 제주에 이어도 전설이 만들어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왔을 것이다.


  <전설의 고향>

  오래전에 KBS TV에서 주 1회 전국각지에서 전해오는 전설을 극화한 단막극을 방영했었고, 그 프로의 이름이 <전설의 고향>이었고 아주 재미가 있었다.

  제주비바리 부완춘(?부원춘)의 마누라가 고픈 배를 움켜쥐고 물질하다 기진하여 흘러흘러 낮선 섬에 얹혀 졌고 그 섬이 이어도다.

  기진맥진하여 쓰러진 부완춘의 마누라를 비단 옷 걸친 선녀 몇이 부축하여 이어도 여왕의 궁궐로 데리고 갔다.

  그 섬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항상 기화요초가 만발하고 산해진미가 널려 있고, 남자라고는 없고 여왕이 다스리는 여인들만의 세상이었다.

  가끔 남자어부들이 표류를 하여 오면 지하의 옥에 가두고 이어도 여성들이 접근을 못 하도록 엄히 단속을 하였고, 어쩌다 그 남자와 눈이라도 맞추는 여인이 있다면 바로 이어도에서 추방을 당하였다.

  이어도에서의 추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이어지는 얘기에 계속된다.


  이어도 여인들과 여왕이 부완춘의 마누라를 극진히 대접하며 이어도에 함께 살 것을 간곡하게 설득하였으나, 부완춘의 마누라는 몸에 걸친 비단옷이 포승줄이나 다름없었고 산해진미가 모래알이나 마찬가지였고 오직 생각하느니 착한 서방 부완춘과 애타게 엄마를 찾고 있을 어린 것들 뿐이었다.


  부완춘의 마누라가 다시 제주로 보내 줄 것을 피눈물로 호소하니 여왕이  “네가 제주로 돌아가면 아주 무서운 꼴을 보게 된다. 그래도 가겠느냐?”하고 여왕이 마지막으로 설득을 해 보았다.

  그래도 부완춘의 마누라는 막무가내 일편단심 제주로 돌려보내 줄 것만을 울며 빌었다.

  할 수 없이 제주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바닷가에 나가 이어도 선녀의 등에  업혀 바닷물 위에 띄워졌다.

  부완춘의 마누라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니 며칠 전에 물질을 떠났던 제주 바닷가 바로 그 자리였다.

  눈을 감고도 찾아 갈 수 있는 그 길을 허겁지겁 달려 집으로 돌아오니 집은 며칠 사이에 몰라보도록 퇴락을 하였고, 마당가에 웬 호호백발 노파가 앉아서 갯바위에서 건져온 미역을 다듬고 있었다.

  고개를 갸우뚱 하며 그 노파에게 다가가서 “이 집에 살고 있는 부완춘이라는 사람은 어디 갔습니까?”하고 물으니 노파가 작은 눈을 다 감다시피 하고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부 완자 춘자 어르신은 나의 시할아버님이 되시는데 새댁은 누구시기에 오래 전에 돌아가신 우리 시할아버님을 찾는 것이요?”하고 반문하는 것이었다.


  아- 이럴 수가!

  이어도 여왕의 “아주 무서운 꼴”이라는 다짐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이어도 며칠 사이가 제주에서는 100년 가까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힘없이 고개를 떨 쿤 부완춘 마누라의 발걸음이 다시 물질 나가던 갯가로 향하고 있었다.

  한 걸음을 옮길 때 허리는 한 뼘이 휘고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하나 파이고, 두 걸음을 옮길 때 허리는 두 뼘이 휘고 이마에는 깊은 도랑이 생기고, 물질 나가던 갯바위에 다 달았을 때 허리는 90도 밑으로 꺾여 이마가 땅에 닺기 직전이고 얼굴 가죽은 쭈글쭈글 사람 모습이 아니었다.

  이튿날 물질 나왔던 비바리가 기겁을 하고 마을로 달려가서 갯바위에 어떤 노파가 죽어 떠밀려 왔다는 얘기를 하고, 제주해변에서는 가끔 있는 일이니 마을 남성들이 들것을 하나 만들어 들고 갯바위로 와서 노파의 시신을 조심스럽게 들것에 옮겨 마을 뒷산의 양지바른 곳에 잘 모셔 드렸다.(이상 전설의 고향 끝)


  <제주 추억담>

  필자는 한국전력에 청춘을 바친 전기기술자출신이고 1992년 초 한전제주지지사로 발령을 받아 20개월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그 제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당시는 초급간부(과장)가 되고 나서 12년 안에 상위직급(4직급→3직급)으로 승격을 못 하면 자신의 연고지(필자는 서울)를 떠나 타지에서 일정기간 근무를 하여야 자기의 연고지로 다시 돌아 올 수가 있었다. 

  그걸 “순환보직”이라 했던 것 같고 말이 좋아 순환보직이지 무능한 죗값으로 치러야 하는 현대판 귀양살이였다.

  같은 봉급에 두 살림을 차리고 왕복교통비가 들어가니 앉아서 몇10%의 감봉을 당하는 꼴이었다.

  손금이 멀쩡한 나 같은 놈이 거기에 안 걸려들 재간이 있었겠나?

  그래서 기왕 가야하는 귀양살이라면 낚시를 좋아하니 바다낚시나 원 없이 해 보자고 제주를 희망해서 제주지사로 귀양살이를 간 것이다.


