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데이트비용으로본 한국 일본 호주의 시간당 최저임금

집배원 조회수 : 1,418
작성일 : 2015-07-26 19:35:36
왼쪽부터 한국의 유미래(22ㆍ여)씨와 한세훈(22)씨, 일본의 야마시타 사야(20ㆍ여)씨와 나카시마 세이야(21), 호주의 첼시(26ㆍ여)와 에드워드(22).

#호주 서부 퍼스에 사는 대학생 에드워드(22)는 친구 소개로 만난 네 살 연상의 댄스 강사 첼시(26ㆍ여)와 2년 반째 교제 중이다. 지난달 19일 기말고사를 끝낸 에드워드는 모처럼 첼시와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즐겼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50호주달러ㆍ1호주달러는 854.39원)를 한 뒤 영화(25호주달러)를 보고 분위기 좋은 바에서 칵테일(40호주달러)을 마시며 에드워드의 여름방학 시작을 축하했다. 두 사람이 이날 지출한 비용은 한화로 약 9만8,255원.

#일본 규슈(九州) 벳푸(別府)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나카시마 세이야(21)와 야마시타 사야(20ㆍ여)는 교환학생을 돕는 동아리 모임에서 만나 7개월째 사귀고 있다. 둘은 이달 11일 함께 초밥으로 점심(2,500엔ㆍ100엔은 943.95원)을 먹은 뒤 영화 '매드맥스'를 관람(3,000엔)했다. 후식은 따로 없었지만 식료품점에서 식재료(1,500엔)를 구입해 세이야의 집에서 저녁을 지어 먹은 것으로 데이트를 마무리 했다. 한화로 모두 6만6,077원이 들었다.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3학년 유미래(22ㆍ여)씨는 의경으로 군복무 중인 한세훈(22)씨와 1년 8개월째 만나고 있다. 유씨는 이달 11일 외출을 나온 한씨와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봤다. 티켓 구매비는 군인인 한씨 덕분에 할인을 받아 1만원만 지출했다. 아르바이트로 최근 월급을 받은 유씨는 모처럼 맛있는 것을 먹자며 한식 뷔페에서 한 사람당 1만 9,900원을 내고 밥을 먹었다. 영화 관람 후 까페에서 마신 커피 두 잔(1만 2,800원)을 포함해 이날 6만2,700원을 썼다.

비슷한 코스로 데이트를 즐긴 세 나라의 연인들. 하지만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3국 젊은이들이 투자하는 노동시간만 해도 천차만별이다. 한국ㆍ일본에 비해 다소 많은 10만원 가까운 데이트 비용을 지출한 호주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저시급제를 시행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중 2013년 기준으로 3위다. 현재 호주의 최저시급은 17.29호주달러(1만4,772원)로 에드워드-첼시 커플처럼 데이트를 하려면 6.6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웃 일본의 20대는 호주보다 비용은 적었지만 평균 최저시급이 780엔(7,362원)에 불과해 8.97시간을 노동해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세 나라 중 가장 적은 데이트 비용을 쓴 한국은 어떨까. 현행 최저시급(5,580원)을 적용했을 때 한국 젊은이들은 무려 11.22시간을 노동에 투자해야 한다. 호주의 두 배, 일본과 비교해도 2시간 이상 길다. 8시간으로 제한된 근로기준법의 일일 노동시간에 견줘 봐도 하루를 꼬박 일하고 반나절을 더 아르바이트로 보내야 하는 셈이다. 사랑만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는 데 드는 시간까지 따지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물론 물가수준이 다른 3국의 최저시급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각국 물가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인용되는 '빅맥지수(해당 국가의 빅맥 햄버거 가격을 달러로 환산했을 때 지수가 높을수록 물가가 높은 것을 의미)'를 들여다 보면 한국과 호주의 괴리는 그리 크지 않다. 16일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44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빅맥 가격이 4.79달러이고 호주는 3.92달러, 한국은 3.76달러로 나타났다. 일본은 2.99달러였다.

