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어린 예비 선생님들이 상처를 입지 않아야 하는데!

꺾은붓 조회수 : 1,255
작성일 : 2016-04-09 20:14:54

    저 어린 예비 선생님들이 상처를 입지 않아야 하는데!


  두 개의 배경이 있습니다.

  1. 필자는 1948년생으로 충남 당진군 송악면(현재는 당진시 송악읍)가학리라는 촌마을에서 똥구멍이 찢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똥구멍이 말라붙게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송악면의 면소재지인 기지시리에 있는 기지초등학교에서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온 가족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어머니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서울 왕십리로 올라와 무허가 움막집에서 왕십리(마장동)에 있는 동명초등학교로 전학을 하였습니다.

  그 기지시리는 윤년이 드는 해에 벌어지는 “기지시리 줄다리기”가 500년 이상 지속되는 마을로 기지시리줄다리기는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줄다리기의 본고향이며, 지금은 매년 줄다리기 행사를 하고 있으며 TV에서 줄다리기를 선전도 하고 하니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당시 필자가 전학한 동명초등학교의 3학년인가 4학년 담임선생은 한 마디로 잘라 말해 “선생님”이 아닌 “선생놈”이었습니다.

  공개된 지면이라 더 이상 필자의 감정을 고대로 담은 막된 말로는 표현 수 없고, 그냥 “선생놈” 정도로만 표현하겠습니다.

  촌지를 밝히는 정도가 아니라 “쇠갈퀴”였습니다.

  어쩌면 이명막이 그 선생놈의 수제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가 촌지를 건네주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눈에 띄는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노골적으로 천당과 지옥과 같은 차별대우를 하였습니다.

  어린 가슴에 그 노골적인 차별이 가슴에 맺혀 지금도 그 선생은 도저히 “선생님”으로 부를 수가 없는 “선생놈”입니다.

  비슷한 경험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 “선생놈”은 수많은 동심의 가슴에 평생을 두고 잊혀 지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겨, 그림자도 밟지 못하고 임금님과 부모님과 동격이라는 “선생님”을 “선생놈”으로 부르게 만들었습니다.


  2. 필자의 4촌 여동생은 교육대학에 재학 중 “촌지거부”가 시발점이 된 <전교조>의 1세대 선생님입니다.

  박정희가 최후의 발악을 하던 유신말기로서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보부와 사정당국에 고대로 밀고하는 교수가 사촌여동생의 담임교수였으며, 제 표현대로 하자면 그 교수는 “교수님”이 아닌 “교수놈”이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그런 교수를 필자와 같이 “교수놈”이 아닌 “유신교수”로 불렀습니다.

  우리 전교조가 어찌 탄생되었고, 그들이 겪었던 수난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 깊은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필자가 겪었던 “선생놈”과 “교수놈”의 다른 점이 있습니다.

  필자의 담임이었던 선생놈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유신교수(교수놈)는 죽기 전에 이미 초등학교 선생으로 재직하고 있는 제자들을 병상에 불러 놓고 “내가 잘못 했다.”는 유언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났다 합니다.


  선생놈은 어찌 뒈졌는지?

  아마 지금쯤은 백골이 진토 되지도 못하고 화염지옥에서 365일 24시간 영원히 담금질을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들어 주말이면 비슷하지만 오늘(4월 9일 토요일)도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서울 시내 중심부에서는 수많은 집회와 시위가 있었습니다.

  그 수많은 집회와 시위 중 저를 가장 잡아끄는 것이 초등학교 예비 선생님들인 <초등 예비교사 총궐기>집회였습니다.

  전국의 초등학교 예비 선생님들인 교육대학재학생들이 서대문 독립문 앞에 모여 집회를 갖고 시가행진을 하여 오후 3시쯤 청계천의 <한빛 광장>에 모여 마무리 집회를 하는 행사였습니다.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앞 광장을 오가며 시간을 때우고 나서 오후 3시쯤 한빛광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때 막 교육대학생들의 시위대가 서울시청을 옆구리로 끼고 한빛광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집회와 시위의 제목이자 슬로건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폐기 및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전국 초등 예비교사 총궐기”였습니다.

  무슨 군더더기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우리 교육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입니다.

  내 어릴 적 아픈 기억과, 4촌 여동생이 겪은 수난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전국에서 서울로 올라오느라 고생을 하였고, 독립문에서 한빛광장까지 긴긴 시가행진에 지쳤을 “참교육”을 바라는 어린 예비 선생님들을 어떻게든 위로를 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거리에 있는 박스 하나를 찢어 즉석에서 휘갈겨 썼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암담하지만 해맑고 지혜로운 예비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니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 보입니다.

  참교육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손주 놈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내겠습니다.”


