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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 하면서 시험 준비하니 정말정말 좋아요.....

중등임용수험생 조회수 : 3,169
작성일 : 2017-03-21 19:56:00
저는 중등임용(중고등학교 교사) 시험 준비 중이에요.
과목은.... 경쟁률이 매우 높은 과목이리고만 알려 드릴게요 ㅜ

나이는 30대 초반이지만 여기 들어오는 분들처럼 결혼한 건 아니구..... 남자친구도 없는 미혼입니다....ㅎ

사범대 졸업하고 임용 치다가 너무 지쳐서 잠시 취직한 적(기간제 아니고 아예 상관없는 일)도 있었다가, 다시 임용 준비 중이에요.
다시 시작하면 금방 붙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올 초에 기나긴 수험생활 중 처음으로 1차에 합격했어요.
그런데 2차에서 탈락해 버렸죠.
탈락한 후 사실 너무 힘들었어요.
2차에서는 떨어질 확률보다 붙을 확률이 높다보니....
제가 그 떨어질 사람일 줄은 몰랐습니다.
2차 올라오자마자 한방에 붙는 사람들도 많던데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인가 싶더라구요.

그래서 나이도 있고 해서, 일을 구했답니다.
제 예전 경력 중에 재택으로 틈틈이 알바를 했던 경력이 있는데요
그게 좋게 작용했는지 재택으로 일을 하게 됐어요.

처음엔 오랜만에 일을 하니 적응이 잘 안 됐는데 이젠 적응하고 요령이 생겨서 속도가 붙었어요.
오늘은 3시쯤에 오늘 작업량을 다 마치고 집 청소를 하고 밖으로 나와 운동도 했어요.
그리고 5시에 저녁먹고 그때부터공부중.....인데 이러고 있네요^^ 조금만 봐주세요.
아무래도 돈이 들어오니 돈이 주는 안정감(?) 이 좋구요
재택이라 스트레스도 덜하구요.
일하는 틈틈이 머리아플 때 집 청소나 정리 하니까 마음도 깨끗해져서 임용 탈락의 고통도 조금 잊어져요.

원래 평일 9시-6시는 일하는 시간, 그 외 저녁과 토일요일 통으로는 공부시간으로 정해놨는데 공부가 너무너무 하기 싫을 때는 그냥 누워서 쉬는게 아니라 노트북 펴서 일을 하면서 '공부하기 싫어서 딴청을 피웠지만 돈은 벌었다!'라는 생각 하게 되는 것도 좋구요.

이쯤에서
저같은 사람이(미혼, 수험생) 왜 여기 들어오는지 궁금하시죠?
우리 엄마의 심정을 알고 싶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
저는 정말 답이 없는 딸이랍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 아직도 직장을 못 잡고 공부하고 있으니까요.
나같은 딸 때문에 우리엄마아빠는 얼마나 괴로울까..... 우리엄마아빠는 어떤 생각으로 주변인들 자식 자랑을 들어주는걸까, 예식장에 가는걸까.... 그런생각들.
여기 오면 엄마를 비롯한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돼요.
가끔 저희엄마는 저의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저에게 심한 말을 하기도 해요.
근데 여기 와 보면 엄마가 그런 말을 한 이유가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그런 말 하면서도 많이 괴로울 거라는 것도 알게 됐구요 .....
요즘 그래도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엄마가 덜 속상해 하시기도 해요.
올해 시험날까지 재택 일 계속 둘어와서 다른 일(과외나 학원, 기간제) 말고 편하게 재택 하면서 임용 쳤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시구요.

그냥 그렇습니다.....
오늘 2차 탈락 이후로 처음으로 뿌듯함을 느껴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딸들을 두신 어머님들....
속상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셨으면 해요. 딸들도 엄마 모르는 사이 이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치고, 속으로 울면서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답니다.
모두 같은 마음이니 같이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보도록 해요. 저도 열심히 살아가려구요....

IP : 220.81.xxx.5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공감이요
    '17.3.21 8:03 PM (148.251.xxx.98) - 삭제된댓글

    수험 기간 장기화되면 알바같은거 하면서 공부하면 오히려 능률이 더 올라요.

  • 2. 꼬옥
    '17.3.21 8:03 PM (124.51.xxx.161)

    열공해서 원하는 일 이루길 바래요

  • 3. 하유니
    '17.3.21 8:05 PM (182.226.xxx.200)

    2018년엔 연수버스 타기를 바랍니다 ~~~~~~~

  • 4. ....
    '17.3.21 8:12 PM (116.41.xxx.111)

    다음 번에 꼭 합격하실거에요.. 멋진 선생님되실 겁니다

  • 5.
    '17.3.21 8:18 PM (221.127.xxx.128)

    멋지네요
    꼭 꿈 이루세요

  • 6. 왠지
    '17.3.21 8:18 PM (218.234.xxx.167)

    국어과목이실 듯
    저도 국어 임고 공부 했었어요
    그저, 화이팅입니다!!

  • 7. . .
    '17.3.21 8:22 PM (221.145.xxx.99)

    좋은 결과 얻기 바래요

  • 8. 지나가다
    '17.3.21 8:25 PM (24.246.xxx.215)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바로 보석같이 빛나는 배우자감인데
    남자들은 도대채 뭐하고 있나 ?..

  • 9. ..
    '17.3.21 8:27 PM (211.36.xxx.6) - 삭제된댓글

    원글님같은 자식 있으면 전 걱정도 안하겠네요.
    오늘 그 기분 오래 간직하시면서
    공부에 큰 힘 되시길 바래요!
    응원의 박수 보내드립니다~
    왕년에 시험 공부 좀 했전 아줌마가^^

  • 10.
    '17.3.21 8:44 PM (110.14.xxx.148)

    그쵸 아무래도 돈 들어오니 불안감이 덜하죠
    공부 많이해서 꼭 붙으세요

  • 11. 저도
    '17.3.21 8:51 PM (121.128.xxx.130)

    응원합니다.
    내 자식을 포함한 청춘들에게 미안합니다.
    이렇게 힘든 현실....
    그래도 힘내시고
    합격하시면 82에도 소식 올려주세요.

  • 12. 원글님
    '17.3.22 12:37 AM (117.111.xxx.234)

    너무 반가워요!! 전 임용고시는 아니지만 30대 초중반 미혼 회사다니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결혼 걱정하세요 원글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도 이제 공부보단 짝 찾는게 더 걱정되기 시작했구요..근데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 포기하는게 쉽지가 않네요. 원글님도 모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요!

  • 13. 눈사람
    '17.3.22 2:52 AM (181.167.xxx.65) - 삭제된댓글

    잘 하고 계시네요.
    엄마는 습관적으로 그러시지만
    맘속으로 님을 믿고 계실거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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