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몇 년 만에 만두 먹어요 꿀맛이예요 넘넘 행복해요!(스압)

여인2 조회수 : 4,606
작성일 : 2015-12-28 19:02:23

결혼한 지 두 달 된 새댁이여요.

시어머니께서 만두를 빚어주셨어요.

(정확히는 어머니꼐서 속하고 피 만드시고 아버님께서 빚은..^^)

제가 고기를 안 먹은 지 10여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원래 만두를 참 좋아해서 초기에는 채식식당 가서 만두 사 먹고 그랬었어요.

그것도 귀찮아서 이제 아예 안 먹는 음식이려니 하고 살았는데

고기 없이 소를 만든 탐스러운 만두를 이~만큼이나 만들어주셨네요.

생각도 못했는데 왕왕 감동이예요.

어찌나 맛있는지 오늘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었어요 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56년 왕십리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왕십리에서 마치셨어요.

명절에 시골에 내려가본 적이 없어요. 마포, 분당 정도..?

저도 서울에서 나고 죽 자라 직장까지 서울에서..가족은 전형적인 서울토박이...

식재료는 다 그냥 사 먹고 사는 줄 알았어요.

시댁이 충주인데 시부모님 두 분은 충주 시내에서 직장 생활 하시는 분이시고,

두 분 다 외가댁 친가댁이 농사를 지으셔요.

주변 친구분들도 농업 종사하시는 분들 많으신 것 같고요.

그래서 과일이며 야채, 쌀 그런 걸 엄~~~청 받으시고 주문하시고 그러세요.

결혼하고 시댁 두 번 다녀왔는데

넘 향긋한 참기름, 들기름 직접 짠 것, 이모님이 직접 양농하신 벌꿀..!

귀한 것들 챙겨주셔서 행복하면서도 신기하더라고요.

또 시어머니께서 음식을 너~~~무 잘 하세요.

제가 떡 좋아한다고 쑥가루 쌀가루 직접 방앗간 가서 빻아서

팥소 만들어서 갈 때마다 떡도 빚어 주시네요. 너무 신기해요!


이것저것 챙겨주시는데 제 입장에서 너무 귀하고 좋은 것들이라

어머 이렇게 받아도 될까 싶은데 어머님 아버님은 오히려

이거 줘도 되니, 저거 줘도 되니 허락 구하시고 주시네요.

먼저 장가 보낸 주변 시어머니들께 교육 받으셨대요.

며느리한테 막 퍼주면 며느리들이 싫어한다고 꼭 허락 받아서 달라는 것만 주라고 ㅋㅋㅋ

(네.. 그런 경우 있져..제 친구는 임신했을 때 시골에서 돼지 한마리 잡아서 올라오셨다고..ㅠ)


지금은 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비어 있는 시골 집에 결혼 전에 가본 적이 있는데

앞마당에 모과나무, 복숭아나무, 사과나무가 그득그득..

수확하셨다고 보내주셨는데 다 너무너무 맛 좋고 향기 좋고..!

시골에서 직접 농사 짓고 믿음직한 식재료들 너무 귀한 거 맞죠? ㅠㅠ

그리고 며느리가 고기 안 먹는데 고기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대신

두부랑 콩으로 요리해 주시고 야채만두 만들어주시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정말 좋은 분들이시죠?ㅠㅠ

우리 시댁 주변에 막 자랑하고 싶은데 친구들한테 팔불출 소리 들을까봐

82 와서 요로코롬 샤샤샥 자랑하고 갑니다~~



IP : 112.152.xxx.10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2.28 7:07 PM (61.80.xxx.7)

    와 시부모님도 며느님도 다 아름다우신 분들이네요.

  • 2. ^^
    '15.12.28 7:08 PM (222.238.xxx.125)

    님이 그런 생활을 좋아해서죠. ^^
    직접 만든 먹거리, 시골음식, 그런 정서를 좋아하지 않는 분은 아주 질색팔색할 수도 있어요.
    님과 아주 잘 맞는 시댁문화네요.
    시댁분들이 묻고 보낸다는 걸 보니 경우도 바르시고 님도 마음이 곱고.
    행복하시겠네요. ^^

  • 3. ...w
    '15.12.28 7:10 PM (222.237.xxx.47)

    저도 고기 든 만두 싫은데.....속은 뭘로 하셨나요?

