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어렸을 때 우리 엄마가요

. 조회수 : 1,372
작성일 : 2015-07-26 11:38:36

별 내용 아닌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음식에 관한 건데요

어느 여름날 엄마가 진짜 맛있는 것을 제게 주신다는 거에요

진짜 맛있다고 너도 먹어보라고 했어요

신 음식을 만난다는 기쁨에 들떴는데 엄마가 주신 게

하얀 국물에 밍밍한 건더기가 있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묘한 맛이더라고요

이게 대체 뭐가 맛있냐고 햄버거 돈까스가 훨씬 맛있다고 제가 투덜 거렸어요

엄마는 바보 이게 얼마나 맛있는건지 모르다니 하면서 저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제앞에서

한그릇을 쭉 마셔버렸어요

 

마트 갔더니 콩물이랑 그 하얀 건더기를 팔더라고요

그게 뭐냐면 콩물에 우묵가사리를 넣었던 거에요

그 시절에는 엄마가 직접 갈아서 만들었는데 세상 참 편해졌구나 싶어서

사와서 집에서 그 추억을 떠올리며 마셨어요

저 진짜 바보였네요 이렇게 맛있는 것을 ...저도 나이 먹은 거겠지요

 

그때 제가 초등 3학년 이었고 지금 제 아들이 초등 4학년 인데요

네에, 제 아들 샌드위치, 치킨 , 돈까스 좋아해요

그래서 당연히 이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제가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입맛이라는 게 세월에 따라서 말이다 하면서요...

그래서 지난날 외할머니가 말이야 하면서 말해주었지요

너 입맛에는 안맞을거다 하고요

근데 웬걸요 고소하니 맛있다고 잘 먹어요

ㅋㅋ 역시 뭐든 잘 먹는 녀석에게는 안통하는 스토리구나 하면서 같이 먹었는데요

 

음...뭐랄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거에요

엄마와 그리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 오히려 서먹서먹해요

할말만 하고 딱히 대단한 사연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요

제가 나이 먹은 만큼 엄마도 그 세월 지나오신 거잖아요

묘한 감정이 일었어요

담주에 친정 가는데 우묵가사리 콩물에 넣어서 그 이야기를 꼭 할려고요

 

"그때는 이 맛을 모르는 바보 였는데 이젠 이 맛 아는 바보야 엄마"

같이 드십시다

IP : 118.44.xxx.23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ㅎ
    '15.7.26 11:43 AM (175.197.xxx.225)

    ㅎㅎㅎㅎㅎㅎ저두. 6살인가 7살때 시골 할머니 집에서 반찬없어서 밥 못 먹는다고 밥투정. 징하게도 했네요. 상 앞에서 한참을 징징대다가 콩가루 넣어서 비벼먹어볼까, 먹어보니 입안에 달라붙기만 하고 투정투정, 설탕도 뿌려보고 삭힌 밥처럼 들척하니, 투정투정. 결국 울엄마한테 되지게 혼나고 골방에 갇혔었던 기억이...ㅋㅋㅋ


    밥 맛 없다고 - 정확히는 이유식- 입 안 벌리고 투정하는 조카보니 생각나더라구요. 단편 단편으로 사진 몇조각으로 조각나 있던 기억들이....쭉 이어져서 5분짜리 동영상으로.ㅋㅋㅋㅋ

  • 2. 기억난디ㅡ. .
    '15.7.26 10:28 PM (61.78.xxx.165)

    저는 순대요.
    시장 다녀오시면서 사오신 봉지를 펼치시며 순대를 권하시는데 저는 입을 막으면서 손사레를 쳤거든요. 근데 다 커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순대는 아무리 누가 권하더라도 안먹어요. 왜냐면요 엄마가 권할 때도 안먹었는데 다른 사람이 권해준다고 먹어버리면 엄마에게 미안해서요. 별 일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874 이마트에서 제육복음을 샀는데요 열받음 ㅜ 15:02:49 5
1772873 시스템 에어컨 설치 해 보신 분들께 2 케데헌 14:53:59 110
1772872 주식상승의 이상한 논리 2 ... 14:53:03 267
1772871 주1회 pt 쌤 입장에선 싫어하나요? 3 .. 14:48:57 206
1772870 뉴진스 분쟁 보면서 알게 된 게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11 n진 14:48:22 586
1772869 제 만세력으로 챗지피티 사주보니.... 1 .... 14:47:08 274
1772868 노모. 단풍구경... 성남..분당 주변 6 .. 14:43:44 288
1772867 당뇨는 어떻게 아는거예요? 9 ?! 14:40:17 839
1772866 압력솥으로 수육 맛있게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1 ... 14:38:29 142
1772865 아들은 키가 언제까지 크나요? 지금 고1이요 8 아들 14:32:02 589
1772864 1교시 결시는... 4 콩ㄴ 14:31:09 671
1772863 인중 축소 해보신분이나 보신분 ㅇㅇ 14:29:12 111
1772862 피터틸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는데 ㅗㄹㅇㅇ 14:25:57 129
1772861 특검, 국짐 사망 선고.jpg 2 가즈아828.. 14:21:54 1,246
1772860 점심으로 빵과 과자 3 .. 14:19:37 664
1772859 알바중인데 점심시간 좀 봐주세요 5 궁금 14:14:50 480
1772858 논술치러 서울갑니다.옷차림 어찌 해야할까요? 6 논술 14:14:15 528
1772857 [단독] "문재인 청와대 통계 조작했다"던 검.. 4 그냥 14:14:04 1,166
1772856 제가 자신있는 매운갈비찜양념으로 la갈비찜 해도 될까요 7 장갑끼고대기.. 14:11:07 400
1772855 황교안이 고교 동기 노회찬에게 했던 말 4 .. 14:08:44 1,053
1772854 저 밑의 외국인 알바생 얘기 읽고 너무 궁금. 7 ㅇㅇ 14:04:30 689
1772853 기분전환을 위해 뭘 먹어야 할까요 8 ㅇㅇ 14:02:51 617
1772852 통일교가 국힘해체시키겠네 4 내란당꼬라지.. 14:01:25 1,031
1772851 부동산 수수료 3 부동산 13:48:51 536
1772850 요즘은 웨딩드레스도 당근에서 산대요 ㅎ 18 .. 13:44:15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