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난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아님을

자연이 조회수 : 2,675
작성일 : 2016-07-13 02:36:09
어렸을때 심각하게 가난한 집으로 통했고
그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어요

짜장면 시켜먹으면 한그릇에 밥비벼서 셋이서 나눠먹고
그릇은 이웃들이 못보게 숨겨두라고
어머니께서 눈치주실만큼...
가난한데 짜장면 시켜먹는다고 욕한다는 이유

서른 즈음 가난해결되었고
나름 상위 수준의 자산가가 되었어요

가난 해결되어 좋은집ᆞ좋은차 ᆞ의식주 걱정 없어질때
정말 행복했어요
그 순간은요

그런데 근본적인 우울감ᆞ자존감ᆞ행복감ᆞ관계문제
이런것들 돈이 해결해주는것이 아니었어요

그걸 깨닫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네요

돈은 의식주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좋은 것이예요

하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 즉 가족의 정신적 가난
성숙하지 못함은 절대 돈으로 해결되지 않음을
이제서야 깨달아요
오히려 돈이 독이되어
문제가 악화되어 미치도록 괴로웠어요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돈이 생겼는데 나는 왜 불행하냐고 무식하게
신에게 따져물었던 과정도 있었어요
없는 사람들 무시하고...
심지어
가르치려들고...

저 이럴려고
결혼이 늦어지고 있었나봐요

요즘 정신도 맑아지고
사람보는 눈도 조금씩 생깁니다...

정신적 건강함이 돈보다 중요하며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극단적인 가난으로 자신을 몰고가지도
않아요

돈이 좀 적어도
분수에 맞게 계획하고 살고 작은일상에도
감사함을 가지고
남탓 환경탓할 시간에
현실과 부딪혀 이겨나가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빈곤층은 벗어나게 되더라구요
주변 사람들 보고 느낀거예요

밤늦게 배터지게 먹어대고
냉장고에 세달된 우유, 고기 썩은 음식 꽉꽉채워놓고
단거리도 자가용 끌고다니고
이유모를 우울감에 투덜대고
분노와 화를 컨트롤 못하고
타인에 세심한 배려 없고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격떨어지는 단어 사용으로 타인에게
감정적 상처주고
서로 아끼고 배려하고 사랑하지 않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게 해주신 신에게
감사하기를 소홀히 하며
청소를 게을리하고
남에게 책임전가하는것에 무뎌지고
시간약속 잘 안지키고....
청결에 무개념하고.
교만하고 겸손하지못하고
우월감에 현실자각못하는

내 부모로부터 배워온
내몸에 익숙한 정신적 미숙함이
모든 우울감과 대인관계 및 슬픔의 원인이었다는 것

그런것들은 돈으로 해결되는 류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돈이 좀 없어도
화목하고
절제할줄알고
나를 존중하면서 타인도 존중할줄 아는 마음을
가진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그동안 제 삶은 딱 미성숙한 졸부 그자체였어요
IP : 49.175.xxx.1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군자란
    '16.7.13 2:45 AM (76.183.xxx.179)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부러움을 전하며.....

  • 2. 자연이
    '16.7.13 3:03 AM (49.175.xxx.13)

    가난한 유년기고백에
    왜 부끄러운거냐고
    반문했던 남자가 있었는데

    정말 창피해서
    정신이 건강치 못하다고
    얘기는 못했고

    니가 가난을 겪어봤냐고
    되레 화를 냈어요

    아직도 지인들에게 가난한 기억은 얘기할수 있지만

    정신이 건강하지 않은 가족과 제 유년기는
    도저히 오픈 할 용기가 안납니다

  • 3. ..
    '16.7.13 3:07 AM (112.148.xxx.2)

    이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 원글님 통찰과 혜안의 경험으로 두고두고 읽어보고 싶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젠 행복해지세요.

  • 4. 근데
    '16.7.13 3:20 AM (117.111.xxx.212) - 삭제된댓글

    돈이 있어야 정신적인 고민도 시작돼요. 아니면 생계에만 급급하게 매달리게 되지 않나요?

  • 5. 에혀
    '16.7.13 3:27 AM (123.214.xxx.92)

    경험이 녹아있는 좋은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 6. ;;;;;;;;
    '16.7.13 3:37 AM (222.98.xxx.77)

    이글 때문에 로긴했어요.
    저희는 원글님 처럼 극한의 가난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물질의 결핍을 겪으면서
    부모님의 성향상
    저희 형제가 어른이 되도록 양육이 되지 못했고
    결국은 가족전체가
    힘들어요.

    부모님은 성실히 죽도록 열심히
    가정을 지켰는데

    애석하게도 가족의 교감과 유대가 없어서
    한집에 살아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제가 특히나 더 힘들어서
    이런 저런 노력도 하는 중인데
    근본원인을 막연히 짐작은 했는데
    원글님 글보니 이해가 가네요.


    요며칠 분탕같은 게시판 글들중에 제일 와닿네요.
    지우지 마시고 저같은 사람들 많이 보면 좋겠어요..

    극복하시고 혜안으로 멋진 남자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 7. 무아
    '16.7.13 3:40 AM (219.251.xxx.78)

    아주 늦은시간에 들어와 보니 저에게 맞는글들이 많네요~~
    잠을 못이뤄서 아쉽지만 얻고 생각할수있는 글들이 좋네요

  • 8. ;;;;;;;;;;;;
    '16.7.13 3:45 AM (222.98.xxx.77)

    하루종일 돈돈돈으로 도배된 게시판에서 모처럼 좋은 글 만나서 위안받습니다.

