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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왕따 얘기하니 떠오르는 아이

DhkdEk 조회수 : 3,091
작성일 : 2016-06-09 01:19:43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을 한 아이인데..그당시 저희 중학교가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있는 곳이어서 애들이 다들 비슷비슷했어요. 그런 중에 그 아이가 좀 눈에 띄었는데 키도 엄청 작고 심한 곱슬에 피부도 안좋고 옷도 좀 이상하게 입고 다니고 목소리도 하스키하고...어린 제 눈에도 좀 부모님이 신경 안쓰시네 싶을 정도..성격도 좀 별난 구석이 있어서 지금으로 하면 딱 왕따 당하기 쉬울만한 아이였을 거 같아요. 실제로 중1때 안좋게 지냈다고 하기도 하고..
암튼 2학년이 되고 당시에 매달 뽑기로 자리를 바꾸는 제도였는데 당시 부반장이었던 저에게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미안한다 ㅇㅇ와 너는 계속 짝을 하면 안되냐고 ㅡㅡ 모범생이었던지라 대꾸도 못하고 그러겠다하고 일년 내내 짝궁에 젤 앞자리에 앉았었네요 전 키도 큰데 ㅡㅡ
제가 좀 활달한 편이어서 그런 부탁을 하신거 같은데 그때문인지 저희 학년에서는 큰 문제없이 잘 보내고..연말에는 그 친구가 장문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무려 저에게만 보내는 영광까지..
난 왜 맨날 제랑만 짝해야 하나 은근히 속상한 작도 많은데 그래도 뭔가 뿌듯한 기분이 아직까지 남아있네요. 30년도 전에 일이..그 선생님도 나름 현명한 결정을 하신 것 같고.
그러고보니 중3이 돼 반이 바꼈는데 그 아이가 같은 반 여자아이들에게 집단으로 맞고 있단 얘기듣고 2학년때 아이들과 우르르 가서 구해준 일도 있었네요. 그 뒤론 저도 고등입시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지내며 잊고 있었는데 문득 그 아이는 뭐하고 살고 있는지 잘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IP : 39.7.xxx.9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16.6.9 1:33 AM (183.100.xxx.240)

    도움을 받은 사람보다
    도움을 준 사람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해요.
    선생님도 두 친구를 서로 돕고 보호하고 한거 같구요.
    그 친구도 가끔 원글님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 2. ...
    '16.6.9 1:36 AM (121.143.xxx.125)

    원글님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제가 다 고맙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술 먹어서 횡설수설하는데...
    아무튼 참 고맙네요..

  • 3. hanna1
    '16.6.9 1:42 AM (58.140.xxx.120)

    선생님이 참 배려심이 좋으셨네요
    원글님도 착하시고~
    세상이 두분만 같으면,,왕따걱정은 사라질듯한데요..

  • 4. 늘 느끼지만
    '16.6.9 1:58 AM (74.101.xxx.62)

    왕따는 선생님들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예방 가능한 일이예요.
    근데 제 경험과 기억에는
    선생님들이 왕따를 방치하고, 심지어 어쩔땐 왕따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장했던거 같애요.

  • 5. ㅇㅇ
    '16.6.9 2:27 AM (49.1.xxx.59)

    원글님 복 많이 받으세요

  • 6. 중1딸맘
    '16.6.9 3:00 AM (58.127.xxx.5)

    원글님 고마워요~ 그 아이에게 힘이 되었을거에요~

  • 7. 고등학교때
    '16.6.9 5:30 AM (175.223.xxx.238) - 삭제된댓글

    누구의 부탁도 받지 않고 정말 친했던 장애인 친구 둘과 함께 한 아이를 위해, 비슷하게 행동했었어요.
    성인이 돼서는 모임에서도 한사람이 빠지면, 빠진 사람 뒷담화하면서 분위기 몰아가려는걸 (은따의 시작이죠)여러번 상대의 좋은점을 얘기하면서 넘겼고요. 그런데 요즘엔 이런 일이 점점 힘들어지네요.

  • 8. 그 분은
    '16.6.9 9:00 AM (211.201.xxx.147)

    원글님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겠어요.
    어린 나이였는데 참 좋은 일 하셨어요^^

  • 9.
    '16.6.9 9:09 AM (175.223.xxx.14) - 삭제된댓글

    저도 원글님과 더불어 어릴때 생각나네요
    저희때는 다들 어렵게 살았지만 그래도 더 어려운 친구들은 도시락도 미술준비물도 방위성금 몇백원도 못내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초등 때 시골로 전학갔는데 혼자 떨어져 앉아 있던 친구가
    행색이 그야말로 거지차림이였어요
    제가 그 친구자리에 앉자마자 애들이 웃을 정도였는데
    그시절에는 그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네요
    도시락도 같이 먹고 방위성금도 대신 내주고 미술 준비물도 같이 나눠썼어요 소풍 도시락도 두개 가져가고
    5학년 6학년을 같은 짝을 했는데 중학교를 못갔어요
    그 친구 지금 어디서 뭘하는지 갑자기 생각나네요
    잘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 10. 추억
    '16.6.9 10:56 AM (223.62.xxx.111)

    전학온 아이한테 반애들이 텃세부리고 은따일때
    제 짝이랑 같이 점심 같이 먹어주고 편들어줬는데.
    그 뒤로 애들이 조심했던거 같아요.그때까지만 해도
    따돌림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었어서.
    그 친구가 졸업때 선물준것도 기억나네요.

  • 11. 12
    '16.6.9 12:19 PM (211.193.xxx.74)

    원글님 참 고마우신 분이네요 행복하세요

  • 12. 어머
    '16.6.9 2:28 PM (220.71.xxx.23)

    원글님 복 많이 받으시길....

    저도 아이 중2 담임쌤 보면서
    왕따는 선생님의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반 분위기 최고였고 왕따 없이 다들 잘 어울렸고
    모르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더군요.
    선생님의 사랑이 진심인지 대충인지.

  • 13. 저도
    '16.6.9 7:02 PM (219.248.xxx.135)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원글님처럼 제가 대단했던 건 아니고 학기초 함께 도시락 먹던 아이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서 한 아이만 왕따 시키더라구요. 저도 이미 다른 그룹에서 도시락 먹었는데 그 아이 혼자만 밥먹는게 너무 안되어 보여서 나 오늘부터 여기서 밥먹는다. 하고 그 아이랑 학년 바뀔때까지 밥먹고 때로는 저랑 친한 다른 아이들도 와서 함께 먹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저는 계속해서 친하게 지낸게 아니라 점심시간에 딱 도시락만 같이 먹었어요. 저도 제 친구들이 있었으니 왕따랑 같이 다녀서 왕따당하기 싫었어요... 나름 용기를 낸게 도시락까지였어요. 그 아이는 제가 고마웠을까요 야속했을까요 지금 어디서 뭘 할까요 결혼은 했겠지요? 아이도 낳고 평범하게 잘살고 있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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