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521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8253 오븐의 발효코스로 요구르트 만들면되나요?? 7 ... 2016/03/13 1,014
538252 직장다니면서 사업자등록증을 낸다면.. 1 사업자등록증.. 2016/03/13 1,517
538251 유*스토리 인테리어블로그는 어떻게 들어가나요? 1 어디 2016/03/13 975
538250 아까 인터넷에서 본 내용 말해서 의사가 빈정상해 했다던 분~ 1 아까 2016/03/13 866
538249 하얀 블라우에스에 이염된 누런 얼룩..지우는 방법 없을까요? 5 ... 2016/03/13 2,175
538248 중문과 전공하신 분들 다들 무슨일에 종사하세요? 3 ,,, 2016/03/13 1,786
538247 저를 너무 좋아해요// 요미 2016/03/13 1,237
538246 세월호 698일) 곧 2주기입니다..미수습자님,가족들이 애타게 .. 8 bluebe.. 2016/03/13 440
538245 미국은 이혼후 자녀는 일반적으로 엄마가 3 ... 2016/03/13 1,727
538244 지성미가 넘친다는 말 7 지적이다 2016/03/13 3,219
538243 립글로즈 추천 부탁드립니다 2 .. 2016/03/13 984
538242 밴쿠버와 미서부 여행. 추천해주세요^^ 3 ... 2016/03/13 782
538241 [단독] "원영이 계모, 노래방 도우미 출신".. 45 노랑머리 2016/03/13 35,909
538240 피부가 급격히 하얘지는 연예인들은 어찌된건지? 11 도대체 2016/03/13 8,169
538239 오늘 이세돌-알파고 바둑 묘수 78번째 수 11 -ㄱ- 2016/03/13 4,638
538238 버터와 마가린은 맛이 많이 다른가요? 20 버터밀크 2016/03/13 6,930
538237 아이다섯 드라마는 왜 재혼을부추기나요? 7 저거싫다 2016/03/13 3,002
538236 남편과 나 ... 2016/03/13 775
538235 모성애 부성애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부터 문제였을까요 9 ... 2016/03/13 2,930
538234 주변에 공황장애 앓는분 있나요? 1 .. 2016/03/13 1,507
538233 김종인 감싸는 표창원 진짜 재수없다 16 햇살 2016/03/13 3,077
538232 원영이 새엄마,아빠 - 이해되지 않는 점 9 이상해요 2016/03/13 4,368
538231 알파고랑 고스톱치면 인간이 많이 이기지않을까?? 14 ㅇㅇ 2016/03/13 2,375
538230 원영이는 계모의 폭행이 무서워서 욕실 바닥에 누워 있다가도 문이.. 28 와 ~~ 2016/03/13 14,580
538229 .. 29 아빠 2016/03/13 5,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