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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꽃잎이 지고 
오늘은 비가 온다고 쓴다 
현관에 쌓인 꽃잎들의 오랜 가뭄처럼 
바싹 마른 나의 안부에서도 
이제는 빗방울 냄새가 나느냐고 
추신한다 
좁고 긴 대롱을 따라 
서둘러 우산을 펴는 일이 
우체국 찾아가는 길만큼 낯선 것인데 
오래 구겨진 우산은 쉽게 젖지 못하고 
마른 날들은 쉽게 접히지 않을 터인데 
빗소리처럼 오랜만에 
네 생각이 났다고 쓴다 
여러 날들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많은 것들이 말라 버렸다고 
비 맞는 마음에는 아직 
가뭄에서 환도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너무 미안하다고 쓴다
우습게도 이미 마음은 
오래 전부터 진창이었다고 
쓰지 않는다 
우산을 쓴다
                 - 심재휘, ≪우산을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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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8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9/07/man0907_sum01.jpg
2015년 9월 8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9/07/jang0907.jpg
2015년 9월 8일 한겨레 
[올라오는 대로 수정하겠습니다]
2015년 9월 8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4e99d390058e42ff9606a479b29f1a4c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항상 "~뿐인 줄 알았지?"가 붙어 되돌아오는 놀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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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할 때 가장 큰 소리를 낸다.
- 에릭 호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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