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詩) 아침에 시한술 - 내려갈 때 보았네 그 꽃

시가조아 조회수 : 1,266
작성일 : 2016-07-06 04:58:34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풀꽃)
마음을 헤아리는 것보다
차라리
해변에 앉아
모래알의 숫자를 헤아리는 게 더 쉽겠다

(윤보영/모래와 바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울려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는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수선화에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의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내가 사랑하는 사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흔들리며 피는 꽃)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너에게 묻는다)
시커먼 것이 들어와
나를 맑게 채우는 걸 보니
겉만 보고 판단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

(박치성/블랙커피)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이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하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가고 싶다,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는 않겠다, 라든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봐
한쪽 면이 뜨거워지면
그 뒷면도 함께 뜨거워지는 게 양철 지붕이란다

(안도현/양철지붕에 대하여)
IP : 160.13.xxx.3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빛속에
    '16.7.6 8:09 AM (211.34.xxx.163)

    교보문고에 걸려 있던 '흔들리지 않고 ...'가 도종환 시였어요? 접시꽃 당신은 감흥 전혀 없었는데 담쟁이도 그렇고 흔들리며 피는 꽃도 가슴에 많이 와 닿아요.

  • 2. 영양주부
    '16.7.6 8:37 AM (121.253.xxx.126)

    아침 좋은시~
    감사해요^^

  • 3.
    '16.7.6 11:36 AM (223.62.xxx.56)

    좋은시감사해요

  • 4. 융프라우
    '16.7.6 12:17 PM (118.219.xxx.20)

    좋은시 감사합니다
    읽고 또 읽고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4033 오미희씨는 머리 가발인가요? 3 왜? 2016/07/06 3,871
574032 생리양이 많이 줄어든거 같은데 폐경이 2 가까이 온건.. 2016/07/06 2,047
574031 여자전문직많아질수록 파탄주의로 가요 9 .. 2016/07/06 3,427
574030 월세내는니 차라리 8 ㅇㅇ 2016/07/06 3,193
574029 머리카락도 노화오나요?? 8 ㅎㅎ 2016/07/06 2,297
574028 살면서 지진 몇 번 느껴보셨어요? 11 공포 2016/07/06 1,344
574027 개똥이 열심히 살아보기로 살아내보기로 했습니다 4 . . . 2016/07/06 767
574026 강정호 성폭행 혐의로 조사 중 14 야구 2016/07/06 6,619
574025 이정현과 언론탄압, 그리고 조응천과 면책특권 9 길벗1 2016/07/06 835
574024 박근혜는 바지사장. 주식회사 대한민국. 헬조선의 미래는? 6 박노자인터뷰.. 2016/07/06 1,055
574023 울아들 지주막낭종이라 하는데 보험회사 고지해야하죠? 6 삼다수 2016/07/06 2,091
574022 심근경색과 협심증의 차이가 뭘까요? 4 2016/07/06 3,870
574021 오늘 뭔일 있나요? 5 운전자 2016/07/06 3,155
574020 녹취록들었는데..국회의원이라고 다똑똑한건 아닌듯 6 ㅇㅇ 2016/07/06 1,271
574019 크록스 레이웨지는 낮은굽은 없나요 1 ㄷㄴㄷㄴ 2016/07/06 1,386
574018 일본 아베.. 박근혜에게 소녀상 이전 확인 재차요구할듯 1 전범손자와독.. 2016/07/06 626
574017 딱 동감하는것 몇개있네요 4 부동산글 2016/07/06 1,378
574016 오늘 서울경기는 밤부터 비오려나요 2016/07/06 794
574015 ‘자위대 창설 행사’ 대한민국 수도에서 왜 하나 6 후쿠시마의 .. 2016/07/06 880
574014 매를 부르는 자녀의 행동 어떤 게 있나요? 19 질문 2016/07/06 3,832
574013 중1시험끝나고 학원들 보내시나요? 10 아침 2016/07/06 2,367
574012 푸켓, 발리, 보라카이, 태국파타야, 오키나와 , 계림 4 여행 2016/07/06 2,423
574011 장마라서 매일 습기가 가득해요. 곰팡이문제 9 후텁지근 2016/07/06 2,968
574010 청해진해운 세월호 도입이유.. 제주해군기지 4 제주해군기지.. 2016/07/06 1,086
574009 (펌) 이런사람이 부동산 고수죠 4 은둔고수 2016/07/06 4,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