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세돌이 1억 번을 두어도 알파고를 이길 수 없는 이유

분석 조회수 : 3,629
작성일 : 2016-03-11 00:26:10

바둑 초반엔 알파고와 인간 고수는 비슷하게, 아니면 좀 알파고가 밀릴 수도 있다. 초반엔 경우의 수가 무한해 알파고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바둑 돌이 채워질수록 경우의 수가 점점 줄어들어 알파고가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는 영역에 들어오면, 알파고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둬 보고 승리를 가져다 줄 확률이 가장 높은 최선의 수를 계속 두기 때문에 종반으로 갈수록 승리가 확실해진다.

 

알파고는 대국 중 어느 시점 (이는 경우를 수를 역산해서 최선의 수를 찾을 수 있는 시점, 바둑 돌이 어느 정도 두어진 시점임)에 승리의 열쇠를 갖고 있는데, 인간은 그것을 못 보고 계속 두어 보다 한참후에 자신의 패배를 알게 된다.  

 

알파고의 이런 특성을 알고 인간 고수가 초반에 큰 싸움을 벌이려 해도 거기에 말려들어가지 않는다. 바둑에서, 특히 고수들간의 바둑에서 초반 몇 십 수만에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인간이라면 초반에 대패착을 둘 수 있지만, 알파고는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 긴 호흡으로 상대와 적당히 공격과 수비와 집짓기를 한 다음 돌이 점점 채워지면 자신의 뛰어난 연산력을 무기로 상대를 제압한다. 초반에는 비슷하거나 조금 앞서거나 불리한 정도지만 바둑돌이 채워지면 인간은 연산 능력의 한계로 인해 찾을 수 없는 승률이 가장 높은 최선의 수를 거꾸로 해서 찾아와 두면서 차이를 좁혀나가다가 승리를 굳히기 때문에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인간은 바둑판 전체를 놓고 몇 수 내지 몇 십 수밖에 내다 볼 수 없는 상태에서 - 그것도 모든 경우의 수를 짧은 시간에 다 따져 볼 수 없음 -  인간의 한계라고 여겨지는 경계내부(바둑판의 일부 그리고 몇 수 내지 몇 십 수 앞만 고려한 것)를 전체로 잡고 그 안에서 최선의 수를 찾고 그게 옳은 수(정수)라 보는 반면, 알파고는 주어진 시간내에 연산할 수 있는 영역에 들어오면 바둑판 전체를 바탕으로 바둑의 끝까지 미리 두어보고 자신에게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둔다. 인간은 알파고만큼 넓게 그리고 깊게 보고 온 게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수, 잘못 둔 수 등등의 해석을 한다. 한 차원 낮은 인간이 한 차원 높은 알파고의 수를 평하는 건 웃기는 일이다.

 

인간으로서  이세돌이 단 한 판이라도 이겼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내 분석의 결과는 씁쓸하게도, 천 번, 만 번, 1억 번을 두어도, 세계에서 바둑을 가장 잘 둔다는 인간 고수들 10명이 함께 머리를 써도, 단 한 판도 이길 수 없다로 나오고 있다.

 

 

 

 

 

 

 

 

IP : 211.237.xxx.14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16.3.11 12:35 AM (115.143.xxx.186)

    그러므로 그런 무지막지한 컴퓨터와 대결하는 이세돌이
    더욱 위대하게 보입니다만
    우리의 미래를 보는것 같아
    씁쓸한건 어쩔수 없네요

  • 2. 무서운거 하나
    '16.3.11 12:36 AM (14.38.xxx.136)

    특이점이 폭발하는 시기가 곧 찾아올거라지요.
    인간의 고유영역이었던 문화예술도
    어마어마하게 축적된 데이터기반으로 로봇이 패턴만 파악하면 무엇이든 만들어낼수있고요 인간의 영역을 자연스레 침범할거에요. 과학자들이 로봇을 연구해서 얻은 공통점은 인간이 로봇의 데이터를 따라올수 없게되고, 로봇이 쌓아온 어마어마한 자료를 통계로 결과를 내릴때, 이 세상에 인간은 없어져야할 존재다 라고 결론을 내릴거라네요. 과학자들이 내린 통계에요 트루. 그리고 하나 더,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이런 일이 있을거라 예상했나요? 현재 무시무시하게 발전하고있는데 인간을 대신하게될 로봇의 시대가 예상외로 빨리 앞당겨졌다네요. 일자리를 수없이 잃을거랍니다. 그 특이점이 폭발할 시기가 얼마 안남았다는거 이번 바둑의 승리로 실감합니다.

