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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인 영화나 드라마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포리 조회수 : 3,594
작성일 : 2016-08-25 17:03:53

  백석 시인의 시 좋아하시는 분 많으시죠?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이 백석시인의 인생도 관통한 드라마틱한 인생이기도 하고

  외모도 배우급이며(그 당시 문인들이 지금의 영화배우나 탤런트처럼 인기인이었다고 함)

  러시아어, 영어, 일본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던 그 당시 최고 인텔리 지성이며

  일본 유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어를 잘 안 쓰고 투철한 민족주의자였으며

  (후일 많은 문인들이 변절해서 친일할 때도 백석은 붓을 꺾었으면 꺾었지 친일하지 않았고

   우리말의 수많은 어휘들을 살려 시를 썼음)

  시는 뭐 말할 필요도 없고(모던보이같은 세련된 외모와 달리 시는 그야말로 풍속적이고 토속적인

  정취를 물씬 풍김)

  개인 연애사도 드라마틱해요....


  저는 백석시인에 관한 책을 서너권 읽어봤는데

  송준 님이 쓴 "시인백석"이 가장 신뢰가 가는 일대기입니다.


  시인 백석하면 떠오르는 기생 자야는 이 책에서 송준 님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많은 매체와 책에서 이 여자를 백석시인의 대표적 연인으로 이야기하는데, 송준 님이 직접

  만난 자야는 백석에 대해 아는 것도 거의 없고(송준 님이 오히려 아는 정보를 빼앗겼다고 함)

  백석의 시집 한권 갖고 있지 않으며 백석의 편지 한장도 갖고 있질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소중한 연인이었다면 편지나 하다못해 흔한 시집 한권쯤은 갖고 있었어야 하는데,

   말로만 "백석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입으로만 읊조렸다고 합니다.

   백석이 유명해지니 유명인의 인기에 편승해 보려는 그런 심리를 봤다고 하네요~~

   돈이 많이 없는 송준님이 만들고 싶었던 백석 영화도 자야는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자본이

   있었지만 만들려고 하질 않았고 자신의 책 "내사랑백석"을 출판했지요.

   제가 이 자야의 책도 그 전에 읽었었거든요. "내사랑 백석"이라고, 진짜 참말처럼 적어놨더라고요.

   그게 거짓말이 태반이었다니 어찌나 분한지....


   백석과 같은 문인으로 교류했으며 삼천리 출판사를 운영했던 최정희는( 최정희는 출판사 운영

   하는 직업으로 다양한 문인들을 접했으며 백석도 그 중 하나였음. 노천명, 모윤숙, 최정희 등은

   다 백석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연애를 한 사이는 아님)  트러블 때문에 백석이 보낸

   절교하자는 편지까지 소중하게 간직했다가 죽은 다음에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하여튼 술자리에서 몇 번 스치고 설사 사귀었더라도 잠깐 사귀었던 것 같은데

   백석의 연인인 것처럼 책까지 쓰고...대단한 여자예요.


   백석의 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여성은 박금련이라고 "란"이라는 애칭까지 붙여 불렀던

   이화여고 다니던 미인입니다. 요즘처럼 자유연애하던 시절이 아니니(일부 신여성을 제외하고)

   백석이 절친 신현중의 누이(학교선생님)의 제자였던 란을 결혼식 뒷풀이에서 잠깐 만나고는

   사랑의 열병으로 여러 시를 쓰고 란의 고향집 통영까지 내려가고 했었죠....


   그러나 김건모의 노래처럼 너무나 허망하게 1930년대 그 시절에도 친구의 연애를 도와 준다며

   함께 통영까지 동행하기도 했던 신현중(당시 약혼녀까지 있었음)은 약혼녀까지 버리고 약혼을 깨고

   란의 외삼촌에게 인맥을 통해 접근해서 백석의 집안(어머니가 기생의 딸이라는 소문으로 백석은

   좋은 집안에서 혼처가 들어오지 않음)의 흠을 슬쩍 흘리고 자신이 란과 결혼하겠다며

   어른들을 통해 란과의 결혼을 쟁취합니다.

   당사자인 란은 그 시절 풍습대로 본인의 자유의지 대신,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결혼을 했고요.


   온 마음을 기울이던 여성과 친구를 동시에 잃어버린 백석은 절망 속에서 시를 씁니다.

   그리고 1930년대 후반들어 일제가 만주전쟁 등 광기를 부리며 우리글을 못 쓰게 하자,

   역사에 더러운 이름을 남기지 않기 위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만주로 떠납니다.

   거기서 고구려에 관한 시를 남깁니다.

