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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 엄마가요

. 조회수 : 1,370
작성일 : 2015-07-26 11:38:36

별 내용 아닌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음식에 관한 건데요

어느 여름날 엄마가 진짜 맛있는 것을 제게 주신다는 거에요

진짜 맛있다고 너도 먹어보라고 했어요

신 음식을 만난다는 기쁨에 들떴는데 엄마가 주신 게

하얀 국물에 밍밍한 건더기가 있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묘한 맛이더라고요

이게 대체 뭐가 맛있냐고 햄버거 돈까스가 훨씬 맛있다고 제가 투덜 거렸어요

엄마는 바보 이게 얼마나 맛있는건지 모르다니 하면서 저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제앞에서

한그릇을 쭉 마셔버렸어요

 

마트 갔더니 콩물이랑 그 하얀 건더기를 팔더라고요

그게 뭐냐면 콩물에 우묵가사리를 넣었던 거에요

그 시절에는 엄마가 직접 갈아서 만들었는데 세상 참 편해졌구나 싶어서

사와서 집에서 그 추억을 떠올리며 마셨어요

저 진짜 바보였네요 이렇게 맛있는 것을 ...저도 나이 먹은 거겠지요

 

그때 제가 초등 3학년 이었고 지금 제 아들이 초등 4학년 인데요

네에, 제 아들 샌드위치, 치킨 , 돈까스 좋아해요

그래서 당연히 이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제가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입맛이라는 게 세월에 따라서 말이다 하면서요...

그래서 지난날 외할머니가 말이야 하면서 말해주었지요

너 입맛에는 안맞을거다 하고요

근데 웬걸요 고소하니 맛있다고 잘 먹어요

ㅋㅋ 역시 뭐든 잘 먹는 녀석에게는 안통하는 스토리구나 하면서 같이 먹었는데요

 

음...뭐랄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거에요

엄마와 그리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 오히려 서먹서먹해요

할말만 하고 딱히 대단한 사연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요

제가 나이 먹은 만큼 엄마도 그 세월 지나오신 거잖아요

묘한 감정이 일었어요

담주에 친정 가는데 우묵가사리 콩물에 넣어서 그 이야기를 꼭 할려고요

 

"그때는 이 맛을 모르는 바보 였는데 이젠 이 맛 아는 바보야 엄마"

같이 드십시다

IP : 118.44.xxx.23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ㅎ
    '15.7.26 11:43 AM (175.197.xxx.225)

    ㅎㅎㅎㅎㅎㅎ저두. 6살인가 7살때 시골 할머니 집에서 반찬없어서 밥 못 먹는다고 밥투정. 징하게도 했네요. 상 앞에서 한참을 징징대다가 콩가루 넣어서 비벼먹어볼까, 먹어보니 입안에 달라붙기만 하고 투정투정, 설탕도 뿌려보고 삭힌 밥처럼 들척하니, 투정투정. 결국 울엄마한테 되지게 혼나고 골방에 갇혔었던 기억이...ㅋㅋㅋ


    밥 맛 없다고 - 정확히는 이유식- 입 안 벌리고 투정하는 조카보니 생각나더라구요. 단편 단편으로 사진 몇조각으로 조각나 있던 기억들이....쭉 이어져서 5분짜리 동영상으로.ㅋㅋㅋㅋ

  • 2. 기억난디ㅡ. .
    '15.7.26 10:28 PM (61.78.xxx.165)

    저는 순대요.
    시장 다녀오시면서 사오신 봉지를 펼치시며 순대를 권하시는데 저는 입을 막으면서 손사레를 쳤거든요. 근데 다 커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순대는 아무리 누가 권하더라도 안먹어요. 왜냐면요 엄마가 권할 때도 안먹었는데 다른 사람이 권해준다고 먹어버리면 엄마에게 미안해서요. 별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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