  • 3. .....
    '16.3.11 12:40 AM (211.232.xxx.171)

    딱 맞는 분석이네요
    장차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도 생깁니다.

  • 4. 제발
    '16.3.11 12:47 AM (175.223.xxx.169)

    교육혁명이 일어나야 합니다. 공장식 주입식 교육으로는 이런 흐름에 밀려나고 남이 이루는 업적을 구경만하게 될겁니다. 지금 바둑 지고 이기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린 저런 기술을 구경만하고 있다는거죠.

  • 5. 문화예술... 무섭지만 공감
    '16.3.11 12:50 AM (100.37.xxx.20) - 삭제된댓글

    대중이 편안하게 좋아할 수 있는 음의 패턴, 색과 스타일...
    진짜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파악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수 있는 예술을 '재창조' 해낸다는거,
    가능할거 같아요.

    규칙과 반복성... 패턴을 찾는다는거... 의외로 알고리듬 짜기 쉬울거 같아서 오싹.

  • 6. ㅇㅇ
    '16.3.11 12:55 AM (125.141.xxx.196)

    인간이 지금과 같은 문명사회에 살수 있는 이유도 고대에서부터 축적해온 지식의 덕분인데
    컴퓨터는 인간이 축적해온 지식을 단번에 축적하고 그걸 활용해버리니 개인의 인간은 컴퓨터를 상대로 이길수 없는 건 자명한 이치지요.
    지금은 컴퓨터가 인간의 지배하에 있어서 인간한테 유익하게 쓰일지 몰라도
    만약 미래의 어느날 컴퓨터가 그들 자신만의 사고를 틀수 있게 된다면 누가 예언한대로 인간은 동물원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르겠네요
    신은 인간을 탄생시켰고 인간은 컴퓨터를 탄생시켰다.

  • 7.
    '16.3.11 12:57 AM (116.34.xxx.96) - 삭제된댓글

    요며칠 섬뜩해요. 영화에서 봐오던 장면이 자꾸 연상되더라구요. 무섭단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 8. ...
    '16.3.11 1:10 AM (119.64.xxx.92)

    어떻게 개발했냐에 따라 다르죠. 의외로 알고리즘 짜기 쉽지 않아요 ㅎ
    체스는 최고수 사람한테 이기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바둑은 처음이라서..바둑은 그만큼 복잡한 게임이고요.
    우리가 저런 기술을 구경만하고 있긴요. 이십여년전에도 인공지능랩에서 바둑 개발했었는데 ㅎ

  • 9. 알고리즘
    '16.3.11 1:16 AM (14.38.xxx.136)

    알고리즘 짜긴 어려운거 맞는데..빅데이터 기반 기술이
    예전과 같지않아서 그게 무섭네요..

  • 10. 발음 알고리듬인데...
    '16.3.11 1:23 AM (100.37.xxx.20) - 삭제된댓글

    알고리즘이라고들 하시네요...

    알고리듬을 짜기 어려운거 맞아요. 그런데, 요즘은 빅데이터가 워낙 빠른 속도로 발달중이고, 이미 작곡프로그램이나, 그래픽디자인쪽의 프로그램은 웬만한 사람이 쉽게 배우기 힘든 기술들을 클릭하나로 해내고 있어요.
    요즘은 사진쪽, 디자인쪽, 작곡 등 ... 프로그램의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해마다 나오는 새기술들 보면 무시무시해요.

