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적 도둑 들었던 날 기억

ㅇㅇ 조회수 : 2,758
작성일 : 2016-01-06 12:27:22
제 나이 이제 40대 중반에서 후반이 되가는데. 70년대 중반 75년 혹 76년도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ᆢ아주 생생하고 영화장면처럼요ㅡㅡㅡㅡㅡ그때 6,7 살정도 였구요 ᆞ이태원 2층짜리 집에서 살았어요ᆞ엄마 아빠 오빠 저ᆞ두세 살된 동생 그리고 그당시 한 열하홉 스무살정도 된집일도와주던 언니가 같이 살았지요ᆞ저랑 한방썼구요ᆞ햇살이 아주 따사로왔고 교사이셨던 엄마가 그때 수술해서 병가내셔서 집에 계셨는데 엄마가 그날 카스텔라를 밥통에 만들어주셨어요ᆞ오빠랑 저랑 동생 앉히고 그리고 옥상에 빨래널던 같이살던 일하던 언니도 불러서 앉히시고 카스텔라 잘라서 우유랑 나눠주셨죠 김이 모락모락난. 빵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데 갑자기 현관문 열고 칼을 든 아저씨가 들어왔어요ᆞ엄마가 아저씨를 쳐다보며 일하는 언니에게 저랑 오빠랑 아기동생 데리고 골방으로 들어가라고 하더라구요ᆞ들어가서 문잠그라고ᆞ 그러면서 엄마가 도둑아저씨 앞에 계속 앉아계시면서 ᆢ이쪽이 안방이예요ᆞ거기에 필요하실만한게 있을테니 무엇이든지 가셔가세요ᆞ돈이건 장신구건요ᆞ그런데 그리 많이 있지는 않아요ᆞ그래도 필요함 다 가져가시구요 ᆞ저희아이들만 다치지않게 도와주십시요ᆞ가실때 이 빵도 좀 가셔가시구요 갓구워 따뜻합니다ᆞㅡ엄마가 하시는 말씀 골방에서 듣던 저는 갑자기 현관문열고 나가는 소리가들리길래 벌벌떨었지요 엄마데리고 도둑이 도망갔나싶어서요 울었죠 골방에서 ᆢᆞᆢ조금 있다 일하는 언니가 문열고 나가길래 따라가니 엄마가 마루에서 도둑아저씨 신발신고 들어온 바닥을 닦고계셨어요ᆞ일하는 언니가 도둑어디갔냐구 물으니 ㅡ 빵만 가지고 나가더라 배가 고팠나보더라ᆞ그래서 현관문앞에 시장가방속 두었던 지갑에있던 현금 모두 주니까 사모님복받으실껍니다ㅡ하면서 나가더라ᆞ하시며 바닥을 닦으시더구요ᆞ오빠도 저도 막 울고 아기동생은 우리가 우니까 ㄷ따라울고 그러다 연락받고 아빠 오셨던 기억 나네요ᆞ그때는 도둑도 양심과 순박함이 있었던 생계형 도둑이었나봐요
IP : 211.201.xxx.119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과 어머님
    '16.1.6 12:32 PM (211.215.xxx.227)

    복받으세요
    그 도둑도 잘 되셔서 배곯지 않고 사시길... ㅠㅠ

  • 2. 어머님께서..
    '16.1.6 12:34 PM (211.201.xxx.173)

    그 날 여섯사람의 목숨을 살리셨네요. 원글님 가족과 그 도둑까지.
    빵을 들고 나갔던 사람이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3. 원글
    '16.1.6 12:35 PM (211.201.xxx.119)

    따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그러진않았던것 걑아요ᆞ분실된게 없으니까요 돈도 엄마가 직접 준거니까요ᆞ그날 아빠 오셔서 짜장면 사먹으러 중국집가서 외식하고 왔어요 다같이 ㅎ

  • 4. 어머님이
    '16.1.6 12:37 PM (61.98.xxx.222)

    침착하게 대처하셨네요

  • 5. 왠지...
    '16.1.6 12:37 PM (116.39.xxx.31) - 삭제된댓글

    이 글을 다 읽고 나니까 마음이 따뜻해져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따뜻한 카스테라처럼요. 참 좋은 어머님을 두셨네요. 한 순간 나쁜 마음 먹었던 그 분도 지금은 잘 살고 계실 것 같아요.

