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무리 남자가 애라지만..

열받아요 조회수 : 972
작성일 : 2015-10-24 22:51:51

남자가 이기적인거 사실 결혼전엔 잘 몰랐습니다.  언니만 있었고 아빠도 상당히 가정적인 편이셨기 때문에. 

근데, 정말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는 남자랑 결혼한 저는, 평소에 잊고 지내던 묵은, 눌러 놓았던 그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날에는 정말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해 집니다.

 

오늘의 발단은.. 제가 아프다는 거였어요.  사람이 살다보면 아플 수 있잖아요.  제가 무슨 중병환자도 아니고 매일 누워있는 사람도 아니고, 몸살이 너무너무 심해서 오늘 안 자던 낮잠을 잤고, 빨래가 꽤 많이 쌓이게 되었어요. 

 

감기약을 먹고 온몸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픈 와중에도 애들 세 끼 간단하지만 다른 찬으로 밥해 먹이고, 치우고, 특히나 밥을 물고 돌아다니는 둘째 때문에 정말 너무 화가 났는데, 그 애를 간식에 세끼에 먹이는 거 정말 진심 중노동인데, 쳐다도 안 보고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있는 거에요.  약을 먹고 저녁에 너무 죽겠길래 애 재우다 제가 돌린 빨래 좀 혹 나 잠들면 널어달라 부탁을 했는데.....

 

세탁기 문 열면서 쌍욕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왜 이렇게 빨래를 쌓아 놨느니, 뭐라느니... 도저히 너무 맘이 불편해서 제가 널으려고 나갔습니다.  죽일 듯 노려보더니 도대체 빨래를 왜 이렇게 쌓아놓냐 이러는 겁니다.  물론 주말이니 본인도 쉬고 싶은 맘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빨래를 본인이 돌린적도, 널은 적도 손에 꼽습니다.  왜냐? 그건 제 일이기 때문이죠.  제 일이 본인에게 넘어가서 순수한 분노로 개 랄을 치고 있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넘어가면 안된다.. 지금 소리지르면 싸움이다.. 주문을 걸며 걸며 걸며... 최대한 낮게, 좋게 이야기 했지만(이런적 정말 드물고 아파서 그런건데 너무하다.. 했더니) 그럼 수, 목, 금은 뭐했냐는 겁니다. 

 

수요일은 진심 빨래가 너무 없었으며

목요일은 영화 보자 해서 영화 보고 집 보러 돌아다닌 후, 일하고 (재택입니다)애들 먹이고 치우고

금요일은 시댁 일이 있어 애들 끝나자마자 뛰쳐가서 즐거운 맘으로 다녀왔고

토요일은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는 거(재택이라서요) , 애들 돌보고 장 보는 거 지 눈으로 다 확인했습니다. 

 

이런 싸이코랑 안 싸우려면, 전 365일 안 아파야 하고 , 365일 제 일을 항상 , 완벽히 해 놓아야 하는 거.  그게 답일 거에요.

애들에게 자상하고 돈은 잘 버는(물론 아주 잘 벌지도 않지만) 편이지만, 성격적 결함, 작은 일에 파르르 분노해서 지랄 발작하는 저 성질머리 또한 계집질이나 주사 만큼 사람을 피폐하게 하네요.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며 결국 노년에 아플때 서로 위하고 보듬어야 할텐데, 저 인간은 날 내다 버릴거 같은 feel 이 강하게 오네요.  조용히 , 조용히 .. 독립을 준비해야 할 듯 싶어요.  지금은 나중을 위한 일보 후퇴 쯤으로.  제가 화난 다고 애들 아빠 자리를 뺏으면 안되니까요.. 참 서글프네요.  서글프고 외로운, 그리고 화나는 밤입니다.. 따뜻한 , 둥근 성정을 지닌 남편분이랑 인생을 같이 걸어가는 분들 얼마나 좋을까요?  너무 부럽습니다...

IP : 115.139.xxx.2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하하.
    '15.10.25 12:01 AM (118.44.xxx.220)

    저는 진짜 내일입을 옷이 한벌도 없지않고서야
    남편에게 안시킵니다.
    괜한 분란 안일으키는게 제 철칙.

    우리남편도 애는 봐줘도
    빨래는 안할거같아요.
    아니면...세탁실의 무질서나 다른 꼬투리를
    언젠가는 잡을 위인이라서.

    애들에게 자상하고 돈 잘벌고
    계집질, 주사는 없습니다.
    성질머리때문에 이혼할뻔했는데
    그때 생각해보니 위의 장점도 크긴하더군요.
    물론 그후로 본인도 성질많이 고쳤긴하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5570 피지억제제 드셔보신 분들 9 ㅇㅇ 2015/10/27 3,201
495569 '세월베를린' 독일 광장에 놓인 304켤레의 신발 5 샬랄라 2015/10/27 1,239
495568 안희정 도지사가 '4대강 사업' 정당성 입증 했다고요? 1 세우실 2015/10/27 1,060
495567 고등 학부모님 경험담좀 들려주십시요~~ 10 까망길냥이 2015/10/27 2,867
495566 남자가죽팔찌 7 팔찌 2015/10/27 1,249
495565 토지 필사를 시작했어요. 49 이제시작 2015/10/27 5,477
495564 한국사 교과서 논란, 북한 교과서에는 NK투데이 2015/10/27 640
495563 나이도 어린 이런 시누는.. 7 어휴 2015/10/27 2,105
495562 생어거스틴 vs 메드포갈릭 어디가 먹을 게 더 많나요? 8 질문 2015/10/27 2,197
495561 배다른 여동생 결혼할 사람 인사 온대요~ 저녁 메뉴 고민돼요. 24 메뉴고민 2015/10/27 6,819
495560 남편이 이혼하자는데요 47 .... 2015/10/27 26,995
495559 친구한테 제가 그렇게 잘못한건가요? 49 친구 2015/10/27 22,126
495558 국정원, '좌익효수'를 대공수사국으로 원대복귀시키다니 4 대선불법 2015/10/27 906
495557 삼만원이하 평일런치 일식집 알려주세요. 2 음. 2015/10/27 1,499
495556 신용등급 5등급 나오네요 ㅠ 5 써먹어보세요.. 2015/10/27 2,924
495555 조명가게 하시는분 계세요? 샹들리에 등이 깨져서요 ㅇㅇ 2015/10/27 653
495554 때 안미는 분들, 각질 제거 비누 진짜 효과 있나요? 6 해리 2015/10/27 4,540
495553 양초공예나 석고등등등...배우면 1 투잡 2015/10/27 1,060
495552 아이 자소서를 쓰는데요 2 이건 어쩌나.. 2015/10/27 1,589
495551 각자 입장에 따라 냉정한 조언 부탁드려요 10 황혼재혼 2015/10/27 2,647
495550 김제동의 눈물 1 그럴때가있어.. 2015/10/27 1,883
495549 카톡 씹는 사람들과는 ## 2015/10/27 1,528
495548 노량진에서 먹을만한 맛집 좀 알려주세요^^ 5 수험생 2015/10/27 1,454
495547 소매물도랑 지심도 중 고민 2 통영 2015/10/27 1,239
495546 야당에선 조경태만 朴대통령 퇴장때 '나홀로 기립' 10 샬랄라 2015/10/27 1,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