   일본어로 된 시나 친일시는 쓰지 않았던 백석입니다.


    신현중도 독립운동 잠깐 한 경력이 있는지라 신문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낙향해 농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역시 더러운 이름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백석의 사랑이었던 아내 란과의 사이에 2세는 안 생겼다고 하네요....


    해방이 되었으나 그 기쁨도 잠시 백석은 자연스레 고향인 평안도에 머물게 되고

    (부모님과 가족, 친지들이 있는 고향에 머무른 것뿐이지 월북한 것도 아니예요)

    공산주의 치하에서 시는 포기하고 방대한 번역작업에 매달립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정권에 동조하지 않자 일종의 유배라 할 수 있는 산골짜기에

    이주할 것을 명령받습니다.....


  

  


  

IP : 58.125.xxx.11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8.25 5:07 PM (121.150.xxx.9)

    그쵸? 왜 안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저 금홍아금홍아도 진짜 재밌게 봤고 좋아하는 영화인데
    백석도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 2. dd
    '16.8.25 5:10 PM (222.237.xxx.54)

    재밌네요. 안도현 시인이 쓴 백석 평전도 좋다는데 두꺼워서 엄두도 못내는 중인데....ㅎㅎ 노천명의 모가지가 길어 슬픔 짐승....이 백석 시인을 가리켜 쓴 시일 가능성이 크다하던데 (백석이 모가지가 길으셨다고 ㅎㅎ) 정말 특이하고 근사한 예술가였던 것 같아요. 말년은 참 슬프지만서도.

  • 3. 원글
    '16.8.25 5:14 PM (58.125.xxx.116)

    우리나라에서 이런 문예 영화는 흥행에 크게 성공하진 못하더라고요.
    그리고 백석 시인이 윤동주 시인만큼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진 않은 것 같고요.
    하지만 만약 만든다면, 아름다운 영화가 될 것 같아요. 허진호 감독이 만들어 줘도 괜찮을 것 같고...

    주연배우는 꼭 고상하게 잘생긴 배우가 맡았음 해요. 윤동주 캐스팅은 실망이었어요.

  • 4. 백석팬~~^^
    '16.8.25 5:18 PM (58.148.xxx.68)

    정말 지금에도 전혀 꿀리지 않는 외모이셨죠~~^^

    김영한 (자야)이 길상사를 사주했잖아요 ~
    백석의 애인이었다고 본인이 말하고 다녔음 ㅠ

    백석이 사랑한 여인은 란이었죠 ~~^^

    백석은 그당시 여성문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나봐요. 노천명의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 백석이라죠 ~~

    나이든 백석 사진을 보면서 너무 맘이 아팠답니다 .. ㅠㅠ

    젊었을 때의 그 멋지고 총기 있던 백석의
    모습이 아닌 눈빛이 아련하고 어찌 보면 무기력한 그 얼굴에 맘이 아팠네요 ㅠ

  • 5. 덧붙여
    '16.8.25 5:19 PM (58.148.xxx.68)

    영화로 만든다면 .....
    백석역으로 박해일? ㅋ

  • 6. 원글
    '16.8.25 5:21 PM (58.125.xxx.116)

    박해일 연기력은 좋은데 외모가 백석보다 떨어져요 ㅠㅠ 죄송해요 ㅋㅋ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
    그리고 자야 이야기는 제발 안 넣었음 해요. 넣으면 조금 넣든지....
    그 당시 여러 문인들, 문단 이야기, 일제강점기 이야기, 란 이야기, 백석의 시 이야기 등 영화화할 소재론
    런닝타임이 충분하다고 봐요.

  • 7. 나마야
    '16.8.25 5:25 PM (175.211.xxx.21)

    자야가 진짜 연인이 아니였군요
    그당시도 유명인을 등에 업고 책까지 내고
    잠깐 스친거 가지고....

  • 8. 원글님
    '16.8.25 5:33 PM (223.62.xxx.38)

    글 아주 재밌게 읽었구요.
    백석 시인 일대기는 여러 영화사에서 항상 거론되는 소재 중 하나라는 얘기를 들은적 있어요.
    아마 언젠가는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그런데 윤동주역 강하늘 별로셨다니 저랑은 그 부분에서 의견이 다르시네요.
    전 윤동주 송몽규 역 아주 캐스팅 좋았는데..

    아무튼 재밌게 읽고갑니다.