  • 6. ㅎㅎ
    '16.1.6 12:41 PM (114.200.xxx.50)

    이와중에 밥통으로 카스테라 만드는 법을 검색하고 있는 나 ㅎㅎ
    어머니 대단, 저같으면 바로 기절

  • 7. 도둑
    '16.1.6 12:49 PM (125.239.xxx.132)

    그시대는 생계형이 많았을거 같네요, 어머님이 참으로 현명하게 침착하게 잘 대처하신거같아요.
    공포에 소리지르면 도둑들도 위협만 할려다 우발적으로 무슨짓할지 모르잖아요.

    저도 예전 중학교때 사립인데 그 학교매점을 이사장언닉가 했었어요, 중학생인 저희눈엔 할머니죠.
    방학지나고 그 할머니가 도둑한테 칼에찔려죽었다 하는 쇼킹한소식이.... 그 할머니는 인자한구석이라곤 하나도 없이 돈만아는 매점할머니라고 저희학생들은 생각하고있었거든요, 아마 반항했겠죠, 소리지르고 몇푼않되는돈 지키려고 ( 제 생각에...) 갑자기 저도 예전기억이 떠오르네요.

  • 8. 따뜻한 동화
    '16.1.6 12:55 PM (211.34.xxx.167)

    기분좋은 동화를 읽은 기분이에요.
    어머니 현명하시고
    무엇보다 마음이 넓고 따뜻한 분이네요.
    그 도둑도 꽤 인간적이군요.
    등장하는 모든 분들 행복하시길..

  • 9.
    '16.1.6 12:56 PM (112.150.xxx.61)

    어머니 대단하시네요.. 그상황에서 그렇게 침착하시고 도둑놈도 천만다행으로 나쁜놈 아니었고..

  • 10. ㅇㅇ
    '16.1.6 1:14 PM (175.196.xxx.209)

    딴 얘기지만
    원글님 좀 사셨나봐요. ㅎㅎ
    그 당시에 카스텔라 굽는 것도 그렇고 일하시는 분도 있고
    집도 좋아보이니 도둑도 들어온거 같고
    어머님도 품위있고 현숙하시고 침착하시네요.

    따뜻하게 갓 구운 빵이 있다고 가져가라고 말씀하시는거 듣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져요

  • 11. 궁금이
    '16.1.6 1:18 PM (211.44.xxx.253)

    카스테라,엄마친구분이 오실때마다 한판씩 구워주셔서 제가 무척 그 분을 좋아했었던 기억이^^
    원글님 어머니께 배워갑니다.
    저두 어떤 상황이던 이렇게 의연하고 침착하고, 가장 중요한 것을 빨리 파악해서 지킬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어요.(나이 사십넘어..^^)

  • 12. 오..
    '16.1.6 1:48 PM (116.127.xxx.116)

    어머님 참 대단하고 훌륭하시네요. 원글님이 어렸을 때면 어머님도 한창 젊으셨을 것 같은데.

  • 13. ...
    '16.1.6 2:09 PM (58.127.xxx.225) - 삭제된댓글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다 나네요. 그런 위급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신 어머니 정말 여러 목숨 살리셧네요.그 도둑도 아마 어머니 잊지 못할꺼 같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 14. ...
    '16.1.6 2:09 PM (58.127.xxx.225)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다 나네요. 그런 위급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신 어머니 정말 여러 목숨 살리셨네요.그 도둑도 아마 어머니 잊지 못할꺼 같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 15. 원글님 어머니 내공이 대단하시네요
    '16.1.6 2:12 PM (121.161.xxx.44)

    울 엄마와 완전 비교되네요...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셨으면 원글님은 훌륭한 사람~~

  • 16. 아후...
    '16.1.6 4:20 PM (218.234.xxx.133)

    칼 든 낯선 남자 앞에서 그렇게 침착할 수가... 전 못할 듯.. ㅠㅠ

  • 17. 왜 눈물날까
    '16.1.6 5:43 PM (218.55.xxx.60)

    어후~ 이글 읽는데 눈물이 펑펑 나서 혼났어요.
    어머님 너무 지혜로우시고 따뜻하시네요.
    아버님도 멋지세요.
    제 딸에게 너무 미안한 오후입니다.
    일 마치고 귀가하니 아이는 나가고 없는데..
    방학이라 집에 있던 고등아이가 설겆이 다 하고 씽크대 분리수거까지 다 해놨어요.
    요즘 너무 피곤하고 신경 쓸일이 많은데 아이랑 부딪히기 싫어서 피했거든요.
    전 너무나 부족하고 못난 엄마예요.
    딸아 미안하다...

