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정결핍에 힘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hanee 조회수 : 1,848
작성일 : 2015-08-14 08:55:11

저희 엄마는 책임감은 강하셨어요
그리고 민폐끼치는 걸 죽기보다 싫어했고요
아버지는... 그냥 돈벌다가 가출해서 지방 전전하며
노는지 뭐하는지 또 나타나고
그러다 돈벌면 돈번다고 유세유세
때려친다 난리난리...

그런 아부지랑 살았으니 자연 악착스러웠을 거고
동생과 저 통제도 많이 했을 거고
늘 화와 짜증이 가득한데 남한테는 민폐니까
자연 눈에 걸리적 거리는 일도 많고 약한 자식
그것도 첫째인 저한테 많은 화살과 질타와 짜증과 등등이 날라왔던 거 같아요. 맞기도 많이 맞고...

늘 자신감 부족했고
인간관계에서는 늘 전전긍긍이었던 거 같아요
(그게.. 엄마 눈치 보던 버릇이었을 테고요)
교우관계도 행복하지 않은 뭔가 위태로운 인간관계였고 그렇게 늘 뭐랄까....

늘 내위에 나를 모시고 (초자아 같은 거요)
실수라도하면 이제 엄마보다 나스스로 나를 질타해요 무섭게... 바보같은 x 난 나가죽어야해 등등으로...

그렇게 이십몇년을 살다가...처음 정말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요.
당시엔 그남자도 어려 그랬겠지만 저를 위해 죽을 수도 있을 거 같은....
참 웃긴게...사랑 받지 못하던 제가 처음 사랑을 받으니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미숙한 방법으로 헤어지고
저에대해 고찰 했어요.
심리상담도 받아보고
책도 많이 읽고..

제 모습에 아직 다 못크고 세상에 던져진 5세 아이부터 무섭던 엄마 늘 화만내던 아버지 모습 다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부모님 원망이 뒤늦게 무섭게 들었어요.
내 잘못도 아닌데 난 왜 이런집 태어나서
부유한 것도 사랑받는 것도 아닌데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낳아서 부모가 되었을까 하고... 말하면 길어지지만 인생 최대 힘든시기(저의구직활동과 부친의 또 그렇듯 자발적 퇴사 동생의자퇴 등등)를 보냈어요. 매일 자살만 꿈꾸고...

그 순간을 어찌어찌 보내고나서...
독립을 하고 나니..
그때 그 감정들이 옅어져요.
정말 너무 힘들어서 뼈에 새길 기세였는데 ..


문득 제 남동생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그러더라고요.
과거는 원래 현재의 프레임으로 보는 거라고
내가 핑크빛 프레임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살면
어린시절 가난도 그냥 웃고 넘길 추억이되고
지금이 불행하면 선그라스 쓰고 과거를 보는 거라 다 어둡고 까맣게 보일 거라고...

저를 그렇게 괴롭게 했던
과거 기억들이 ...이제는 그냥 남의일 보듯 드라마 보듯 그렇구나...가 됐고요.
주눅들고 자존감 낮았던 저지만 지금은 안그런척 하다보니 정말 안그런 거 같아요.(물론 극한의 스트레스에서는 제가 나오려고 해서 더 조심해요.)

무엇보다...
그냥 저는 지금의 제가 만족스러워서 그런 거 같아요.
물론 가끔 엄마랑 얘기하다가 어린시절 비슷한 감정이나 상황이 들면 급 짜증나요.
특히 내잘못보다 예민했던 네탓이다 할 땐 ㅡㅡ^

그것도 웃고 넘길날이 오겠죠...ㅋ

그래도 저는 결혼까진 몰라도...애는 두려워요
제안에 있을 엄마 모습이 무섭고
그렇게 클 자식한테 미안해서요.

