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백남기 농민이여- 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꺾은붓 조회수 : 461
작성일 : 2016-09-30 21:57:05

           백남기 농민이여- 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백농민의 주검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영안실 밖 지하주차장 입구 양편의 작은 공원과 공간에 마련된 임시 야외 문상객 접객 공간!

  아무리 쓸쓸한 가정의 단촐 한 장례식장일망정 협소하기는 해도 문상객접객공간이야 왜 없으랴만, 실내의 그 공간만 갖고는 밀려드는 문상객을 맞이할 길이 없어 뜻이 있는 시민단체와 자발적인 봉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거기에 옥외 임시 접객장소를 마련한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훨씬 앞서 비슷한 비극을 당한 세월호 유족단체의 경험에서 울어 나오는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물과 라면조차 넉넉지를 않았었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전국각지에서 답지하는 접객물품에 자원봉사자들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정오가 지나자 전국 각지에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답지하는 물품을 모두 다 받아들일 길이 막막했습니다.

  생수, 음료수, 쌀, 보도 듣도 못한 각종라면, 뭔 밥, 뭔 김치, 휴지, 물티슈, 각종 테이프, 가스통, 나무젓가락, 플라스틱숟가락, 은박지접시와 쟁반, 각종 커피와 차, @, #, $, %, &, *, 2, 일일이 그 품목을 다 열거할 수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생활용품이 이토록 많은 것은 난생처음 보았습니다.

  오후부터 봉사자들의 이마에 땀이 흐르고 홑 것의 위도리가 서서히 땀에 젖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이상 물품을 받아 쌓을 공간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자원봉사자 총무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SNS를 통해 전국으로 긴급타전을 했습니다.

  그 따뜻하고 아름다운 정성과 마음은 너무나 감사하지만, 서울대병원장례식장의 여건상 더 이상 물품을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저희들이 다시 부탁을 할 때까지는 물품 보내주시는 것을 잠시 유보하여 달라고 사정 아닌 사정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물품은 계속 밀려들고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박스를 찢어 그 안에 있는 물품만 빼내서 야적을 하고, 박스와 포장재는 압축을 해서 재활용품 적치공간에 몰아 쌓았습니다.

  오늘에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길거리에서도 가끔 보는 4각형형태의 비닐공기주머니가 물품과 박스간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완충재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것을 발로 밟아 터트려 공기를 빼내는 것만도 큰 일거리였습니다.

  그곳에서 있었던 낯에 있었던 일의 설명이 더 이상 뭣이 필요하겠습니까?


  조금은 힘이 들면서도 흐뭇하고, 가슴이 뭉클하고, 가끔은 눈시울이 뜨거워져 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정이 많고 가슴이 따뜻한 백성들이 모여 사는 나라에서 인간세상에서는 상상도 못할 이런 야만적인 비극이 일어나다니!

  수십억 인총이 몰려 사는 지구상에서 1분 1초 사이에도 수많은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이 일상이지만, 백남기농민의 죽음 같은 죽음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죽음이 아닌 극악무도한 죽임(살해)입니다.


  이게 하늘의 뜻입니까?

  아니면 인간의 뜻입니까?

  그게 아니라면 박근혜의 뜻입니까?

  하늘이여 제발 답 좀 해 주시옵소서!


  박정희가 전태일을 숯 덩어리가 되지 않을 수 없게 했지만, 그의 정신과 영혼은 죽이지를 못 하고 천만노동자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이 나라의 노동해방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이시여!

  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저들이 죽인 것은 님의 허상이었을 뿐입니다.

  저들이 님을 향하여 물대포가 아니라 핵폭탄을 발사해도 저들은 님의 정신은 죽이지를 못 합니다.

  님의 정신과 혼은 천만 농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반드시, 반드시 모든 농민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을 되찾게 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백남기 어르신이시여!

  아픈 어깨로 낮에 젊은 자원봉사자들을 돕는 체 하다 저녁 늦게야 집에 돌아와서 낮에 있었던 분노와 슬픔과 감격과 흥분이, 밀려드는 물품만큼이나 뒤범벅이 된 정신으로 생각나는 대로 손가락 가는 대로 자판을 두드립니다.

  인간세상에서는 저희들이 님을 보내드리고, 하늘나라에서는 전태일 열사가 당신을 맞이할 것입니다.


  님이시여!

  님의 한 몸 버리시어 천만 백남기가 태어났습니다.

  결코 님은 죽지 않았습니다.

