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497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4782 마켓ㅁ 식탁등 달려고 하는데요.. 4 식탁등 2016/04/04 982
544781 40대인데 할머니 소리 들은 분들 10 .. 2016/04/04 3,503
544780 하자보수 각서 쓰는 거 좀 알려주세요 2 신경쇠약 2016/04/04 1,161
544779 두피와 등이 왜이리 가려울까요 7 2016/04/04 2,599
544778 김종인이 문재인의 호남 유세 못 하게 하는 이유라네요. 12 기가차 2016/04/04 2,650
544777 마리에 곤도 집 아니에요 5 낚였어 2016/04/04 2,851
544776 둘이 있을때랑 셋이있을때 달라지는 19 고민고민 2016/04/04 7,369
544775 미국에서 살림하실때 필요한 먹거리가~~~ 27 미국사시는 .. 2016/04/04 4,974
544774 전 이서진 씨. 혼이라는 드라마할때부터 좋았어요 7 Simpso.. 2016/04/04 2,249
544773 기분 나쁜 농담듣고 2 부부사이 농.. 2016/04/04 1,647
544772 교통사고 후 궁금점 5 블리킴 2016/04/04 1,131
544771 절에서 살아보신 분 계신가요? 9 border.. 2016/04/04 3,090
544770 끔찍한 기억 잊는법 없을까요 18 2016/04/04 3,971
544769 정말 저 어찌하면 좋을까요 96 정말 2016/04/04 22,252
544768 배란기 출혈 1 질문 2016/04/04 2,078
544767 공공도서관에 책 가져다줘도 될까요? 7 . . . 2016/04/04 1,317
544766 공원 운동기구 이용하는분들?? 2 궁금 2016/04/04 1,411
544765 남편은 말이 없는 사람인건지, 저랑 대화하기가 싫은건지... 4 ... 2016/04/04 1,714
544764 여자가 회사에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 19 ... 2016/04/04 4,807
544763 지금 sbs 스페셜-설탕전쟁, 당하고 계십니까..방송하네요 114 달콤 2016/04/03 28,975
544762 세입자-김치냉장고 고장 10 김냉 2016/04/03 2,296
544761 아이 어릴때 돈모으기랑. 버리는 거 관련 글 보고 생각나서요.... 3 오늘 2016/04/03 1,967
544760 잠 안 오는 밤 인생은 왜 이리 긴걸까 6 맥주한캔 2016/04/03 2,264
544759 108배 하는데 무릎이 까지네요. 13 108 2016/04/03 3,234
544758 돈을 벌지 않는 남편 7 .. 2016/04/03 3,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