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건 억울하지 않네요.

.. 조회수 : 806
작성일 : 2015-11-05 19:58:10

저는 공부 잘 하다가 고2때 미끄러졌어요.

그래도 기본기가 있어서 그럭저럭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대학때 벌어다느느라 알바만 주구장창 했어요.

그래도 기본기가 있어서 그럭저럭한 회사에 재수삼수해서(이직 2번만에) 들어갔습니다.

 

학교때 주구장창 공부만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공무원처럼 했어요.

어른도 아닌 미성년이 무슨 공부를 어른들이 일하는 것보다 많이 하냐 싶어서,

고등학교때도 그만큼만 했어요.

 

회사 다닐때도 일만 주구장창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공무원처럼 했어요. 공무원도 아닌데도요.

내 사업도 아닌 직원이 무슨 일을 밤낮으로 하냐 싶어서,

공무원 만큼만 했어요.

적당히.

 

나이 들고 보니, 너무 빡세게 살지 않은 것은 억울하지 않네요.

 

저는 주부인데, 너무 가정에 헌신하지 않아요.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우스개 말도 있는데, 또 사실이기도 하잖아요.

반복되는 가사일을 반짝반짝하니 군기 든 직장인처럼 하려면

지겹고 힘드네요.

점점 지저분한 것도 눈 뜨고 봐지고, 식사 한번 청소 한번 빨래한번 농땡이 치는 것도 되네요.

 

왜냐구요,

나중에 억울할까 봐서요.

남편이 바람 피면 엄청 억울할 거 같고,

늙어서 골병나면 억울할 거 같고..

그냥 늙어서 죽을 때가 가까워지면 인생을 너무 열심히 산 것도 억울 것 같아서요.

IP : 118.216.xxx.11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지네요.
    '15.11.5 8:03 PM (221.164.xxx.184)

    그런데요
    나이 오십 넘으니 감사해요.
    아둥바둥해도 세상사 힘든 분들 많잖아요.
    나는 무슨 복에 이리 대충대충해도

    멀쩡한 학벌, 직장, 남편, 자식까지
    고맙고 고맙네요.
    앞으로 건강만 허락되면 더 바랄게 없겠다 싶어요.

  • 2. ..
    '15.11.5 8:22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대충..
    제 삶의 모토입니다.
    긴장하고, 힘들고, 완벽한 거... 아닌
    소풍 같은 삶이면 좋을텐데요.
    저는 어쨌거나 그리 살아요. 대신 다른 풍파가 좀 있지만,
    대체로 한량처럼 사는 편이에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많이 일하고, 너무 깨끗하게 너무 잘 차려 먹고 사는 게 피곤해요.
    남들 다들 열심히 하니 조급증 생길 만 한데, 그래도 꿋꿋이 대충 살았어요. 장하게스리.

  • 3. ..
    '15.11.5 8:23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대충..
    제 삶의 모토입니다.
    긴장하고, 힘들고, 완벽한 거... 아닌
    소풍 같은 삶이면 좋을텐데요.
    저는 어쨌거나 그리 살아요. 대신 다른 풍파가 좀 있지만,
    대체로 한량처럼 사는 편이에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많이 일하고, 너무 깨끗하게 너무 잘 차려 먹고 사는 게 보기만 해도 피곤해요.
    남들 다들 열심히 하니 조급증 생길 만 한데, 그래도 꿋꿋이 대충 살았어요. 장하게스리.

  • 4. ^^
    '15.11.5 11:54 PM (110.9.xxx.9)

    저는 그런 삶을 ' 대충'이라고 표현하기보단, ' 지금에 만족하는 삶'이라고 표현하고싶어요.^^
    저도 원글님처럼 살았고, 지금도 살고있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죠. 고맙죠. ^^
    전, 남편에게도 막 잔소리하고 그러지 않아요. (원글님도 저와 같으실것같아요.) 지금의 남편에게 만족하고, 이대로만 해주길 바랄뿐이예요. 남편에게도 얼마나 감사한데요. 잔소리할이유가 없죠. 남들처럼 진취적으로 살지않고, 현재에 만족하면서 사는 제가 좋다고 해주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8767 경제관념이 극과 극인 친구 49 ... 2015/11/06 2,885
498766 세윌호570일) 미수습자님들 모두 가족들 품에 꼭 안기게 되실수.. 12 bluebe.. 2015/11/06 540
498765 들깨탕 맛난 레시피 있을까요?? 8 ^^ 2015/11/06 1,880
498764 smap팬..일본어 및 영어 공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4 일본어 2015/11/06 1,757
498763 혹시 이 영화가 뭔지 .. 32 알고싶어요 2015/11/06 3,615
498762 신경을 많이 쓰면 허기를 빨리 느끼나요? 2 ^^ 2015/11/06 1,093
498761 한일 분쇄기 부속품. 3 믹서 2015/11/06 1,504
498760 응답하라 1988 큰일났네요 48 ... 2015/11/06 30,300
498759 푸켓가요~~ 2 점점 2015/11/06 1,114
498758 7살짜리 아들이 한말....;정상인가요..; 47 dd 2015/11/06 5,979
498757 전세집 도배장판 & 입주청소 업체 고를 때 2 ... 2015/11/06 1,510
498756 삼성서울병원과 가까운 래지던스호텔 추천부탁드립니다 9 섬아씨 2015/11/06 1,871
498755 혜리...치아가... 3 에궁~ 2015/11/06 8,662
498754 학군 자녀교육때문에 강남으로 이사간 거 후회하시는 분들 많나요?.. 10 dwdwd 2015/11/06 4,600
498753 서울대 근처 숙박시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3 고3엄마 2015/11/06 1,241
498752 애인있어요는 ost가 살렸네요 3 ㅇㅇ 2015/11/06 1,784
498751 진주은침 귀걸이 세척법 아시는분... 2 토끼부인 2015/11/06 2,322
498750 김동률같은 남편이면 어떨까요? 26 .. 2015/11/06 12,020
498749 부산에 액자 맞출곳 어디있나요? 4 새벽 2015/11/06 833
498748 하늘을 걷는 남자 vs 검은 사제들 2 ... 2015/11/06 1,534
498747 응답하라 보고 계세요? 31 허허 2015/11/06 4,399
498746 비오는 주말 아이와 갈 곳? 3 아이와 2015/11/06 1,258
498745 국방부, 과거 교과서에서 '전두환 강압정치'삭제 요구 3 독재자미화 2015/11/06 652
498744 응답하라1988, 혜리 성인역이 이미연인가봐요 10 ^ ^ 2015/11/06 5,121
498743 혹시 지마켓 옥션같은데서 옷사입어도 걸치면 비싸보이시는분 계신가.. 15 ㅇㅇ 2015/11/06 3,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