  • 9. fff
    '16.7.13 3:46 AM (211.199.xxx.34)

    82에서 모처럼 보는 글같은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

  • 10. ...
    '16.7.13 3:56 AM (74.111.xxx.121)

    가난하지 않아도 마찬가지 같아요. 부유한 정도에 상관없이 인간 사이에 서로 소통하지 못하면 그 집안은 불행의 씨앗을 품게 되더라구요. 항상 적당히 먹고 살던 집에서도 자식들 공부며 취업이며 집안이 잘되면 사람이 의기 양양 해지고 눈도 높아지고 어느 사안에 대해서도 기준이 높아져서 가진 것의 고마움을 잊어버리게 돼요. 현재 가난한가, 현재 부자인가...아무것도 상관없고 내일의 나는 매일 매일 내가 만드는 것인데 다들 자기 자신은 늘 옳다고 믿기 쉽거든요.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 제일 망가지기 쉬워요. 원글님은 뒤돌아 볼 줄 아니 이제 또 다른 차원으로 성숙해지시겠어요. 저도 노력합니다.

  • 11. 가난보다 더무서운건
    '16.7.13 7:13 AM (211.52.xxx.165)

    가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 12. sunny
    '16.7.13 9:30 AM (124.49.xxx.73)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아침에 곱씹어서 읽어봤어요 ^^저에게 깨달음과 지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친정은 100억대 부자였지만 지금은 가난함니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도 가끔 아빠하며 팔짱끼고 걷는 딸들보명 참 부럽습니다 . 저도 원글님글보고 남편이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살면 가난은 절대 다가오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제 마음을 가다듬어요 감사합니다^^

  • 13. sunny
    '16.7.13 9:31 AM (124.49.xxx.73)

    원글님 좋은글 감사해요

  • 14. .....
    '16.7.13 10:33 AM (110.9.xxx.86)

    원글님 화이팅~

  • 15. 고맙습니다.
    '16.7.13 11:32 PM (184.152.xxx.124)

    항상 정신적으로 목마르고 갈증나고 하는 원인을 되돌아 보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저도 글쓰신분 처럼 오랜 세월 정신적으로 정서적인 궁핍으로 말못할 우울감을 안고
    살아 왔는데..........왜 그렇게 힘들어야 했는지.......솔직하고 리얼한 님 글 읽으면서
    내가 가진 아픔, 고민, 우울이 감정이입이 되어 나도 누군가에게 자신있게 내 상태를
    나의 히스토리를 가감없이 부끄럼 없이 다 오픈해서 치유 하고 싶네요.
    어떤 정신과 의사가 이렇게 글로라도 솔직하게 자기 마음 상태를 담담히 객관적으로 써보는게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지름길이라고 일기를 자주 쓰는 습관이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데
    도움되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구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의외로 글쓰신분 같은 분 많은데.............이 글 읽고 많은 도움 될 것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7544 커피 좋아하시는분들은 어떻게 드세요? 10 .. 2016/08/17 3,211
587543 직수형정수기가 좋은가요 1 코디가 2016/08/17 1,298
587542 bmw 타시는 분 자동차극장 가보셨어요? 3 ... 2016/08/17 3,184
587541 혹시 이런 병이 있나요 창문을 열었다닫았다 하는거요 5 ㅇㅇㅇ 2016/08/17 1,586
587540 제육볶음에 양배추 대신 알배추 넣어도 괜찮을까요? 11 미리감사 2016/08/17 2,278
587539 씁쓸하네요 2 ... 2016/08/17 1,031
587538 누수때문에 미치겠어요 12 누수 2016/08/17 6,519
587537 여자는 나이먹으면 어떻게 돈버나요? 17 ㅇㅇㅇ 2016/08/17 7,395
587536 패키지여해시 단체식중독이면 13 여행좋아 2016/08/17 1,338
587535 고아로 살던 3형제에게 6억 생기자 친모 나타나. 29 ........ 2016/08/17 7,179
587534 다이아반지 셋팅 어디 맡겨야 할까요 6 ㅡㅡ 2016/08/17 2,249
587533 편의점에 특정제품사면 끼워주는거 9 편의점 2016/08/17 958
587532 "행자부 장관 고소".."대통령·국민.. 1 ... 2016/08/17 670
587531 포도는 어떻게 먹나요 ?? 6 포도 2016/08/17 1,604
587530 강아지 눈이 노랗게 차오르는데.. 10 냉정열정사이.. 2016/08/17 1,623
587529 다이슨 무선청소기 쓰시는 분들께 궁금 16 ㅇㅇ 2016/08/17 3,943
587528 유기그릇 직화가능한가요? 4 몽쥬 2016/08/17 1,462
587527 보통 친척간 사이 그런가요? 9 ㅇㅇ 2016/08/17 2,363
587526 영국사람들 설거지 이렇게 안하나요? 12 2016/08/17 6,205
587525 6살딸 심리상담 받아야 할까요? 4 아이심리아시.. 2016/08/17 1,570
587524 매달 조금씩 기부 가능한 어린이. 동물 보호 기관 어디가 좋을까.. 3 . 2016/08/17 402
587523 여름이면 배탈 잘나는 팔순할머니께 홍삼 괜찮은가요? 1 ㅇㅇ 2016/08/17 667
587522 전기 검침일 22일..화딱지 나요 12 전기 2016/08/17 3,666
587521 성인 3인가족 2개월에 한 번씩 내는 상하수도 요금 부탁드릴게요.. 7 ........ 2016/08/17 1,068
587520 교통사고 처리에 관해 질문드려요 1 단팥빵22 2016/08/17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