  • 9. ..
    '16.8.25 5:34 PM (182.226.xxx.118)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백석 시인과 시...참 좋아합니다
    저와 같은 성이기에 더...흠모합니다 ^^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시를 정말 좋아합니다
    시에서 느껴지는 청렴함...염세적인 느낌도 좋아합니다
    저런 남자 요즘세상엔 없겠죠
    아름답고 깨끗한 영혼이죠

  • 10. 저도한표
    '16.8.25 5:41 PM (121.150.xxx.9)

    도통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박해일 괜찮을것 같아요!

  • 11. ...
    '16.8.25 6:28 PM (121.136.xxx.222)

    https://youtu.be/QZMozD8TMlU

    백석 탄생 100 주년 기념으로 김현성이 작곡한 노래가 아주 많아요.
    평소에 유튜브에서 자주 듣습니다.
    당대 최고 멋쟁이였는데, 시는 아주 토속적 향토적이고
    사투리가 너무 많아서 읽기 어려운 시도 많아요.
    양말도 아주 비싼 걸로 신었다죠.
    저는 백석 시 중에서 국수와 여승 좋아해요.

  • 12. ㅇㅇ
    '16.8.25 8:57 PM (14.45.xxx.216)

    영화로 만든다면 꼭 보고싶어요
    차승원이 백석역에 어울릴것도 같고 ...

  • 13. ...
    '16.8.25 9:22 PM (121.131.xxx.128) - 삭제된댓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뮤지컬 리딩 공연으로 있었어요.
    본 공연으로 올라올 진 모르겠지만 노래가 좋더군요.
    주인공이 아마 원글님 원하시는 외모는 아닐 듯하지만요^^;;;;;

  • 14. 헉.
    '16.8.25 9:37 PM (112.150.xxx.194)

    차승원. 오 노~~

  • 15. 원글
    '16.8.25 9:48 PM (58.125.xxx.116)

    차승원은 아닌 것 같고요. 젊었을 때도 잘생겼는데 지적인 잘생김이 아니라 모델로서의 잘생긴 얼굴이었어요. 지금은 나이들어 약간 양아치삘 나기도 해요. 죄송~~
    박해일이 낫긴 한데, 외모가 헉~할 미남은 아니고....
    캐스팅도 어렵네요~~쩝~~ㅋㅋ
    시크릿 가든 하기 전의 턱을 가진 현빈이 그나마 어울렸는데.... 실제로도 사진 보면 현빈 약간 닮았어요...

  • 16. 원글
    '16.8.25 9:50 PM (58.125.xxx.116) - 삭제된댓글

    현빈이 얼굴 조금 회춘하고 머리모양 비슷하게 가고 그 시대 의상 입으면 제일 흡사할 거예요.
    현빈 안 되면 박보검이라도~~ㅋㅋ

  • 17. 원글
    '16.8.25 9:52 PM (58.125.xxx.116)

    현빈이 얼굴 조금 회춘하고 머리모양 비슷하게 가고 그 시대 의상 입으면 제일 흡사할 거예요.
    영화 만추 보니 바바리 입은 모습이 핸섬해요.
    현빈 안 되면 박보검이라도~~ㅋㅋ

  • 18. 제인에어
    '16.8.25 11:57 PM (119.207.xxx.14)

    흰 바람벽이 있어 란 시에서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 앉아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 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란이 결혼해서 아이가 없었다면
    시에서 이 부분은 백석의 상상이었겠네요.^^

    저는 이육사 시인의 영화가 나오면 좋겠어요.
    노정기라는 시를 보고 하도 마음이 아파서요.

  • 19. 노혜경 시인
    '16.8.26 10:42 AM (221.153.xxx.215)

    국민티비 라디오에서 노혜경시인이 시인들 작품과 시대상황을 함께 이야기 해준 적이 있어요 프로그램 이름을 잘 모르겠네요 ㅠㅠ 오전에 뭐 배우느라 가끔 들었거든요
    그때 백석 시인 이야기가 참 기억에 남아요
    혹시 관심있는 분은 팟빵에서 찾아서 들어보세요
    프로그램명이 찾아보니 노혜경의 그 옆새... 네요 통일문제 이야기 정치 이야기 노사모 시절 이야기 등등 아주 광범위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백석 시인 이야기를 시리즈로 해주신게 있어요 그 부분 찾아서 들어 보세요 논문을 쓰셨더던가 아님 관련 글을 기고하셨을꺼에요

  • 20. ...
    '16.8.26 11:09 AM (121.136.xxx.222)

    팟캐스트 라디오책다방 67회에 안도현 님 나와서
    백석 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 들려줍니다.

  • 21. 안도현님은
    '16.8.26 12:07 PM (221.153.xxx.215)

    안도현 시인은 남성의 관점에서 백석을 낭만적으로 해석했구요
    노혜경 시인은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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