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거 뭐죠..주토피아 주제곡 들으며 울고 있어요

주토피아 조회수 : 2,051
작성일 : 2016-04-02 09:07:56

애니메이션 별로 안좋아 하는데 아들녀석이 하도 졸라서 가족 모두 보러 갔어요..

내용도 기대이상으로 좋았고 특히 주제곡 Try Everything 이 너무  좋아서 지금 유투브 찾아서 줄거리 화면과 보고 있으려니 폭풍같은 눈물이 흐르네요..

이 노래가 은근 힐링이 되네요...


저 아이 둘있는 40대 직딩아줌마에요..

중학교때 아빠가 사업이 쫄딱 망해서 아빠 친구 공장에 딸린 방한칸짜리 집에 겨우 겨우 더부살이하면서 힘들게 공부했어요. 형제가 셋이나 되고 아빤 사업실패에 대한 충격으로 곧 돌아가시고....저희 외갓집, 즉 엄마의 집안이 대대로 양반집 가문이라 엄마가 대단하신 분이었어요. 그 와중에도 우리 형제들을 무조건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결심하고 엄마의 막내 남동생인 외삼촌이 당시에 외국에서 크게 사업을 했는데 외삼촌에게 사정사정해서 방  두 칸짜리 전셋집 하나 얻고 갖은 고생을 하면서 저흴 키우셨어요.

다행히 언니가 정말 공부를 잘해서 성적이 거의 전국권이었고 서울대를 장학금 받고 들어가고(학원은 커녕 참고서 살 돈도 없어 친구들에게 참고서 빌려서 공부했어요) 저와 남동생도 그 상황에선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를 잘하는 거외엔 없었지요.

어쨋건 주변 친척들의 비아냥과 간섭(참 도와주지 않는 친척들이 말이 많았지요..위의 둘 딸은 고등학교 졸업시키고 취직시키지 무슨 대학이냐라고...)에도 꿋꿋한 엄마덕분에 3형제가 다 줄줄이 서울대 들어가고 교수, 회사원, 의사로 지금은 중산층 생활을 하고 있어요...82에서 심심하면 까이는 개천용(잘살다 쫄딱 망하고 다시 올라왔으니 개천에 빠졌다 올라온 용인가요)인 거죠...

그냥 이리 쓰니 뭐 그리 고생했다고 이딴 감상이냐 하겠지만 저희보단 홀로 세상에 남겨졌던 자존심이 대쪽같았던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저희 형제를 키웠는지...저희가 어떤 고생을 했는지 구질 구질 쓸 필요가 없어 안 쓴거구요..

지금은 이 세상에 안계신 엄마가 저희들 다 직장 잡고 비로서 고정적으로 한달에 한번 월급 가져다 드리니 폭풍같은 눈물 흘리면서 예전에 저희 어릴떄 부자가 망해도 삼년산다는 그 삼년동안 이거저거 패물 다 팔고 그야말로 동전 한푼 없는데 당장 우리들 학교가려면 밥지어 먹고 도시락 싸야 해서 단골 쌀집에 외상갔다가 거절당하곤 하염없이 앉아 있다가 마침 병원이 눈에 띄었다고 해요...

 당시엔 매혈을 했었다 해요...허겁지겁 엄마가 피를 뽑아 팔아서 손에 쥔 돈으로 쌀 조금 두부한모 사가지고 재래식 부엌 연탄불에 밥을 안치려다가 피를 하도 많이 뽑아 핑 돌아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었다는 얘길 해주더라구요.. 

우린 엄마가 고생핬다지만 그 정도인지는 몰랐으니 참 철없고 한심한 아이들이었지요...

여간 지금 저도 회사에서 곧 임원도 바라보는 높은 자리 올라갔지만 뭐랄까요,..너무 힘들게 고생해서 공부하고 이 자리까지 올라오다 보니 늘 위만 바라다보고 옆을 보거나 내 어릴때 꿈이나 하고싶었던건 다 접고 살았던거 같거든요..

근데 이 애니메이션과 노래를 듣다보니 무뎠던 감정이 북받쳐 오르나 보네요...

