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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 살게 되어 있는 동물

사라방드 조회수 : 3,500
작성일 : 2016-01-08 19:58:58
잉마르 베리만 작품 중에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었던 
결혼의 장면들 (Scenes from a Marriage). 

TV물로 제작되었다 해도 베리만 작품들이 다 그렇듯이 
엄청난 대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무겁고 진지한 작품입니다. 
결혼의 본질. 결혼은 인간에게 무엇을 하는가.. ;;; 뭐 이런 주제에서. 

처음 방송할 때 스웨덴에서 거리들이 텅텅 비었고 시청률이 역대급이었따나 해서, 
스웨덴 시청자들의 수준은 도대체 다들 무슨 철학박사라도 되는 것인가. 

이 작품 30년 뒤에 
Saraband라는 영화를 찍는데 (이것도 아마, 원래는 TV물로 제작되었던 걸거에요) 
결혼의 장면들.. 에서 이혼했던 부부. 그 부부가 이제 노년의 나이. 
두번째 남편과 사별한 아내가 혼자 살고 있는 전남편을 찾아갑니다. 

영화 초반에, 
전남편이 자기 근황; 같은 걸 얘기하다가, 
자기 집에 와서 일해주던 가정부 얘기를 해요. 
그러다 격분하면서 "아니 이 여자가 나와 결혼을 하고 싶어하더라고! 결혼을!" 

그 대사 그 장면이 인상적인 건, 
감히 가정부 주제에.. (돈많은 은퇴한 나를, 돈을 노리고?)! 이런 격분이 전혀 아니고 
결혼 그 자체에 대한 격한 혐오감의 표현이란 걸 몰라볼 수가 없기 때문인데요. 

베리만은 이 작품 4년 뒤, 2007년에 타계했죠. 
죽기 단 몇 년 전에도, 가짜 화해 같은 것은 하지 않았던 진정 거장 베리만... 이라고 팬들은 감격했을 장면. 

결혼의 장면들이나 
사라방드같은 결혼에 대한 진짜의 성찰. 
이런 걸 보여주는 영화들이 드라마들이 한국에서도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IP : 203.229.xxx.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국
    '16.1.8 8:16 PM (49.171.xxx.34) - 삭제된댓글

    한국에서는 볼수 없나요?
    저도 요즘 진정 결혼이 과연 인생에서 필요한가?
    진정 완벽한 삶은 혼자 사색히고 누리는 삶같아요.

  • 2. 국제
    '16.1.8 8:41 PM (223.62.xxx.179)

    영화제에서 결혼의 순간은 했었죠
    어떤 의미에서 정말 베르히만스타일이였어요

  • 3. 사라방드
    '16.1.8 8:48 PM (203.229.xxx.4)

    30대 중반 지날 즈음에 그런 생각 들더라고요.
    친밀성은 경멸을 낳는다 (familiarity breeds contempt, 예전에 어디선가 영어로 봤던) 이 말은 얼마나 진리인가. 그리고 인간이 타인과 같이 할 때, 같이 타락하는 일은 참으로 쉬우면서 그 반대는 왜 이토록 어려운가. 타락이라고 해서 거창한 타락 말고, 어쨌든 하향으로의 평준화. 내가 그를 더 나쁜 사람이 되게 하고, 그가 나를 ... ㅎㅎ;; 그러는 일요.

    당연 예외가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 가장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리고 삶의 공간은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는 생각 들어요.

  • 4. 함봐야겠다
    '16.1.8 8:53 PM (39.7.xxx.139)

    백인들은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다들 철학자들 같음..

  • 5. 사라방드
    '16.1.8 8:58 PM (203.229.xxx.4)

    알라딘에서 검색해 보니
    Scenes from a Marriage는 으로 dvd 출시 되어 있네요.
    그의 작품들 다수 국내 출시 된 거 같네요.

    이 작품만이 아니라 베리만 작품들 전부
    처음엔 버겁고, 하도 버거워서 술 없인 볼 수가 없겠고 .. ;;; 그럴지도 모르는데요,
    관심 있으시담 함 이러저러 경로로 찾아보셔도 좋을 듯해요.

    "더 이상 사람들의 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었고, 그러자 살아갈 이유가 사라졌어." 이런 대사를 조금도 우습지 않게, 조금도 오글거림 없이 (오글거린다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겠지만요), 완전히 설득력 있게.. 말하게 하는 감독은 베리만이 유일하지 않나. ㅎㅎ 독자적, 독보적이에요.

  • 6. 사라방드
    '16.1.8 8:59 PM (203.229.xxx.4)

    "결혼의 풍경."

  • 7. 궤변
    '16.1.8 8:59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독신이 편한 사람도 있지만 가족이 있어야만 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에요.
    아무리 서로 혐오하고 경멸해도 드러운 게 정이라고,
    사랑, 믿음. 원망, 혐오, 동정 등등 오만가지 감정이 섞여 서로 부대끼고 사는 거죠.

  • 8. 친밀성이 경멸을 낳으려면
    '16.1.8 9:09 PM (117.111.xxx.133)

    하향평준화 돼야 한다는건데
    성숙한 남녀의 조합은 상향평준화 되기도 하잖아요..
    성숙한 일방으로도 가능할 수 있고

  • 9. 사라방드
    '16.1.8 9:13 PM (203.229.xxx.4)

    상향평준화가 얼마나 드물고 어려운가..
    그걸 30대 중반 즈음에 절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 전엔 언제나 그걸 믿었다가요.

    그걸 강력히 믿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좀 신기하네요.

  • 10. 미테
    '16.1.8 10:40 PM (59.9.xxx.6)

    많은 경우에, 가장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리고 삶의 공간은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는 생각 들어요.222222

    다분히 유럽적인 마인드지요.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만의.
    계산이나 구속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개인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한.

  • 11. 미테
    '16.1.8 10:43 PM (59.9.xxx.6)

    미학교수가 대학서절에 강의중에 말했어요.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하면 안된다고.
    멀찌감치서 바라만 보라고.
    우린 그 심오한 뜻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고 사랑에 대한 개념이 안잡혀 있었기에 아무도 이해 못했지요.
    이제 한인생 살고나니 알것 같군요.

  • 12. 지나가다
    '16.1.8 10:56 PM (121.161.xxx.44)

    미테님의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 관한 글...심쿵하네요.

  • 13. ..
    '16.1.9 10:27 AM (112.148.xxx.2)

    사라방드.

    적당한 거리가 친밀한 관계의 경멸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건 진리인 듯.
    좋은 원글 댓글 감사합니다.

  • 14. 선샤인
    '16.1.12 10:16 AM (219.255.xxx.230)

    결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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