이것도 언젠가는 극복되려나요...
IP : 211.108.xxx.16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8.14 9:37 AM (220.71.xxx.13)

    원글님 정말 장하시네요.. 대단하세요
    저는 아이 낳고 몸부림치며 깨달은 것들이네요.
    그렇게 성찰하시면서 나중에라도 아이 가지게 되면 정말로 님어머니보다 훨씬훨씬 나은 엄마가 되실겁니다 그과정이 힘은 들겠지만 그걸로 다시한번 더 극복이 되고 치유가 되더라구요^^

  • 2. 그렇죠
    '15.8.14 10:11 AM (59.30.xxx.199)

    현재에 내가 편안해야 과거의 일들도 좋은쪽으로 각색되요 자꾸 좋은쪽으로 생각하니 덩달아 나도 편해지고 하지만 가끔 치받치는 화딱지가 일순간 올라오긴 합니다만 그러고 지나가는거죠

    지나갈 정도로 여유를 갖게 된 것이 다행이죠

    그 부모님들도 그저 나와 같이 나약한 사람이고, 엄마아빠 노릇 처음 한 경험이였으니 미쓰있었겠다 그렇게 생각해요 굳히 그분들을 이해하려는 건 아니고 내가 좀 더 편해지기 위해 그렇게 생각해요 동시에 더이상 그런 미쓰를 받아주진 않고요

  • 3. ......
    '15.8.14 11:06 AM (222.235.xxx.21) - 삭제된댓글

    저도 비슷한 감정 느껴오면서 살아왔어요~~현재 내가 행복하고 바쁘게 살면 과거에 대한 원망이나 부정적 생각 떠올릴 겨를이 없긴 해요~그런데 가끔씩 몰려오는 허무감같은 것도 있고 항상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인생을 스스로 안좋은 방향으로만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자식을 낳아서 키우면 오히려 부모님 원망하는 마음이 더 생길까봐 두렵습니당~

  • 4. 아들러
    '15.8.14 1:16 PM (1.229.xxx.197)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심리학책에 나온 거랑 똑같아요 원래 트라우마는 없는거라고
    남동생의 말이 곧 아들러의 말이네요 원글님 행복하게 잘 사실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8370 저희집 강아지가 녹내장에 걸렸는데 약이 너무 비싸네요 ㅠㅠ 7 00 2015/09/02 5,190
478369 디지털 도어락이요 2 아기사자 2015/09/02 913
478368 긴급질문) 와이셔츠가 다 물이들었어요ㅠ 5 기쁘이 2015/09/02 2,151
478367 늘 스트레스를 받는 둘째..... 5 남매 2015/09/02 1,409
478366 매일 에드빌 두 알 괜찮을까요? 7 ... 2015/09/02 9,857
478365 추가---(아이랑 함께 볼게요)지방캠퍼스에 대한 인식..(연세대.. 37 고3엄마 2015/09/02 11,009
478364 10년된 아파트 vs 신축 빌라 투표해주세요 31 질문 2015/09/02 3,555
478363 등산복 브랜드중 바지가 이쁜브랜드좀 알려주세요 1 ㅇㅇ 2015/09/02 1,149
478362 김무성 ˝노조가 쇠파이프 안 휘둘렀으면 소득 3만불 됐을 것˝ 13 세우실 2015/09/02 1,695
478361 전기렌지 어디꺼 쓰세요? 10 이토록좋은날.. 2015/09/02 2,281
478360 40세 이상.. 중년.. 날씬만 해도 성공한건가요?? 12 .. 2015/09/02 4,766
478359 저 아래 강용석이 이야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7 -.- 2015/09/02 2,527
478358 집밥 백선생의, 주방 괜찮지 않나요? 4 .. 2015/09/02 1,993
478357 설염걸려보신분들 계신가요?넘아파요ㅜ 8 아퍼ㅜㅜ 2015/09/02 1,646
478356 선행없이 외고가면 2 aa 2015/09/02 1,682
478355 얼굴용 선크림 추천 부탁드려요 2 선크림 2015/09/02 1,420
478354 절친..어디까지 믿으시나요? 10 ^6 2015/09/02 3,085
478353 이마부분 꿰맨상처가 길게 패였는데 어떻게해야할까요? ㅜㅜ 2015/09/02 625
478352 [단독]강용석,박원순아들 병역의혹 재판 직접나선다 39 샐리 2015/09/02 4,786
478351 별그지같은 능구렁이 직장 아줌마 10 그지 2015/09/02 3,029
478350 다이어트 하려는데 3 빙그레 2015/09/02 726
478349 스쿼드 운동하면 허벅지안살 빠질까요? 3 어떤운동? 2015/09/02 2,309
478348 이런 아들의 여자친구... 받아들이실수 있나요? 42 ? 2015/09/02 19,739
478347 닭곰탕 닭몇마리 필요할지 봐주세요 8 ㅇㅇ 2015/09/02 887
478346 사격장서 서로 총 겨누고 장난…‘개념상실’ 경찰관 사진 논란 세우실 2015/09/02 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