  서울에서 초급간부 12년의 절반을 땅 파는 두더지인 지중선과장(전봇대를 뽑고 전선을 지하로 파묻는 공사)만 했으니, 제주에서도 볼 것도 없이 지중선과장을 맞게 되었다.

  서울에서 내가 대표적으로 했던 공사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대표적인 명동, 관철동관수동 일대와 이태원로의 지중화공사였다.

  선배들이 공사가 비교적 쉬운 대로(종로, 을지로 등)의 지중화 공사는 지하철 공사와 병행해서 다 해 놓았으나 난공사 중의 난공사인 명동 등은 후배 몫으로 끝까지 남겨 놓았던 것이다.

  그런 경력이 있는 필자에게 당시로서는 농촌이나 다름없었던 제주의 지중선 관리는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제주지중선과장에게는 1년에 2차례 큰 경사가 있었으니 바로 제주 ~ 우도 간의 해저케이블 점검이었다.

  제주 본도 구좌읍 종달리라는 마을에서 바다 밑으로 해저케이블을 깔아 우도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다.

  그 해저케이블은 육지부분의 얕은 곳만 땅을 파서 지하에 매설을 하고 중간은 그냥 해저에 깔아 놓기만 해서 심한 풍랑이나 어선의 닷에 걸려 요동이 심해 년 2차례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야 했다.

  우선 종달리 어부의 어선 한 척을 이틀간 임대를 하고, 잠수자격증이 있는 잠수부 2인을 이틀간 고용을 하여 점검을 하는 것이다.

  나와 지중선과 직원은 어선 위에 타고 잠수부 2인을 물 밑으로 내려 보내 해저케이블의 상태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어 갖고 올라오도록 하는 작업이다.


  제주에서는 수산물을 채취하기 위한 산소통을 멘 잠수는 불법이다.

  그걸 허용 하면 해산물(전복, 소라 등)의 씨가 말라 해녀들의 소득원이 싹쓸이가 되어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해저케이블 점검은 관에서도 인정하는 합법적인 산소통작업이다.

  아무리 케이블 점검이라지만 어찌 머리통만한 전복과 소라를 그냥 지나칠 수가 있단 말인가?

  점검을 끝내고 올라올 때는 자루에 한 자루씩 건져 올리기 마련이다.

  인근 어부들이 봐도 1년에 2차례의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로 양해를 한다.


  잠수부들이 올라오는 즉시 제주출신의 지중선과 직원들은 익숙한 솜씨로 어획물을 회 뜬다.

  가장 맛있는 회가 <쏠치>라는 물고기 회이고, 다음이 소라회이고, 그 다음이 전복회이다.

  물론 누구나가 다 아는 다금바리를 최고로 치지만, 거기에 다금바리는 없는 것 같았다.

  육지 사람들이야 전복회가 가장 고급이고 맛있을 것 같지만 천만이다.

  쏠치는 온 몸이 거친 가시로 뒤덮인 아주 못 생긴 물고기 이고, 제주소라를 도시의 시중에서 파는 소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제주 소라는 어른의 주먹크기만 하고 겉껍질은 멍게표면같이 울퉁불퉁 하게 생겼는데 그 맛이 얼마나 좋은지 표현할 길이 없다.

  제주소라는 생산량이 극히 적어 제주에서만 관광객에게 회나 구이로 판매를 하고 육지의 일반시중에까지 판매 할 량은 못 되는 것 같다.(필자 생각)


  아-!

  그 싱싱한 횟 맛이라니!

  갓 잡아 올린 쏠치와 소라를 토막 쳐서 깨끗한 제주 바닷물에 담가 흔들어 초고추장 찍어 입 벌리고 목구멍에 집어넣는 그 기분과 맛이라니!

  고대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혀가 녹는지, 초고추장이 녹는 것인지, 회가 녹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팔진미 오후청>이 맛있다지만, 내 팔진미오후청은 구경도 못 했지만 어찌 팔진미 오후청이 제주의 쏠치, 소라, 전복의 맛을 따를 수가 있으랴!

  제주 직원과 선장과 잠수부는 밥을 비우고 남은 배에 회를 채우지만 나는 하루 종일 배를 회로 채워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회를 먹고 또 먹고 했다.


  그리고 종달리 그 어부 겸 선장의 얘기가 이어도 전설을 뒷받침 해 주었다.

  종달리와 우도 사이에서 제일 깊은 곳이 수심 20m 쯤 되는 데 아주 가끔 거센 폭풍이 몰아치면 제주와 우도사이의 제일 깊은 곳 바다 밑 땅이 짧은 찰나 힐끗 보일 때가 있단다.

  그러니 5m도 안 되는 이어도의 머리는 더 자주 보였을 것이다.

  당시 60대 초반이었던 그 친절했던 선장님, 아마 지금쯤은 하늘에서 종달리를 내려다보고 계실 것이다.


  아- 그리운 제주!

  아- 아름다운 제주!

  발길에 차이는 돌맹이 하나

  볼때기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 한 자락

  돌 틈을 비집고 뾰족이 내민 이름 모르는 풀 한 포기

  한라산 자락에 걸친 구름 한 조각

  아름답지 않은 것이라고는 없다.


  언제 그 아름다운 제주를 또 한 번 가 본단 말인가?


    

IP : 119.149.xxx.19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쓸개코
    '17.4.7 12:13 PM (119.193.xxx.110)

    글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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