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친구 비위 맞추기?! 어쩐다...

happy 조회수 : 1,732
작성일 : 2015-12-26 15:58:47

음...오래된 친구, 어느 정도 선의 도리를 지켜야 하는 걸까요?


2년 동안 의학 대학원 가려고 공부한 친구가 있어요.

워낙 공부 잘하던 친구인데 직장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고생했는데 이번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두번째 응시해서 대기로 있는 중이었구요.


어제 크리스마스였잖아요?

딱히 스케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누구라도 급한 건 아니고는 연락 굳이 올 일이 있나 싶어서 신경 안쓰고 있었죠.

실은 제가 작은 가게를 한지 1년 정도 되는데 워낙 불경기라 주말이든 휴일이든 안가리고 나와 있거든요.

친구한테 카톡으로 붙었다는 한줄 톡이 와 있는 걸 한참 늦게 봤는데 부재중 전화가 또 와 있었더라고요.


어제도 매출 그닥이라 정말 지쳐서 집에 와서 혼자 늦은 저녁 해먹고

진짜 피곤해서 통화하기는 무리겠어서 축하한다고 이모티콘도 붙여서 고생했다고 카톡 보냈네요.

그리고는 오늘 아침에 주말이라도 출근하는데 버스 안에 있는 중 전화가 온 거예요.

아침에 동대문에 들려서 물건 사고 출근 중이라고 어제 톡 늦게 봐서 답신 늦었다 설명했고요.

축하한다 고생했다고 말해줬구요...근데 절더러 전화하라는 거예요.

나중에 한다고 끊기는 했는데...전화요금제가 제가 모든 통신사 무제한이라 평소처럼 절더러 하라는 의미 인 건 알겠는데...

뭘 또 더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요.


마냥 기쁘고 기특하고 신나는 상황인 건 아는거고 축하한다 고생한 거 아니까 고생했다 했고...

제가 가게 안되서 고민하는 거 근간까지 통화해서 그 친구가 알거든요.

얼마전에도 통화하면서 나름 멋부리던 제가 요즘 옷도 빨아 놓은 거 그냥 아무거나 꺼내 입고 다닌다고까지 했더니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그 친구가 말할 정도였구요.


그런데 아침에 버스 안에서 통화할 때도 제 목소리 기운이 빠져 있었던 걸 못느낀건지...

생전 안걸리던 기관지염까지 오고 몸이 안좋아서 아산병원 산부인과까지 예약해 둔 상황인데...

얼굴에 온통 스트레스성 왕여드름이 나서 피부과 다닐 정도고요.

말 안하면 통화 목소리로는 그냥 느껴지진 않나봐요.

제 심정이 어떤지...친구 합격 된 게 배 아프다는 게 아니고요.

축하는 해줬고...내가 힘든 상황에 고민스럽고 여유가 없는데도 전화 해서 뭔가 더 통화할 컨디션은 아니거든요.

처음 시작한 가게라는 게...작년에 메르스 터져서 매출 0인 날도 많았고

겨우 손해보면서 하루하루 버티는데 지금까지도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서(가게가 관광지에 있어요) 정말이지 심각해요.

요새 드는 생각이 아, 이래서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예요.


전화해서도 전처럼 막 리액션 잘 해 줄 컨디션 아닌데 연기하듯 비위 맞추고 통화 해줘야 도리려나요?

그냥 축하한다는 의사는 전했으니 그냥 놔두면...섭섭할 일일까요?

친구니까 좋은 일에 내 일처럼 좋아해줘라...네 그간 그러고 살았어요.

친구니까 나 힘든 상황도 살펴 주고 위로 받았으면 좋겠는데...이렇게 신경 쓰여서 글 쓰고 있네요.

IP : 211.196.xxx.4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15.12.26 4:05 PM (59.15.xxx.80)

    그게 정말 그렇더라구요 .
    내상황이 힘들때 내입장인거라 설명하기도 힘들고
    그런데 상대방은 너무 서운해 하고요 .
    제가 늙어서 터득한 건 일단 억지로 좋은 리액션 해주고
    나중에 힘들었다 설명해주는게 좋은거같아요 .