IP : 119.149.xxx.8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9.30 10:21 PM (121.100.xxx.96) - 삭제된댓글

    자원봉사 하고 이제 오셨나봐요 고생하셨어요..

  • 2. 고맙습니다.
    '16.9.30 10:22 PM (121.172.xxx.17)

    고맙다는 말씀 드리기도 죄송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모든 일을 잊지 않고 있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 알려 드리려고 글 올립니다.

    전국에서 몰려 드는 물품들 또한 그런 증거이겠지요.
    민심은 천심 이라지요.
    모든 일의 끝이 있을 것임을 믿어요.
    늘 건강하시길.....

  • 3. 배송 트럭이
    '16.9.30 10:28 PM (211.208.xxx.55) - 삭제된댓글

    밀려들어서
    쿠팡 기사님도 같이 물건 쌓고..

  • 4. bluebell
    '16.9.30 10:43 PM (210.178.xxx.104)

    네, 세월호도 백남기 어르신이 당하신 일도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국민여러분의 손길에 가슴 뭉클한 하루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내일 일정 공유합니다.

    1시.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 매국적 위안부합의 폐기를 위한 토요집중행동
    3시.범국민대회-대학로 :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
    회건설 '다른 내일' 범국민 대회
    4시. 국가폭력,진상규명,책임자처벌, 살인정권 규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대학로
    6시. 세월호900일 촛불문화제-전국교직원연합회 주최
    7시.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진상규명" -416가족협의회,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 5. bluebell
    '16.9.30 10:47 PM (210.178.xxx.104)

    백남기 대책본부에서는 4시 추모대회 후
    5시 행진 시작해서
    6시에 국화 한송이 들고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진 그 자리에 모이는 일정을 계획했습니다.
    국민여러분, 국화한송이 들고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진 그 자리에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어르신의 넋이라도 저희가 위로해 드려요. . 유가족분들의 아픈 가슴 안아드려요. .

  • 6. ...
    '16.10.1 2:26 AM (1.231.xxx.48)

    블루벨님
    일정 알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3449 차에 붙어있는 하이패스 어떻게 떼나요? 2 방법 2016/10/03 711
603448 보보경심 1 00 2016/10/03 923
603447 가누다블루라벨 일자목에 효과있나요? 3 .. 2016/10/03 1,809
603446 부대찌개에 돼지고기 갈은 거 말고 3 나누리 2016/10/03 1,244
603445 종로김밥 최악 2 송파구 2016/10/03 1,841
603444 안경을 뭐로 수시로 닦으시나요? 11 안경 2016/10/03 2,940
603443 팝송 좀 찾아주세요~ 궁금해요 2016/10/03 402
603442 나이든다고 해서 외로와질거라 걱정할 필요 없어요. 14 .. 2016/10/03 5,886
603441 요즘 생새우가 나오던데 간장새우장 만들까 말까 고민중. 8 ㅇㅇ 2016/10/03 1,948
603440 사람들이 하도 대학이름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2 ㅇㅇ 2016/10/03 1,180
603439 안방에 화장실을 개조해서 사용해보신 분~ ? 8 하루 2016/10/03 2,678
603438 오늘도 드라마풍년 4 555 2016/10/03 1,890
603437 포토샵cs5에관한 질문요 2 꿈꾸는자 2016/10/03 543
603436 다들 오늘 뭐하세요? 6 2016/10/03 1,265
603435 지진이후 저층이 인기네요 11 ... 2016/10/03 5,053
603434 왕소.왕욱 선공개된 예고에서 7 보보경심 2016/10/03 1,604
603433 독신주의인 분들은 노후에 외로울 걱정 안해보시나요 17 ... 2016/10/03 6,235
603432 159에 적당한몸무게는 얼마인가요?? 25 .. 2016/10/03 4,492
603431 박지영 양악했나요? 10 2016/10/03 5,413
603430 티파니 반지 상품권 구입 2 티파니 2016/10/03 2,136
603429 강추해요~청양고추페이스트~ 35 오렌지숲 2016/10/03 7,816
603428 화재로 인한 집안 연기 빼는 법좀 알려주세요 2 .. 2016/10/03 7,212
603427 40대 후반 멋을 낸 듯 안낸 듯하게 옷 입는 센스 알려주실 분.. 60 패션 2016/10/03 21,590
603426 58세, 피아노 입문교재 2 추천해 주세.. 2016/10/03 1,499
603425 3구 가스레인지중 한곳이 불이 안켜줘요 ㅠ 5 짱나요 2016/10/03 1,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