  하고 휘갈겨 써서 그들이 한빛광장으로 모여드는 모퉁이에 서서 그들에게 보여줬습니다.

  예비 선생님들이 박스판때기에 휘갈겨 쓴 글을 읽으면서 의아해 하던 표정이 미소 짓는 얼굴로 변하고, 미소 짓던 얼굴이 해맑은 웃음을 짓는 모습으로 변하고, 끝내는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감사합니다.”고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하고 더러는 휴대전화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그들이 내게 감사해 할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에게 감사해 해야 할 일입니다.

  저런 선생님들만 있다면 우리 교육 걱정할게 무에 있겠습니까?


  아-!

  저 어린 풋내기 예비 선생님들이 가슴에 상처를 입지 않고 올곧은 선생님으로 쭉- 쭉- 자라나 다산 정약용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선생님들이 되어야 할 터인데!

  어찌 되려는지?

  

IP : 119.149.xxx.5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4.9 8:25 PM (110.70.xxx.245)

    고맙습니다.
    행동하는 양심.
    고맙습니다!!!

  • 2. 화이팅
    '16.4.9 10:05 PM (182.209.xxx.49) - 삭제된댓글

    서울 모모학교. 선생님들 성품 개개인 훌륭하시고 아이들 개인의개성을 다 존중해주시고 하나하나를 정말 잘되라고 안보이는 뒤에서 학생을 격려해주는게 늘 느껴지는학교 아이가 졸업했는데 제대로인사도 못드리고왔는데 너무 아쉬워요 담임이셨던 세분과 교과목선생님들 모두 홧팅입니다!!!

  • 3. 화이팅
    '16.4.9 10:06 PM (182.209.xxx.49) - 삭제된댓글

    서울 모모학교. 선생님들 성품 개개인 훌륭하시고 아이들 개인의개성을 다 존중해주시고 하나하나를 정말 잘되라고 안보이는 뒤에서 학생을 격려해주는게 늘 느껴지는학교 아이가 졸업했는데 제대로인사도 못드리고왔는데 너무 아쉬워요 담임이셨던 세분과 교과목선생님들 모두 홧팅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3235 심심해서. 최고 드라마 투표해주세요 00 12:38:24 30
1743234 고가 위스키 5천여병 밀수입한 교수·의사들…41억원 추징 ㅇㅇ 12:37:42 87
1743233 분양 받은 강아지가 아파서 병원 가신다고... 1 오매불망 12:33:12 219
1743232 애만 가면 되는데.... 0011 12:30:28 187
1743231 자전거 타고 시장 가려하는데… 3 이 햇볕에 12:26:21 250
1743230 글루콤 장기복용 안 좋나요? 3 진짜 12:25:55 240
1743229 "~적으로" 거슬리게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3 ㅇㅇ 12:23:09 323
1743228 에어컨등 전자제품 사놓고 활용 안 하는것도 돈낭비 아닌가요? 2 .. 12:23:03 132
1743227 뉴욕 맨하튼 분식집 소개요. 1 유리지 12:21:13 307
1743226 이사 후 에어컨 설치 3 에어컨설치 12:18:27 274
1743225 요점정리를 안하면 머리에 남질 않아요 2 뎁.. 12:18:00 261
1743224 공공시설에서의 행동 (특히 도서관) 3 공공 12:16:17 347
1743223 시간보는 용도로만 쓸 시계 추천 좀 부탁드려요 3 시계 12:14:47 147
1743222 햇빛 너무 밝으면 두통 오는 분 있나요 6 두통 12:12:40 240
1743221 동남아에서 절반씩 사는 거 어떨까요 12 ..... 12:12:32 696
1743220 오늘 날씨가 1 .... 12:11:34 370
1743219 하루종일 공부만 하는 아이 vs 하루종일 잠만 자는 아이 4 ........ 12:09:03 490
1743218 대안이 없어 입을 다무는 편인데요 3 .. 12:07:20 469
1743217 외국에는 버거킹이 맛있나봐요 2 .... 12:04:44 526
1743216 과일포장제 일반쓰레기에 버리나요? 4 일반 12:03:17 375
1743215 윤통이 잘못했지만 침대같은건 서울시장 집무실에도 있었어요 24 윤통 12:02:50 1,414
1743214 겸공 정정래 넘 웃겨요 8 ㄱㄴ 11:59:29 1,038
1743213 염정아 드라마 나와서 보는데 7 .. 11:59:22 1,231
1743212 김거니, 최근까지 비화폰 한 대 사용하고 있었다 2 ㄱㅈㄴㅈㄹ하.. 11:58:42 882
1743211 50대 여성 2명 살해 후 투신한 창원 50대 남성 3 11:58:13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