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498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1956 걸스카우트 단복 중고 가격 1 ... 2016/03/25 2,577
541955 내신 성적 백분율 표기할 때요 궁금 2016/03/25 692
541954 사업체조사원 해보신분.. 4 40대 2016/03/25 1,187
541953 옛날 드라마 첫사랑 다시 보기 하는데 8 2016/03/25 2,065
541952 닭가슴살로 너겟 만들때 닭을 씻어야하나요? 3 너겟 2016/03/25 1,174
541951 세탁 맡긴 옷이 반품됐네요... 2 뭐냐이건.... 2016/03/25 1,950
541950 가끔 영어질문하는 학생인데요 혹시 번역비에 대해 알려주실수있나요.. 6 랄라 2016/03/25 892
541949 티몬에서 1만원 할인권이 왔다고 메세지 떴어요~~~ 1 아뿔싸 2016/03/25 1,573
541948 40대이후에 취업전선에 뛰어든분들..무슨일을 하시나요? 9 ㄴㅁ 2016/03/25 4,957
541947 오래된 유모차 어떻게 처분하는지.. 3 .. 2016/03/25 1,578
541946 최근에 좋았던 여행지 추천해주세요 3 dd 2016/03/25 1,609
541945 내가 연락 안하면 먼저 연락 안하는 사람.. 60 ... 2016/03/25 36,187
541944 가구브랜드 문외한입니다 식탁 사려구요 추천해주세요~^^ 6 식탁 2016/03/25 2,833
541943 간단 화장..팁 좀 알려주세요..^^ 5 ... 2016/03/25 2,715
541942 방 모서리 벽지에 눈에 안 띄게 '가위'라고 적혀 있어요 9 2016/03/25 3,564
541941 싱크대 수전이 똑 떨어졌는데 5 aa 2016/03/25 1,546
541940 결혼사진. 아기사진들... 9 Ii 2016/03/25 2,262
541939 찹쌀떡이 변비생기나요 1 변비 2016/03/25 2,789
541938 박근혜 대통령,'프랑스 명품 전시회' 안했다고 중앙박물관장 보복.. 26 // 2016/03/25 3,936
541937 며칠전 여기서 어떤분이 먹방글 올린거 보고나서 2 먹방중독 2016/03/25 1,028
541936 재채기 하면 냄새가 나요(죄송합니다) 6 ㅡㅡ 2016/03/25 5,939
541935 혼자 잘 노는 아가 커서는 성향이 어떨까요? 12 육아 2016/03/25 2,749
541934 직장생활 오래하다보니 점심시간에 혼자가 좋아요. 6 봄봄 2016/03/25 3,661
541933 사진은 어찌 배우까요 3 봄봄 2016/03/25 806
541932 타로 맞나요? 2 타로 2016/03/25 2,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