어쨋건 제겐 이 애니메이션과 주제곡이 인생  최고 영화가 될 듯 합니다

IP : 222.106.xxx.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4.2 9:14 AM (119.71.xxx.61)

    어머니 얘기 눈물나네요

  • 2. 주토피아
    '16.4.2 9:18 AM (222.106.xxx.9)

    ... 님.
    제가 아이 둘 키우다 보니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우리 엄마처럼 희생적일 순 없더라구요...에이 참 돌아가신 엄마 생각하니 겨우 그친 눈물이 또 나네요..

  • 3. ...
    '16.4.2 9:19 AM (211.186.xxx.176)

    요즘 뉴스에 나오는 부모들얘기에 가슴이 아픈데 어머님이야기는 위로가됩니다.우리들 어머니는 정말자식에대한마음이강하셨는데 요즘그분들이 홀대받는거같아서 가슴이 아프네요
    하늘에서도 어머님이 흐믓하실거같아요.
    저는하울의 움직이는성보고 참좋았답니다
    눈물로써 님 상처가 치유되실거예요.저도보러가야겠습니다

  • 4. 멋진
    '16.4.2 9:23 AM (119.194.xxx.182)

    원글님과 가족분들! ^^ 머리가 모두 후덜덜 좋으시네요

  • 5. ㅜㅜ
    '16.4.2 9:27 AM (220.120.xxx.66)

    아침부터 울리시네요

    가족 모두 훌륭하세요
    좋은글 감사해요

  • 6. hey
    '16.4.2 12:37 PM (1.177.xxx.201)

    님 글 읽다가 결국 눈물이 눈물이....

    볼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저도 주토피아 영화 보러가야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5397 오이소박이 만들고 남은 속재료는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까요? 2 오이소박이 2016/04/06 1,092
545396 편한 신발 구해요 6 2016/04/06 1,941
545395 다들 자신과 반대되는 성격의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시나요? 7 궁금 2016/04/06 2,593
545394 실수에 관대해지는 방법이 있을까요 5 happy 2016/04/06 1,453
545393 박근혜의 스페인어 한마디에 주 멕시코 대사의 아부 4 333 2016/04/06 2,661
545392 출근 떄 마다 모 국회의원 유세 모습을 보면 은근히 부아가 치밀.. 7 ... 2016/04/06 1,026
545391 착즙이냐 갈아마시냐 혼란스럽네요 8 혼란 2016/04/06 1,940
545390 화장하는 처자 옆에 앉았는데... 24 전철안 2016/04/06 10,640
545389 아버지와 할머니 13 눈물 2016/04/06 2,071
545388 통풍 잘되는 커튼 때인뜨 2016/04/06 715
545387 설레는 남자를 찾으려 했던게 문제같아요.. 8 ㅇㅇㅇ 2016/04/06 2,821
545386 해양플랜트發 조선 노동자 대량실직 현실화되나 2 imf의악몽.. 2016/04/06 1,349
545385 2016년 4월 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1 세우실 2016/04/06 540
545384 개인회생중인 남편과 이혼하려합니다 .. 1 궁금 2016/04/06 5,166
545383 가슴 멍울, 검사 예약 했어요. 3 멍울 2016/04/06 1,603
545382 박근혜 탄핵하기 위해 출마한 서초을 김수근후보 연설 9 대합실 2016/04/06 1,707
545381 3세 조카 살해, 사실은 처제가 친모... 급이 다른 막장이네요.. 4 ***** 2016/04/06 6,066
545380 한달에 일주일만 정상이에요 2 .. 2016/04/06 2,482
545379 외국에 사는데요... 6 혹시..농약.. 2016/04/06 2,620
545378 결국 학생부 종합이 대세 61 고등 2016/04/06 7,964
545377 자신감 없는 힘없는 목소리...어쩌죠.....이유가 궁그해요 2 dd 2016/04/06 2,279
545376 송중기..남자로 보이세요? 34 냐하 2016/04/06 7,801
545375 나 혼자 느끼는 우리나라 정당별 성격 6 이번총선 2016/04/06 1,016
545374 잘 구슬리는 법? 3 .. 2016/04/06 1,357
545373 초등 독서토론수업은 어떤 사람이 가르치나요? 3 아시는 분 2016/04/06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