  • 2. ㅇㅇㅇ
    '15.12.26 4:29 PM (220.73.xxx.248)

    30년된 친구가 3명인데
    어려운일 합격하는 기쁜일 있을때 리액션이 큰 사람이 두명이고
    한 사람은 간단하게 축하해라고 문자합니다.
    그런데 그한명의 평소성격을 아니까 아무렇지는 않은데
    사실 정이 두사람에게 더들어요. 정이란
    웃고 떠들면서 드니까요. 그러나
    원글님이 조용한 것을 좋아하면 신경쓰지말고
    마음가는대로해도 깊은 우정이 흔들리지는 않아요

  • 3. happy
    '15.12.26 4:30 PM (211.196.xxx.46)

    그렇군요...나 힘들어도 친구니까 더 받아줘야 하는 거라니...잔인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4. 저라면
    '15.12.26 4:38 PM (58.140.xxx.11) - 삭제된댓글

    여기 본문내용 간략하게 써서 문자 보내겠어요.

  • 5. 어렵다 인간관계
    '15.12.26 5:03 PM (115.41.xxx.7)

    나의 상황과 그의상황이 너무나도 달라서
    그이 기쁨을 축하하기에는 내가 에너지가 다운됐는데

    그걸 업시켜서 축하해주려니 힘드시고
    있는그대로 표현하자니

    그가 질투하는거야 오해할까봐
    힘드시다면

    문자로 나지금 감기걸리고 컨디션이 너무 좋지않으니
    다음에 통화하자 문자 보내세요.

    몸과 마음이 유쾌해야하는데
    잠시 나의감정을 왜곡시키면서 까지 친구만나서
    그의 기분을 꽉 채워주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마시길요.

    친구관리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나를 존중하는 쪽으로 친구관계를 다시 재정립하시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3716 올림픽경기장 공연 40대가 가기엔 어떨까요? 1 고민맘 2015/12/27 684
513715 마트에서 남녀가 같이 장을 보는게 의심 받을 행동인가요? 69 미역 2015/12/27 19,861
513714 수도권-중진 67명 "선대위로 총선 권한 넘겨라&quo.. 2 샬랄라 2015/12/27 686
513713 애인있어요 갈수록 재미없네요 10 ㅇㅇ 2015/12/27 3,882
513712 82쿡 회원님들~ 혹시 이 시 기억나시나요? 9 뭐였더라??.. 2015/12/27 1,059
513711 바디프렌드라는 안마기 사용해보신분 없나요? 4 혹시 2015/12/27 3,093
513710 부탁해요엄마 유진역 진짜 노답이네요 4 노답 2015/12/27 3,964
513709 게시글 제목이나 내용에 박사라는 두글자가 들어가면 반응이 1 ... 2015/12/27 676
513708 연인(the lover)을 20여년만에 봤어요 35 연인 2015/12/27 6,477
513707 몽블랑 볼펜이 50만원대부터 시작하는군요-_- 8 워매 2015/12/27 3,072
513706 세탁기에 보통 걸레도 넣고 돌리세요? 18 국정화반대 2015/12/27 4,846
513705 내일 빚문제로 시댁과 전화할예정인데요 12 도움 2015/12/27 5,346
513704 IS 대원, 우리는 터키에서 훈련 받았다 1 미국대리군 2015/12/27 920
513703 일본에는 미슐렝 별 3개를 얻은 식당이 여럿이라는데 10 ..... 2015/12/27 1,641
513702 관공서나 공중화장실 청소해 주신 분들. 청소방법 팁 좀 주세요... 1 ... 2015/12/27 1,825
513701 응팔스포) 스포 싫으신분 패스 17 ... 2015/12/27 36,681
513700 추워요...아파트ㅅ 살고 싶네요 정말 ㅠㅠ 6 ,,, 2015/12/27 4,757
513699 표창원 교수님.... 17 감사합니다 2015/12/27 2,826
513698 인과응보 있나요? 6 모카 2015/12/27 2,837
513697 30대중반 차홍 성공한거보니 사시패스 안부러울듯 8 ㅎㅎ 2015/12/27 5,944
513696 부산에 강변호사 같은 변호사 마음마음 2015/12/27 755
513695 메갈리아 정말 문제네요 98 .. 2015/12/27 9,031
513694 정환이는 왜 정팔이죠? 7 응팔에서 2015/12/27 3,340
513693 의도적오보에 대한 제재가 필요해보입니다. 3 ㄴㄴ 2015/12/27 677
513692 아이들이랑 한국 볼거리 8 뭘까요 2015/12/27 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