굳이 물가를 비교하지 않더라도 최저시급에 따라 각국 젊은이들이 영위하는 생활 수준은 극명하게 다르다. 에드워드와 유미래씨 모두 주거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교 때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식당, 구청 등에서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던 유씨는 최저시급 이상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지금은 서울 회기동의 한 커피숍에서 5,580원을 받으며 평일 4시간을 일하고 있다. 유씨가 주휴수당을 포함해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월 50만~55만원. 유씨는 "이 정도 시급으로 식사, 교재비를 포함해 데이트 등 용돈까지 감당하려면 버거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에드워드는 여유가 넘친다. 에드워드는 방학을 이용해 하루 8시간씩 탄산음료를 박스에 담아 트럭에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단순 업무임에도 그는 시간당 25.5호주 달러(2만1,786원)를 번다. 한 달이면 350만원이 모인다. 에드워드는 "가끔 데이트를 즐기고 저축도 조금은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돈을 모아 여자친구와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해외에서 높은 노동 가치를 피부로 느낀 한국의 20대는 우리나라의 '최저시급 노동'을 거부한다. 이병일(24)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호주 시드니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등에서 일하며 시간당 1만2,000~1만5,000원을 받았다. 하루 6시간을 일해 월 200만원 가량을 벌었고, 생활비를 제외하고 매달 100만원을 저축했다. 틈틈이 여행까지 즐겼는데도 귀국 했을 때 그의 손에는 1,000만원이 남아 있었다. 이씨는 "3년 전 고향인 부산의 한 식당에서 최저시급을 받고 하루 5시간씩 일했지만 들어오는 돈은 50여만원이 전부였다"며 "이런 낮은 시급을 받고 일하느니 차라리 공부에 매진하는 게 낫겠다 싶어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초 전역 후 일본 도쿄의 라면 가게에서 '서빙 알바'를 했던 정민철(29)씨는 "당시 시간당 1,000엔을 받아 엔화가치가 낮을 때도 한화로 치면 9,000원을 벌었지만, 이듬해 귀국하니 시급이 반토막 이하로 줄어 알바는 접고 학점 올리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달 9일 2016년 최저시급을 450원 인상된 6,030원에 의결했다. 내년에도 한국의 유미래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여전히 10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같은 시간을 일해도 선진국 젊은이들과 삶의 방식에서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우리 최저시급제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IP : 218.149.xxx.2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a
    '15.7.26 7:53 PM (180.230.xxx.74)

    호주는 환율이 많이 떨어졌네요. 최저시급이 높아 전세계 젊은이들의 꿈의 땅이죠.
    워홀로 가봤자 일하는곳은 한국인가게겠지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1240 14k반지가 며칠차면 냄새가 나요 반지 20:59:09 41
1781239 제가 왜 더 가난해졌다고 느끼는지 알았어요 .. 20:57:58 215
1781238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vs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10 수시 20:54:05 260
1781237 정이랑 유튭 "쇼팽 휘아노(피아노 ㅋ) 학원".. 2 피아노러버 20:52:50 290
1781236 오즈의마법사 이상한나라의 엘리스가 무서웠어요 1 A 20:48:14 207
1781235 무순이 많은데 어디에 쓰면 좋을까요 2 무순 20:42:55 165
1781234 지하철 독서 7 20:42:02 455
1781233 국가가 사기당했다고 한 그 회사..작년 국감때 1 그냥3333.. 20:39:51 429
1781232 장이랑 배우 연극배우 출신인가요? 8 .. 20:38:07 663
1781231 조국 "이건 아냐…내 딸 입건될 땐 기사 쏟아지더니 무.. 11 ㅇㅇ 20:32:51 1,097
1781230 사람이 성장하려면 방황이 6 ㅎㅎㄹㄹㄹ 20:32:06 370
1781229 공대공대 하는데 적성이 맞아야하지 않나요? 12 .. 20:32:04 405
1781228 신생아 얼굴 언제 하얘지나요? 5 ㅇㅇ 20:31:53 375
1781227 윗가슴 없는 사람 브라 1 .. 20:31:24 237
1781226 월요일 주식 오전 8시에 4 .. 20:28:59 806
1781225 제 우울증은 대화단절 때문이더라구요. 3 20:23:14 1,038
1781224 이혼사실 말 안 하는 이유 11 Cj mh 20:21:23 1,498
1781223 몸살나서 꿀차 한잔 부탁한다고 했더니 9 은퇴남편 20:20:16 1,377
1781222 조언 부탁드려요 4 노인골절 20:13:49 320
1781221 가슴 커서 고민이신 분들 브라 형태요 4 C 20:12:33 491
1781220 어떤 사람이 만만해보여요? 16 ... 20:12:25 1,200
1781219 휴계소 카르텔에 칼빼든 정부 과연 성공할까 2 20:10:35 464
1781218 강화도에 눈 내리나요?(정원오 성동구청장 feat) 4 /// 20:08:52 814
1781217 돈 들어도 5만원권 디자인 2 Hggfjh.. 20:01:09 663
1781216 보리보리 수프 먹어보고 싶네요 ㅇㅇ 19:57:18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