  • 4. 여인2
    '15.12.28 7:11 PM (112.152.xxx.109)

    어머, 이런 걸 싫어하는 분들은 왜그런 건지 궁금하네요..진지하게요..
    w님, 속은 김치랑 부추 두부로 하셨어요^^

  • 5. ^^
    '15.12.28 7:11 PM (222.238.xxx.125)

    저도 서울토박이라 젊어서는 그런 문화를 몰랐다가
    나이 들면서 그런 게 좋아진 사람이라 잘 이해가 가요.
    아마 저라면 처음엔 굉장히 귀찮아했을 듯..ㅎㅎㅎ
    지금은 너무 부럽고 좋네요.
    살림도 잘 하시고 생활을 아는 분들이 저런 정서를 좋아해요.
    글만 읽어도 떡도 먹고 싶고 참기름도 향기가 나는 듯하고... 글이 참 맛있네요. ^^

  • 6. 여인2
    '15.12.28 7:16 PM (112.152.xxx.109)

    ^^님,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헷

  • 7. ㅎㅎ
    '15.12.28 7:17 PM (222.111.xxx.241)

    복받으셨네요

    시골에서 난 모든것들이 다 몸에 좋고 귀한것들입니다
    잘받고 고맙다는 인사표시도 꼭 하세요

  • 8. 맛이없으면
    '15.12.28 7:18 PM (124.53.xxx.117)

    싫어져요.ㅎㅎㅎ
    저도 님 글을 넘 맛있게 읽었어요.
    시댁에 큰집엘 가면..
    지금은 안그렇지만 시집올 당시만 해도 정말 시골이였어요.
    커다란 늙은 호박, 참깨, 들깨, 묵 쑤어먹으라 주시는 도토리 가루...
    저도 좋았지만 울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시던지..ㅎㅎㅎ

  • 9. ㅇㅇ
    '15.12.28 7:19 PM (222.232.xxx.69)

    그 기쁨을 시부모님께 아낌없이 표현하시길.^^ 서로 행복하시겠어요.

  • 10. 여인2
    '15.12.28 7:19 PM (112.152.xxx.109)

    네네 그럼요~~ 만두 넘넘 맛있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었다고 하고 다음에 꼭 만두 빚는 거 가르쳐달라고 카톡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시네요^^

  • 11. 맛이없으면
    '15.12.28 7:20 PM (124.53.xxx.117)

    음식솜씨 칼칼하고 맛갈지던 큰어머님과 달리 시어머님은.. 정말.. 솜씨가 없으신편이였어요.
    맞벌이 부부라고
    김치를 한~통 담궈주셨는데..
    굴반 배추반..ㅋㅋㅋㅋ
    의욕이 넘치셔서 비싼 굴을 왕창 넣었는데.. 일주일 후.. 음식물 쓰레기가 되었답니다.
    정은 많으신데 솜씨가 못 따라가시더라고요.
    받을때마다 곤란했더랬는데 5년지나서 남편이 딱 끊어줬습니다.^^;;

  • 12. 여인2
    '15.12.28 7:23 PM (112.152.xxx.109)

    제가 봤을 때 저희 어머님은 요리 솜씨가 프로급이예요.저희 엄마도 일회성으로 삘 받을 때 막 음식하시는데 ㅋㅋㅋ그런 게 아니라 내공이 있으셔요. 저 저염식 해서 웬만한 바깥 음식 싫어하는데 진짜 어머님 간은 하나도 안 짜고 향긋하고.. 하트뿅뿅이예요

  • 13. 한마디
    '15.12.28 7:30 PM (118.220.xxx.166)

    늘 행복하세요
    글읽는 사람도 행복해지네요

  • 14. 한마디
    '15.12.28 7:31 PM (118.220.xxx.166)

    그리고 받은만큼 잘 해드리세요.

  • 15. 쓸개코
    '15.12.28 7:34 PM (218.148.xxx.103)

    저도 고기안들어간 만두 좋아하는데 맛있겠어요.^^
    근데 원글님 닉을보니 영화 접속이 생각납니다.

