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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회사 그만뒀는데 시어머니가 일가친척에게 숨겨요.

Haha 조회수 : 5,859
작성일 : 2017-01-29 01:03:10
남부러울 것 없는 학벌과 직장이었고, 남편도 비슷하지만 소득은 제가 두배가량 더 높았어요. 아이 둘 키웠지만 양가부모님들 도움 바라지도, 원망하지도 않았고요. 주변에서 시모나 친정엄마가 도와주는 분들 정말 부러웠지만 그걸로 끝이었어요. 악착같이 맞벌이해서 7년만에 10억넘어가는 집 대출없이 마련했고, 이 과정에 시댁에 특별한 도움 없었습니다.

작년에 진짜 긴 고민 끝에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어요. 대기업이었고, 특수직종이라 정년까지 다닐수있었고 실제로 대기업이 밖에서 흔히 말하듯 40넘으면 다 나가야되고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도 높고 근무환경도 괜찮고 정년채우는 여자선배도 있고요. 회사사정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조건이 좋았습니다. 퇴직금까지 합쳐 약 3억가량을 받고 그만뒀어요. 철저히 자의로 그만둔 것이고, 고민이 깊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기 시작하면서 맞벌이로 정신없이 보내던 시간이아 쉬워지기도 했고, 제가 또 성향이 전업주부도 잘 적응할만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긴 고민끝에 남편과도 우리 가정의 미래와 행복에 대해 많은 고민을 공유한 뒤 퇴사를 했고, 지금까지 약 1년간 잘 지내고 있어요. 아쉬운 순간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여유있는 삶을 누리니 너무 좋아요. 퇴직금으로 작은 아파트 사서 월세도 받고 있고, 공부를 시작해서 아직 단계가 남았기는 하지만 순조롭게 잘 합격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들도 행복하고 저도 남편도 너무 좋아요.

그만두고 시댁에 남편이 얘길 했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서 시어머니가 전화하셨어요. 제딴에는 안심시켜드린다고 전후사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저는 만족스럽고 괜찮다고 몇 번 반복해서 얘기했어요. 물론 퇴직위로금 액수는 밝히지 않았고요. 계산기 두드려보고 결정했으니 금전적으로도 크게 손해보는 결정 아니라고만 얘기했습니다.

그러고나서 두어달 있다가 시댁 행사에 갔는데 친척 한 분이 안부인사로 회사다니면서 일하느라 힘들지? 하시더라고요. 아직 모르시는구나 싶어서 저 그만둔지 몇 달 됐다고 짧게 말씀드렸어요. 그리고나서 시어머니가 절 따로 부르시더니
니 얘기했나?
아 네.
난 숨기고 있었는데,
어머 왜요?
아니 니가 그때 전화통화할 때 말이 많길래 남이 아는거 안좋아하나 숨겨야되는줄알고.
(내가 말이 긴걸 뭘로 이해한거지?)어머 아닌데요? @.@ 어머님 뭐가 어때서요~
아니 나는 니가 숨기고싶어하는 것 같아서.
아니에요 말하셔도 돼요 왜 숨겨요~
제가 짤린걸까봐요? 호호 아니예요 저.

그렇게 한 9개월이 지났군요.
어제 설날 시댁모임에서 오랜만에 보는 어떤 분이
회사에서 직책이 뭐지?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회사 그만뒀다고 얘기하려는 순간 시어머니가 말을 잡아채시면서 @@잖아~하시는거예요. 전 어안이 벙벙. 제 남편도 놀람.
근데 그 친척분이 그럼 승진은 언제 하냐고 되물으셨어요. 그때 제 남편이 이사람 퇴사했습니다. 했고 저도 거의 동시에 그만뒀어요. 했어요. 그때 시어머니 표정이 제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아이쿠!하는 표정이었어요. 친척분들 좀 놀라셨고 왜?라는 물음에 남편이 애들때문에요. 라고 짧게 대답했고요.얘긴 거기서 끝났어요. 이젠 혼자버네 뭐 이런 농담 반 얘기들만.

그날밤 처음엔 시어머니 분명히 작년에 얘기 다 했는데 1년이 다 되가는데 왜 저러시지? 의아했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불쾌해졌어요. 남편도 같은 마음이구요.

