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첫사랑 괜히 만났어요

끄응 조회수 : 4,940
작성일 : 2015-10-19 17:05:34
몇년 전에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던 첫사랑 남자애를 우연히 만난 뒤 
sns 통해서 연락은 간간이 하고 있었어요.
걘 외국생활을 했었는데, 
이번에 들어오면서 한 번 보자고 얘기가 돼서 만났지요.
사실 보고 싶은 마음 그냥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을 것 같은 마음 반반이었는데, 
굳이 안 볼 이유도 없을 것 같고 첫사랑이니 저야 좋은 마음이니까 약속을 잡았죠.
전 솔로니까 만나는 데 누구 눈치볼 까닭도 없고, 
그쪽도 거리낌 없이 만나자는 걸 보니 솔로이지 않을까 짐작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솔로도 아니었고 (파트너 불쾌할 일이니 저 같으면 동창과 1대1로 안 만날 거 같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정말 추억마저 다시 보게 되는 만남이었어요.
하는 얘기들이 
"같은 반이던 누구누구는 나중에 봤더니 성적 취향이 게이로 보이더라, 블라블라" 
또 제가 공부 잘 하고 뭐든지 잘하던 한 친구가 참 특별했고 궁금하다고 말하니까 
"걔가 뭐가 특별하냐, 그냥 공부 좀 잘 했고 엄마 치맛바람에 고민하던 평범한 애였다"
뭐 이런 식이었어요.
제가 하는 일을 묻더니(창작계통 일 합니다) 
"니가? 너 그때 그런 일 할 거로는 안 보였는데. 그때 너는 쫌......."
자신에 대해 말할 땐
"그때 난 사실 겉으로는 명랑했지만, 속으로는 고민도 많고 또래들은 다 우습게 보이고 그랬었어." 
뭐 이런 식이었어요ㅜㅜ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데 이 무슨 유치한ㅜㅜ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데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좀 조숙했던 사내아이의 감수성으로  
다른 친구들을 함부로 씹고 앞에 앉은 저한테는 무례하고
자기자신은 굉장히 잘난 줄 알고 난 그냥 특별해 하는 태도가 뚝뚝 묻어나고(객관적으로 잘난 게 1도 없던데 말이죠)

3시간쯤 같이 있었던 거 같은데, 정말 시간 안 가 죽는 줄 알았네요ㅜㅜ
첫사랑이고 뭐고 장렬히 깨졌습니다. 
아니 대체 왜 만나자고 한 걸까요? 
제가 네가 내 첫사랑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를 만나서 자기 자존심이나 좀 세워보려고 했던 건가봐요. 
앞으로 동창이고 첫사랑이고 잘 모르는 사람 안 만나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IP : 121.161.xxx.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니까
    '15.10.19 5:14 PM (121.88.xxx.211)

    좀 찌질한 사람 같은데 나이도 들고 계절도 그렇고 원글님 어떻게 해 볼까 만나자 했을 수도 있겠네요 참.. 별 사람이 다 있어요~~

  • 2. ..
    '15.10.19 5:21 PM (14.48.xxx.190) - 삭제된댓글

    충격이 크시겠지만 그냥 통째로 잊어버리세요. 이제라도 실체를 알게되어서 다행이죠......

  • 3. 초딩 동창이 좋은 점이
    '15.10.19 5:30 PM (222.96.xxx.106)

    그렇게 유치를 작렬히 떨어도 좀 이해가 되는? ㅎ
    그래서 좋더라구요.
    하지만 그것도 '현재'의 모습이 반반할 때이죠.
    그런 모습도 기분 좋달까? 딱 그 정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5183 종이다이어리 안쓰면서 매해 사는 나.. 49 2015/10/26 1,110
495182 박근혜 정권, 경로당 냉난방비-양곡비 예산 357억 ‘전액 삭감.. 7 어르신들 ㅎ.. 2015/10/26 1,481
495181 후쿠오카 가는데요..산큐패스 사야할까요? 11 ... 2015/10/26 14,235
495180 법공부를 하고싶어요. 49 .. 2015/10/26 2,088
495179 자리 맡아놓은 거 같은 30대 애엄마 -_- 5 불쾌감유발자.. 2015/10/26 3,332
495178 카드값이 오후에 빠져나가는경우도 있나요? 13 카드 2015/10/26 5,340
495177 검찰, 엉뚱한 법원에 기소…세월호 해경 재판 ‘도루묵’ 1 세우실 2015/10/26 776
495176 이 소파 어떤가요? 5 사고싶어요... 2015/10/26 2,115
495175 교원평가담당교사로서 교원평가에 대해. 49 교원평가 2015/10/26 4,120
495174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는데요.. 8 00 2015/10/26 1,339
495173 명탐정코난에서 미란이 아빠 12 ㅇㅇ 2015/10/26 4,066
495172 송곳 보고 이해 안 가는 게 있는데 8 ... 2015/10/26 2,664
495171 전자동 커피머신 추천 좀 부탁드려요 17 커피 2015/10/26 5,436
495170 키보드에 한영 버튼이 안돼요 3 키보드 2015/10/26 1,662
495169 프렌즈팝 중독ㅠㅠ 8 ㅇㅇ 2015/10/26 2,741
495168 중년 남편 옷꾸밈 잘해주시는분들 5 남성복 2015/10/26 2,334
495167 9살아이가 학교에서 점심을 못먹었대요 23 샤방샤방 2015/10/26 4,846
495166 항상 자기말이 맞다고 그자리서 검색하는 남편 17 ... 2015/10/26 3,034
495165 김만수 부천시장 '국정 교과서 홍보 반상회 못열겠다' 6 반상회가왠말.. 2015/10/26 1,539
495164 이만기 "김무성, 역사교과서로 어려울때 당 꿋꿋이 혼자.. 15 1111 2015/10/26 2,216
495163 리더스 다이제스트란 잡지 미국에선 인식이 어때요 6 dd 2015/10/26 2,121
495162 골프 초보 필드 누구랑 나가야하나요? 4 sh 2015/10/26 3,643
495161 청와대 새 대변인에 ‘100분 토론 진행자’ 1 세우실 2015/10/26 1,415
495160 명지전문대 인식이 어때요? 14 허허 2015/10/26 20,005
495159 김장용으로 멸치젓 황석어젓 사보신 경험자분 여쭈어요.. 4 웃어요모두 2015/10/26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