  • 16. ...
    '15.12.28 7:34 PM (183.98.xxx.95)

    정말 좋으시겠어요
    시댁음식이 입에 맞지않아 저는 힘들어요
    아이들도 친가갔다가 외가가면 정말 살거같다고해요~~ㅅ부모님도 정말 정성이시네요 채식하는 며느리를 위한 만두라니요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 17.
    '15.12.28 7:55 PM (223.62.xxx.12)

    복받으셨네요 좋으시겠다 전 시집가니 시엄니께서 60이신데 딸넷 치송하고 키우시느라 살림에진저리 며늘들어오면 부려먹을생각만 한분이더라고요 ㅜㅜ

  • 18. 툭하면
    '15.12.28 8:02 PM (14.52.xxx.171)

    시댁 욕하는 글보다 이 글보니 행복이 전염되네요
    계속 행복하세요!!!

  • 19. ..
    '15.12.28 8:03 PM (182.215.xxx.10)

    저도 베지테리언 오래 해봐서 맛난 만두 찾기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지금은 더이상 베지테리언이 아니라 고기 만두도 먹는데 그래도 가능하면 고기 안들어가고 맛있는 만두가 더 좋거든요. 원글님 서울 사시면 경복궁 근처에 샤오롱티라는 곳에서 시금치-목이버섯 찐만두 한번 드셔보세요. 고기 없이도 맛이 깔끔하고 좋아서 냉동 만두도 더 사왔네요.

  • 20. 여인2
    '15.12.28 8:07 PM (112.152.xxx.109)

    네 저희 부부 양가에 잘 하고 살기로 여러 번 다짐했어요.
    저희 엄마도 남편 평소에 고기 잘 못 얻어먹는다고(아닌데 1인분씩 잘 해주는데..)
    불고기, 육회, 수육을 한상에 차리신 적도..ㅋㅋㅋㅋ
    ..님,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시금치 목이버섯..! 와 꼭 먹어볼래요

  • 21. 멋진 시부모님
    '15.12.29 1:57 AM (222.239.xxx.241)

    이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9963 요즘 이사 안다니시나요? 13 .... 2016/01/19 2,968
519962 난복받았다 5 .. 2016/01/19 1,378
519961 짝사랑 중.. 우울증이 약화되었어요! 7 마음은 소녀.. 2016/01/19 2,893
519960 빵도 택배가되나요 6 겨울 2016/01/19 1,781
519959 여아15호한복 마트에도 팔까요? 궁금이 2016/01/19 338
519958 노래제목 좀 알려주세요 노래제목 2016/01/19 298
519957 금니통증 질문이에요 2 화이트스카이.. 2016/01/19 1,601
519956 영화 '레버넌트' 강추! 26 와~ 2016/01/19 5,463
519955 부츠, 남자친구, 또 하나가 뭐였는지 4 기억이 안납.. 2016/01/19 1,239
519954 철딱서니 없다 하시겠지만 엄마한테 짜증 나요 2 ,,, 2016/01/19 848
519953 남은 반찬으로 성공적인 저녁 식사 완료 8 깍뚜기 2016/01/19 2,674
519952 회사생활 1 셀라비 2016/01/19 425
519951 부부싸움? 중 저녁 차려줘야 할까요? 3 ..... 2016/01/19 1,344
519950 면접 보고 왔는데 애매모호하네요 3 ..... 2016/01/19 1,678
519949 보험금만 받아가고 5 노인상대 보.. 2016/01/19 1,267
519948 정직원들 보거라 4 샬랄라 2016/01/19 928
519947 행복 2 걷절이 2016/01/19 592
519946 애들 학원 라이드- 왜 이런 말을 쓸까요? 66 한국어 2016/01/19 16,281
519945 세탁기에 급수가 안돼요 ㅠ 10 보나마나 2016/01/19 2,473
519944 중학생도 청담어학원 계속 다니나요?? 5 예비중 맘 2016/01/19 5,174
519943 혼수와 집의 적정비율은 10퍼센트입니다. 74 2016/01/19 7,883
519942 오전에 명품감정 사이트 댓글로 알려주신 분~~~ 2 사랑해요 8.. 2016/01/19 758
519941 조경태 '21일 새누리당 입당' 청와대개입의혹 3 aprils.. 2016/01/19 1,054
519940 유니클로 스트레치 다운 어떤가요? .. 2016/01/19 558
519939 내일아침8시쯤 강남역이나 선릉역 택시 탈 수 있을까요? 3 ㅇㅇ 2016/01/19 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