오늘 시댁 나온는데 어머님이랑 제 대화입니다.

그거..말해도 되나?
뭐요?
회사 그만둔거.
(남편)엄마, 얘기해도 돼지 뭐가 안되는데요?
아니 나는 얘(저)가 안좋아하는것같아서, 비밀로 하고 있었지.
어머님 제가 언제 안좋아했어요.
나는 니가 그만두고 구구절절 말이 많길래.
작년에도 그러셔서 아니라고 얘기드렸잖아요. 왜 자꾸 이상한 사람을 만드세요.
니랑 나랑 말이 맞아야되는데 어제 말이 어긋나버려서..
제가 회사그만둔게 뭐 잘못한거예요? 어머님 자꾸 왜 그러세요?
그래 알았다.

저는

1. 제가 회사를 그만두건 말건 시가식구들은 통보받는 것 이상의 어떤 권리도 의사표현도 필요없다고 생각하고,(부부합의가 되어있다면 남편이 그만뒀을때 처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2. 시어머니 본인이 맘에 안드는건지 아쉬운건지 남사스러운 건지 숨기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제게 뒤집어씌우는거 진짜 불쾌해요. 앞으로는 역시 시짜들에겐 말을 길게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네요.

돌아오는 차안에서 남편에게 얘기했어요.
이유가 뭔지 진짜로 궁금하긴 하지만, 뭐가 됐든 어머님 선을 넘으신거라고.
그걸 숨기고 싶을 수 있다는걸 백번양보해서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자꾸 내핑계대는건 나 무척 불쾌하고 어이없다. 어머님이 뭔데 내가 직장생활 유지하는데 도움준 것도 없으면서 그만둔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멀쩡한 사람 이상하게 뒤집어씌우냐. 나 그 직장 만족하면서 잘 다녔고 그만둘때도 아쉬웠지만 만족한다. 왜 사람 떳떳치못하게 사표낸 사람 만드냐. 당신 어머니 사회생활에 대한 인식이 그정도는 아니지않느냐.(젊으시고, 당신 결혼 전에 3~4년가량 짧게 일하신 경험을 굉장히 자주 얘기하십니다)

어머님한테는 충분히 얘기한 것 것 같고
저도 이 기분 오래 끌고 싶지 않으니 곧 잊겄지만,
제 시어머니 대체 왜 그걸 숨기는거죠?
것도 제 핑계는 왜 대구요?
남편한테 진짜 순수하게 궁금해서 그러니 당신 엄마한테 그 이유좀 물어보라고 하긴 했는데 그냥 이리 넘어갈 것 같고,
저도 혼자 사람 심리연구하는거 좋아하는 성격인데 이번 일은 불쾌한 것과는 별개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요.

IP : 223.39.xxx.2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ㅏㅏ
    '17.1.29 1:04 AM (70.187.xxx.7)

    시모가 나서서 허세질 해서 그렇죠. ㅎㅎㅎ 안봐두 비디오.

  • 2. ...
    '17.1.29 1:06 AM (125.177.xxx.135) - 삭제된댓글

    시어머니 되게 가증스럽네요.
    시어머니 저런 모습 보면 없던 정도 다 떨어질 듯.

  • 3.
    '17.1.29 1:07 AM (223.33.xxx.244)

    허세 부리시다 쪽팔리셨나보죠.

  • 4. ㅎㅍ
    '17.1.29 1:07 AM (123.109.xxx.132)

    좋은 직장 다니는 며느리 뒀다고 자랑하고 싶고
    그걸 더 누리고 싶은 거겠죠.
    원글님이 사직했다고 친지들에게 했으니 그렇게 알겠죠.

  • 5.
    '17.1.29 1:10 AM (211.36.xxx.197)

    이정도가 너무 이해안가고 불쾌하시다니 합리적인 사람만 겪으신 듯. 시어머니가 번듯한 대기업 다니던 님의. 퇴직사실 알리기 싫어하는거 맞아요. 님에게 뒤집어 씌우는것도 맞구요.
    남편이 다 알고 님편인데 뭐가 문제인가요 ?

  • 6. 울아들
    '17.1.29 1:27 AM (75.166.xxx.222)

    울 아들이 잘나서 지보다 돈도 더버는 마누라데리고산다고 무지 자랑한모양이죠.