  • 11. ㄱㄱ
    '16.3.11 1:53 AM (223.33.xxx.122)

    기대하시라 앞으로의 30년은 지난 300년의 변화가 진행된다죠

  • 12. 인터뷰에서 자신있어할때
    '16.3.11 3:50 AM (117.111.xxx.208) - 삭제된댓글

    컴퓨터 알고리즘을 너무 얕잡아 본다는 생각이 ...
    알고리즘과 빅데이타의 위력을..

  • 13. 인터뷰에서 자신있어할때
    '16.3.11 3:50 AM (117.111.xxx.208)

    알고리즘을 너무 얕잡아 본다는 생각이 ...
    알고리즘과 빅데이타의 위력을..

  • 14. 탱자
    '16.3.11 5:20 AM (61.81.xxx.189)

    "알파고는 대국 중 어느 시점 (이는 경우를 수를 역산해서 최선의 수를 찾을 수 있는 시점, 바둑 돌이 어느 정도 두어진 시점임)에 승리의 열쇠를 갖고 있는데, 인간은 그것을 못 보고 계속 두어 보다 한참후에 자신의 패배를 알게 된다."

    ===> 알파고는 첯 수부터 1. 자신이 이길 확률과 2. 이 확률의 신빙성을 계산합니다.
    그러니 후반으로 갈수록 경우의 수가 줄어드니 두 번 쨰 추정치의 신뢰성이 높아지는거죠.

  • 15. ...
    '16.3.11 11:07 AM (1.239.xxx.41)

    원글님 바둑 프로세요?

  • 16.
    '16.3.13 8:40 PM (115.143.xxx.60)

    근데 이겼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5184 450대 7 중년 2016/04/07 2,096
545183 5만원 선에서 선물 뭐가 좋을까요? 13 도움구해요 2016/04/07 2,139
545182 글램팜이랑 레삐랑 6 dksl 2016/04/07 3,813
545181 반성의노래-새누리 7 개나리 2016/04/07 522
545180 내일 초등아이 개교기념일이라 학교쉬는데요 8 추천 2016/04/07 925
545179 인간관계... 가 세상에서 제일 힘드네요.. 15 2016/04/07 5,438
545178 닭육수에 등심을 넣어봤습니다. 2 ㅎㅎㅎ 2016/04/07 820
545177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1 ... 2016/04/07 553
545176 운전 무사고 이신분 계시나요? 12 치즈생쥐 2016/04/07 1,389
545175 돌잔치 대신 직계가족 식사하려구요 (장소 추천좀) 3 호도리 2016/04/07 2,897
545174 시아버지가 애 작다고 뭐라하시는데... 17 음음 2016/04/07 2,967
545173 마트에 여행용 캐리어 끌고 가면 웃길까요? 21 .. 2016/04/07 3,036
545172 직장다니는데 고양이만 혼자 집에 있어요 21 얼룩이 2016/04/07 10,058
545171 이번총선 역대급일거 같아요 14 걱정된다 2016/04/07 2,198
545170 (사진있음)와..꽃할배..사전투표 독려..4월8일9일 3 사전투표하세.. 2016/04/07 679
545169 친구 부부가 첫 애를 지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펑예) 43 아야 2016/04/07 16,235
545168 양재역 여자들 저녁모임 장소, 추천해주세요~ 12 봄모임 2016/04/07 1,682
545167 대학 자퇴는 부모동의 없이 할수있나요? 19 대학생 2016/04/07 7,370
545166 퀴퀴한 냄새나는 세탁조 청소요 ㅜㅜ 11 .. 2016/04/07 2,563
545165 초등학군 여쭤봅니다 3 ㅜㅡ 2016/04/07 758
545164 한번씩 찾아오는 위염에 좋은 약 있나요? 9 위염 2016/04/07 2,482
545163 아파트 생활하며 조심해야 될 일들 알려 주세요 12 궁금합니다 2016/04/07 1,820
545162 어떻게 매번 이렇게 속일 수 있나요? (어이가없네...) 11 한심하네요 2016/04/07 3,940
545161 요즘 주택담보대출 이율이 어떻게 되나요? 1 .... 2016/04/07 701
545160 돈이 아주 많은 사람에게 줄 선물 뭐가 있을까요? 25 선물 2016/04/07 4,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