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쁜남편이 오늘은 참 밉네요.

dalco 조회수 : 1,361
작성일 : 2016-07-12 22:28:09

우리나라 직장인들 다 바쁘지요?

워낙 퇴근 시간 개념도 희박하고 회식도 많구요.

본인이 조절하려고 애쓰고 주말에는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평일엔 아이와 둘이 보내야 하는게 이제 좀 지치려고 하네요.

 

바빠서 얼굴이 헬쓱해지고 입맛도 없어하니 안쓰러워 아침은 정성껏 차려줍니다.

간식도 챙겨주고 힘내라 웃으며 출근 시키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면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오늘은 혼잣말로 지겹다 소리가 나오는데 스스로 놀랐네요.

아이가 엄마 기분 살필정도로 표정이 어두워지기도 하구요.

저는 프리랜서라서 일주일에 2일 고정적으로 나가고 다른 요일은 아이 어린이집 간 사이

집에서 일을 합니다. 밤에도 하구요.

그러니 집안일과 양육은 자연스럽게 제 몫이 되더라구요.

아이 하원시켜서 재우기 까지 평일에는 당연히 아빠를 못 봅니다.

아침에 잠깐 일어나서 같이 식사하는게 평일 아빠 몫의 전부예요.

그러니 아이도 아빠를 늘 그리워 합니다. 같이 있을 때는 정말 자상한 사람이거든요.

 

남편 미워하게 되는게 싫어서 청소는 도우미 분 도움을 받고 반찬도 아이꺼 따로 아빠거 따로

하다가 그냥 싱겁게 만들어 다 같이 먹고 일도 많이 줄였어요.

그런데 몸이 피곤한게 제 우울함의 이유가 아니였는지 좋아지지 않네요.

생각해보니 제가 많이 외로운거 같아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같이 늦으니 밖에서 데이트 하듯 치맥도 하고 들어오고

늦게 들어와도 서로 얼굴 보고 잠깐이라도 이야기 하고 잠들곤 했는데

아이 키우는 5년 동안 그런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고 어쩔 때는 남편 얼굴이 갑자기

낯설 때도 있네요.

남편은 아이 다 키우고 둘이 조용한 곳에 가서 집 짓고 살면서 여행다니자 하는데요.

그 때까지 제가 지금만큼 남편을 좋아할까요? 남편도 제가 그 때까지 소중하고 좋을까요?

저는 이제 좀 자신이 없어져요. 이렇게 얼굴 못보고 서로의 추억이 없는 관계가 가족이라 할 수

있나. 이런 생각까지 들고 속상합니다.

제가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사랑타령 하고 있는건지. 오래 살다 보면 안 들어와라 싶은 날이 온다고

하시던데 아직까지는 좀 일찍 와서 같이 저녁 먹고 산책도 하고 아이도 같이 재우고 둘이 맥주도 한잔

하고 그러고 싶어요. ㅠㅜ

자꾸 혼잣말로 사라지고 싶다거나 지겹다라는 말을 하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82에라도 넋두리하고

정신 차리려구요.

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IP : 14.39.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라...
    '16.7.12 10:37 PM (101.181.xxx.120)

    편들어드리기가 참...

  • 2. 저도 완전 공감이요.
    '16.7.12 10:49 PM (68.80.xxx.202)

    그런데요.
    그러다 아이 크고 시간 여유로워지고 나도 혼자 노는 요령과 즐거움이 생기고, 느끼다보면 여태껏 가족 먹여살리느라 애쓰는 남편이 새삼 안스러워지고 그러다보면 긍휼한 맘도 생기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이만큼 살아온 거에 대해 상대방에게 고맙고 미안한 맘이 생겨서 동지애랄까 여하튼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내 남편, 내 아내가 최고다란 맘이 저절로 생겨요.
    같이 있을때 자상한 남편이라면서 그 남편이라고 가족 놔두고 일하러 나가고 싶겠어요?
    아이가 엄마 손 필요없을 때까지, 은퇴할때까지 각자의 자리 지키며 최선을 다해 사세요.
    그러면 되요.

  • 3. 네..
    '16.7.13 1:10 AM (124.49.xxx.195)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시간이 더 흐르고 흐르다보니, 같이 나이를 먹고 있고,
    문득 남편의 삶도 측은(?)해지는 시기가 오더군요.측은지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7855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이혼을 해야 할 것 같네요 11 웃자 2016/07/18 7,011
577854 척추 전방위 전위증 아시는 분 계시나요 ㄴㅇㄹ 2016/07/18 1,374
577853 제주렌트카 양심적 4 제주 2016/07/18 2,195
577852 신장위에 있는 부신제거수술 문의요 17 원하는대로 2016/07/18 5,645
577851 초등3학년 수학 문제집 추천해주세요~ 냥냥 2016/07/18 1,609
577850 진로캠프 보내보신 분들 계신가요..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돼.. 중딩 아들 2016/07/18 390
577849 대출 15년 상환 30년 상환 뭐가 낫나요? 2 2016/07/18 2,427
577848 트윗탐라보다 영동고속도로 사고 봐버렸네요.ㅠ 4 ㅇㅇ 2016/07/18 2,916
577847 봉평터널 2 아휴 2016/07/18 1,979
577846 한국사람들 의료정보가 미국 빅데이터 기업에 팔렸다네요 2 빅데이터 2016/07/18 1,174
577845 동치미에 나오는 김경화 아나운서 시댁이 2 나야나 2016/07/18 15,562
577844 영어문법책하나 소개해주세요 과외선생님들 5 문법책 2016/07/18 1,684
577843 자기 피부를 아는게 먼저 3 짧은 지식 2016/07/18 1,284
577842 보스턴~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빨간머리 앤의 고향)로 렌.. 2 ㅇㅇㅇ 2016/07/18 1,536
577841 고3 예체능 준비생 무단조퇴 괜찮은건가요? 11 고3맘 2016/07/18 9,636
577840 모기향 정말 신기하네요 7 모기 2016/07/18 3,838
577839 티비 볼 때마다 베게를 높이했더니 3 목아파요 2016/07/18 1,788
577838 친구가 없어져가요.. 11 ... 2016/07/18 4,371
577837 심리상담치료 괜찮은곳 없나요? 6 2016/07/18 1,414
577836 아이가 mp3인지 mp4인지 사달래요, 프리이즈~~ 3 /// 2016/07/18 766
577835 운전하면서 딴짓하는 것들 다 처벌해야해요. 14 운전 2016/07/18 3,516
577834 데스크탑에서요...네트워크 연결에서 1 ㅠㅠ 2016/07/18 438
577833 벽걸이 에어컨 이사후 설치비 얼마나 하나요? 7 올해 2016/07/18 3,130
577832 매력,누군가에게 애정어린 관심 받는것이 최고 3 2016/07/18 2,049
577831 흑설탕 광대승천 후기 ( 흑설탕 얘기 보기싫은분들은 패스해주세요.. 23 .. 2016/07/18 6,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