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을 날이라 높아지는 하늘 만큼 생각의 파고도 엄청납니다
근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요동칠 것 같았던 마음들은 꽤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되고 잔잔한 파도만 일렁일 뿐 눈물을 보이거나 괴로움에 호소할 일 없으니 감정 자체가 전과는 다르게 건조해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나쁘지 않아요
조금 더 나에게 가까워지고 있는 과정인가 봐요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받아들이잖아요 사랑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 이기심에서 파생되는 욕심과 집착이 늘 말썽이라 잡음이 생겨요
헌데 욕심으로 인한 왜곡된 시선을 가다듬고 자연스럽게 현상만을 바라보니
일부러 뒤틀고 비틀어 생채기를 내어 왜 나를 괴롭혔던가
곰곰이 나를 되짚어 헤집은 마음을 가라 앉혔더니 행복한 웃음이 나와요
내가 가장 먼저 사랑할 사람은 나 임에도 불구하고 나 이외의 것을 앞서 사랑하려 애썼던가, 그리고 나를 사랑해야 다른 이에게도 건전한 사랑을 준다는 걸 알면서도 왜 외면했나, 자책같이 써내려가는 이 글은 조금 가련하지만 이렇게 또 나는 나를 다독이고 알아가죠
기브 앤 테이크가 산수처럼 정확하다면야 세상에 사랑으로 고통 받는 자들이 없을텐데 사람의 마음인지라 사랑은 늘 잴 수 없는 바닷물의 무게만큼 어렵습니다
하지만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여 마음을 뭉그러뜨리고 결국엔 후회하고 마는 것보다 표출하고 인정하고 상처받고 다시 아무는 과정을 즐기는 게 살아있음의 증거 아니겠나요??
그러니 두려워 하지 말고 사랑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 그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그대에게 늘 사랑을 줄 준비가 되어있다 "
원함의 온도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 말로 기적이겠지만 살아봐서 알잖아요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도 "주는 마음" 엔 변화가 없습니다
마음을 준다는 건 기적을 바라며 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 마주할 지 모르는 기적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미세하지만 견고한 기다림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2
"너를 이해할 수 없어 "
이해할 수 없어 중도하차 했던 지난 연애들이 떠 오르며 이해란 말이 어디 먼 데서 떨어진 것도 아닌데
이 말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새삼 생경합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그 말을 알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나
나조차도 나를 온전히 모르는데 타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냔 말이에요 :-)
내 기준, 내 시선에 갇힌 판단일 뿐 그 사람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어요
영원히 알 수 없는 나 이외의 사람들
철저한 외부인 혹은 이방인
그런데도
이해할 수 없어서 궁금해요
알고 싶어져요
그 사람의 생김새, 말, 말투, 행동, 표정, 텍스트에 드러나는 세세한 뉘앙스, 때때로 좀처럼 알 수 없는 그 머릿 속까지
이해하지 않으면 그만인데 그걸 이해하지 않음으로 단정짓거나 그로써 결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어서 점점 좋아지는 것
이해하기 위해 애 쓸 필요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해하지 못해 나에게 가시를 박고 상대방에게 비난의 활을 겨누며 부러 마음의 벽을 칠 필요가 없어요
이해할 수 없는 누군가가 곁에 있는 것조차 사랑의 발단일지도 모르거든요
이렇게 여기 우두커니 서 있는 그대로의 나와 너
가늠으로 짐작하는 것 말고 본격적으로 상대방을 온몸으로 껴안는 것이야말로 이해의 본질이라 이제와 느낍니다
너를 이해할 수 없어,
그 말 속에 담긴 진심을 알아차리는 그 때 저는 누군가와 비로소 "서로" 사랑을 하고 있을겁니다
오만과 편견에 휩싸여 사랑에는 점점 더 멀어져 자기애로 포장한 외딴 섬에 고립되지 마시고
아름다운 가을 날입니다
사랑을 하세요
물론 저는 혼자지만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에 관한 휘갈김
Estella 조회수 : 1,554
작성일 : 2015-10-11 15:31:32
IP : 58.227.xxx.20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5.10.11 3:52 PM (112.148.xxx.2)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2. ㅇㅁ
'15.10.11 4:14 PM (119.214.xxx.232)공감하며 읽었어요 있는그대로 사랑하는것. .