  • 18. ...
    '16.1.6 8:43 PM (39.127.xxx.209) - 삭제된댓글

    저희 은사님께선 강도가 들어왔는데
    사모님께 술상 봐다 달라고 하시고
    젊은이 거기 좀 앉아보게 그러고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3시간여를 일장연설을 하시고..
    돈 쥐여서 내보내셨었어요.
    세달 후에 감사했다고 취직해서 월급 받았다고 정종사들고 돈 갚으러 왔더라는..
    돈은 안 받으시고 밤새 술 드셨더랬어요

  • 19. 홍두아가씨
    '16.1.6 9:20 PM (211.36.xxx.91)

    현명한 분들은 도둑, 강도도 감화시켜서 화를 피하는구요. 많이 배웠습니다.

  • 20. 지혜로운 어머니
    '16.1.7 6:34 AM (184.152.xxx.72)

    진짜 동화같은 이야기에 지혜로운 어머니 너무 훌륭하시네요.
    카스테라 밥통에 구우면 그 달콤한 향이 악한 마음마져도 카스테라처럼
    부드럽게 만드나 봅니다.
    이런 감동사연은 학교책에 실어도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3952 해외 국제학교 하이스쿨 보내시는 분??? 9 aa 2016/02/01 1,508
523951 가족여행 이런 저런 조언 부탁드려요~ 1 첫가족여행~.. 2016/02/01 500
523950 현대차 주식을 좀 사보려하는데 어쩌죠? 6 내일 2016/02/01 2,273
523949 퇴직한 남편이 무기력한데 강아지 키우는걸 고려하고 있어요 32 힘드네요 2016/02/01 5,921
523948 이게 아파트를 사준건가요? 30 .... 2016/02/01 11,734
523947 미국 관광비자(이스타비자)로 6개월 머물수있나요? 9 .. 2016/02/01 9,594
523946 제주도 사시는 분들~~ 질문이예요 (감귤체험) 1 감귤 2016/02/01 857
523945 빌어먹을 그노무 도리 안하면서 욕도 좀 쿨하게 먹어주면 안되나요.. 22 독박딸 2016/02/01 2,599
523944 광주서 문재인,김종인 막은 단체가 같네요. 55 2016/02/01 1,516
523943 금사월 보는데 금사월이나 신득예나 (스포 있어요) 16 .. 2016/01/31 3,745
523942 중고거래... 딸사준다고 깎아달라는 분 진짜일까요? 8 2016/01/31 1,693
523941 책상과 침대 같이 있으면 공부에 방해될까요? 7 위치 2016/01/31 1,569
523940 1년치 자동차세 날짜 넘길 뻔 7 자동차세 2016/01/31 2,287
523939 남자들 글래머말고 그야말로 육덕진거 참 좋아하네요... 26 .... 2016/01/31 18,019
523938 영어단어 외우나요? 초등 저학년.. 2016/01/31 575
523937 방금 다큐3일 반성 2016/01/31 1,535
523936 선택장애.. 전부치는 팬 추천 좀 해주세요 7 후~~ 2016/01/31 1,408
523935 우리아이들이 가끔 부럽습니다 5 이상 2016/01/31 1,899
523934 후기)프로포즈 받았습니다 8 소리엔 2016/01/31 6,624
523933 갈색이 연상되는 사람이라면‥어떤느낌인가요?? 9 내딸 웅이 2016/01/31 1,425
523932 우와 만년필 써보니 다른 펜은 못쓰겠네요 10 나의사치 2016/01/31 3,500
523931 제사 차례도 안지내는 집안인데 1 짜증 2016/01/31 1,416
523930 보일러에서 헬기소리가 나요 ㅠㅠ 3 ㅠㅠ 2016/01/31 2,419
523929 띄어쓰기 알려주세요~~ 4 주니 2016/01/31 662
523928 해외 장기체류해야할 때 여권문제 6 어엄 2016/01/31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