  • 7. 시모가
    '17.1.29 1:28 AM (116.33.xxx.151)

    알리기 싫으니까 그런거겠죠. 본인이 숨기고 싶은 걸 며느리가 숨기고 싶은거 아니냐고 핑계를 대시네요.

  • 8. 그럴 수도 있어요.
    '17.1.29 1:44 AM (42.147.xxx.246)

    지금 힘든 세상에 그만 뒀다고 하면 사람들이 왜왜 하고 물어보니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고 하고 싶은 것일 겁니다.

  • 9. 그냥
    '17.1.29 1:49 AM (218.43.xxx.176) - 삭제된댓글

    그냥 계속 스트레스 주고 싶은거에요.
    다시 일 나가라고...

  • 10. 블링
    '17.1.29 2:00 AM (113.52.xxx.89)

    며느리가 돈 잘벌고 그게다 자기아들 능력이라고 허세부리시고 싶었는데 말이 안맞으니 낭패셨나봐요
    그래도 그러게 왜 그 좋은 회사는 그만두었냐 이딴 헛소리는 안하시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 11. ...
    '17.1.29 5:56 AM (99.232.xxx.166)

    예전에 카페에서 친구와 차 마시는데 옆 테이블
    나이드신 분들이 자식자랑 사위, 며느리 자랑으로 아주 배틀이 붙어 있더라구요.그게 유일한 낙인듯.

    자랑스러운 며느리 둬서 그동안 허세에 자랑을 꾀나 하신 모양이에요.그러니 그만뒀다는 얘기를 당연히 하기 싫죠.
    속물적인 본인 성격 내보이는게 쪽팔리니 님 생각하는 척 한거구요.잔머리 쓰고 있지만 너무 뻔히 보이지 않나요?
    시어머니는 님 그만둔게 아마 아쉬워서 땅을 칠 지경일거에요.

  • 12. 88
    '17.1.29 8:40 AM (211.198.xxx.198) - 삭제된댓글

    님이 직장 그만 둔 이유등등이 설득력이 없었네요.
    무엇인가를 숨기고 이야기 안하는 것 같다는 강한 느낌이 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짤리거나..혹은 그만 둘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거나 했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어요.

    뭔가 이유를 길게 설명라는 것도 변명같고..
    그 변명같은 것도 납득가지가 않고...

    간단해요---

    님이 희밍퇴직 조건이 좋아서 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거요.

    안전된 직장을 별로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그만 두었다고 말하면 그 누구도 그대로 믿지 않아요.

    시어머니의 이상한 행동방식이 맘에 안들면
    상황아 이해될수 있게 솔직하게 말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돈 받은거 감추고 싶으면 오해를 감수하시던지요.

    아..근데 이제서 말하면 시어머니 굉장히 빈정상하기 할것 같네요.

  • 13. 원글
    '17.1.29 9:35 AM (223.39.xxx.13)

    돈 액수만 얘기안했다뿐 윗님 얘기와 거의 흡사하게 말했어요.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서 돈걱정 안해도 될만큼 받았다고.

    제가 회사그만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착각했던거죠. 혹여 애들때문에 원치않는 퇴사를 해서 기분이 울적하다고 생각하시나 싶어 괜찮다, 내가 원한거다 얘기한거고요.

    댓글 읽다보니 참..싶은게
    이제 남편이랑 이 얘긴 그만해야지 싶어요.

    시가식구들 모두 자랑 심한 과시형 성격인 건 맞아요.
    남과 비교우위에 있는거 되게 좋아하고..
    (그냥 내자식이 잘나서 좋다를 넘어.. 누구네 애는 아직 직장도 없는데 내 자식은 이렇게 번듯하다고 더 좋아하는 식)

  • 14. ....
    '17.1.29 9:41 AM (111.118.xxx.165)

    시댁이 허세가득인가 보네요.

  • 15. ..
    '17.1.29 11:46 AM (175.223.xxx.24) - 삭제된댓글

    직장 다니는 며느리 ㅡ돈 다 갖다 줄줄 알았나봅니다
    봉투째 안준다고 난리를 피웠지요
    무슨 경우인지‥
    밖에 나가서는 우리 며느리 어디 다닌다고 자랑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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