3. //
'15.10.11 5:58 PM (121.132.xxx.149)동감....
마음에 와 닿아요~
고개도 끄덕여지고요...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490790 | 시장에서 산 구찌 무늬 스카프 3 | 신경쓰여 | 2015/10/12 | 2,742 |
490789 | 우리나라 좀먹는 50~70대 자칭 보수들 | .... | 2015/10/12 | 811 |
490788 | 한국 국정교과서 애기 BBC World 뉴스에 나오네요 14 | BBC | 2015/10/12 | 2,179 |
490787 | 큰발 편한구두 좀 알려주세요 5 | 큰발 | 2015/10/12 | 1,854 |
490786 | 화재보험 명의 바꿀수 있나요? 3 | ..... | 2015/10/12 | 1,316 |
490785 | 보일러 트세요? 스산하고 춥네요 3 | ... | 2015/10/12 | 1,738 |
490784 | 가방 좀 골라주세요 플리즈 16 | 카페라떼 | 2015/10/12 | 3,339 |
490783 | 뒤통수 아래가 불룩하게 부었어요. ㅜ ㅜ 7 | 처음본순간 | 2015/10/12 | 12,668 |
490782 | 전주에 잘보는 철학관 아시는분 3 | 전주에 | 2015/10/12 | 3,397 |
490781 | BBC, 특파원 밀착 취재 ‘북한이 바뀌고 있다’ 보도 | light7.. | 2015/10/12 | 829 |
490780 | 강동구나 서울과 가까운 하남에 새 아파트 없을까요? 3 | 갈팡질팡 | 2015/10/12 | 2,554 |
490779 | 그런 스타일 룩을 뭐라그러죠? 5 | ㅇㅇ | 2015/10/12 | 1,087 |
490778 | 가수 김완선씨 쌍꺼풀 수술 한건가요 ? 10 | rhekfl.. | 2015/10/12 | 5,527 |
490777 | 38세 박근혜 인터뷰인데, 이때 이미 망상증이 있었던듯.. 16 | 집구석한풀이.. | 2015/10/12 | 5,095 |
490776 | 류승완 감독 대단하긴 하네요 12 | ... | 2015/10/12 | 2,962 |
490775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학생들 연행 6 | ........ | 2015/10/12 | 1,006 |
490774 | 백화점 가을옷 세일하나요? 2 | 주니 | 2015/10/12 | 1,254 |
490773 | 82쿡에 티브 드라마 이야기 많은 이유가 13 | 뭔가요? | 2015/10/12 | 1,799 |
490772 | 휘슬러압력솥 사용하시는 분 용량? 4 | 압력솥 용량.. | 2015/10/12 | 1,482 |
490771 | 국정화반대 1인 시위 참가합시다. 16 | 국정화반대 | 2015/10/12 | 1,258 |
490770 | 집에 고기는 어디서 사세요? 7 | 영선맘 | 2015/10/12 | 1,493 |
490769 | 저녁하려구요~~간장제육볶음 비법좀 알려주세요~~~ 2 | 비법 | 2015/10/12 | 1,068 |
490768 | 피자헛 9900원짜리 런치부페 어떤가요? 49 | 가볼까 | 2015/10/12 | 3,555 |
490767 | 나라꼴 보니 눈물이 나네요 49 | ㅠㅠ | 2015/10/12 | 3,922 |
490766 | 즉석떡볶이 좋아하세요? 6 | hohoaj.. | 2015/10/12 | 2,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