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암살-절반의성공-개인적 평가입니다

푸른연 조회수 : 2,748
작성일 : 2015-07-26 00:46:19

  남편과 함께 영화 암살을 보고 왔습니다.

  토요일 늦은 시간, 극장은 꽉 찼고 늦은 저녁인지라 젊은 관객들이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우선 저는 일제강점기을 지낸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아서

  소재로 독립군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TV드라마로는 일제강점기 역사물이 여럿 있었지만

  영화로는 작품성 있는 일제강점기 역사물(특히 독립군을 다룬 영화는 전무했죠)은 드물어서

  감독이 과감하게 그 시대의 영화를 만든 점은 박수를 쳐 주고 싶었구요.

   영화는 특히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흥행도 어느 정도 받쳐 줄 것 같고

   최동훈 감독의 실력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니까요.

 

   영화를 보면서 목숨을 내놓고 항상 쫓기고 불안에 떨며 한시도 마음편히 살아보지 못했을

   독립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누구도 100% 믿지 못하고 서로를 의심해야 했던 상황들도....

   그러나 그 먹먹함은 영화의 서사, 스토리의 힘이 아니라 오로지 영화가 그리고 있는

   시대와 소재에서 나온 먹먹함이었어요.

 

    독립군의 국내 진입과 일제 제국주의 사령관과 친일파 암살 작전 하나로 두 시간 넘게

     끌고 갔는데 스토리가 풍성하고 탄탄하지 못하고 단선적이며

     그 당시 시대적 배경 묘사가 상당히 부족했어요.

     우리 세대야 역사적 지식이 있으니까 그들이 왜 저렇게 목숨걸고 저격해야 했는지

     충분히 공감하지만 역사 지식이 없는 어린 세대들과 외국인들이 과연 공감을 할지

     의문이 들었어요.

      만주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에 대한 묘사, 만주에서의 고생스런 생활,

      간도 참변(청산리 전투 독립군의 승리 이후 일본이 잔인하게 간도 양민들을 학살하고

      집을 불태운 참변으로 3700명이 희생됨)에 대한 묘사,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고발이

      전주곡이나 회상씬으로 깔린 다음 본격  서사가 진행되었으면 좋을 뻔했어요.

      두시간 남짓한 영화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탄탄한 스토리의 영화들은

      압축적으로 역사배경과 여러 인물들의 고뇌, 모순, 동지들의 우정, 배신, 음모 등을

      다 표현해 냅니다.

    

      진한 감동은 부족한 영화였습니다. 그 이유는 감독의 내공 부족인 듯합니다.

      그 시대를 영화로 표현하기에 여러 애로사항이 있는 건 알지만

      좀더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지현, 하정우, 조승우 등 스타들이 일본 시장 눈치를 보느라

      출연을 기피하지 않고 독립군으로 출연한 데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역사적 스토리가 풍부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시각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음 좋겠네요. 일제 강점기 시인들, 작가, 문인들의 이야기도 좋고

      만주 벌판에서 독립군의 이야기도 좋고요.

  

IP : 175.114.xxx.21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5.7.26 12:59 AM (218.153.xxx.56)

    내일 보러 가는데, 역사적 지식이 없어서;; 좀 염려되네요. 뭘 알고 가면 좋을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 2. ...
    '15.7.26 1:01 AM (223.62.xxx.36)

    비판도 있지만, 오래된 사진 속의 그 분들 또한 우리처럼 일상을 살기도 했던 분들이었구나, 하나하나의 임무들이 여러가지 오해와 혼란으로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 과정에서 결실도 못 보고 소리없이 사라져간 분들이 아주 많겠구나... 머리로만 알던 지식이 좀 더 와닿았어요.
    여건되시는 분들은 서대문형무소 가이드와 함께 관람 추천드립니다.

  • 3.
    '15.7.26 1:09 AM (223.62.xxx.26)

    제가 아쉬웠던 부분을 원글님이 집어 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좋은 영화 꼭 봐야할 영화라 생각하고 힘을 실어 주고 싶네요.
    영상도 참 멋있고요.왜곡되고 망각되어 가는 근현대사.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단 한번이라도 독립군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한다면..성공한 영화겠죠.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4. 원글
    '15.7.26 1:23 AM (175.114.xxx.210)

    아, 역사적 지식이 많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단지 독립군들이 왜 전투 외에도 일제 요인들 암살과 친일파 처단에 목숨을 걸고 나서야 했는지를
    (역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외국인이 보면 왜 저렇게 사람을 죽여? 할 수도 있다는 거죠)
    누구나 보면 공감되게 표현하지는 않았다는 거구요.

    기본적인 국사만 알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있구요.
    반민특위에 대해서 약간만 알고 가시면 더 좋을 것 같구요.
    약사 김원봉 님에 대해서도 알고 가시면 더 좋구요.

  • 5. 원글
    '15.7.26 1:30 AM (175.114.xxx.210)

    2차대전 때 일본군에 끌려갔던 미군포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여러 편 만들어졌죠.
    최근에 안젤리나 졸리가 만들었구요.
    일본군에 끌려간 미군포로? 물론 고생 많이 하고 일본군에 당했겠지만, 일제강점기 때 우리가 당한 것하곤
    비교가 안 되겠죠.

    나찌를 고발한 수많은 영화들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일본 제국주의를 고발한 여러 영화와 일제강점기
    때의 사람들이 겪었던 수모와 비극을 다룬 여러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물론 이 주제가 영화화하기에 상당히 민감하고 어려운 소재라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선 중국과 합작으로 만들어도 좋겠죠. 중국도 난징대학살이라는 처참한 역사가 있으니까요.

  • 6. Amie
    '15.7.26 1:34 AM (39.7.xxx.101)

    의도도 좋고 큰돈들여 열심히 만든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움이 남는 영화에요. 장면에 멋이 너무 들어가 있고 내용은 90년대것처럼 촌스럽게 느껴졌어요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는데 말이에요

  • 7. 제 의견은
    '15.7.26 1:50 AM (223.33.xxx.108)

    원글님이 부족하다고 여긴 스토리텔링 방식의 영화는 강제규 감독 스타일
    최동훈은 케이퍼 무비 스타일
    아무래도 액션활극이 펼쳐질 오락영화로서의 공간과 시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오락영화 감독이니까요^^

  • 8. 원글
    '15.7.26 2:10 AM (175.114.xxx.210)

    문제는 액션활극 영화로서의 재미도 부족했다는 데 있어요.
    박진감, 팽팽한 긴장감, 전개의 탄탄함도 부족했습니다. 최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남편도
    전작들에 비하면 실망이라는 평이었어요.

  • 9. 뭐래
    '15.7.26 10:33 AM (182.172.xxx.242) - 삭제된댓글

    전지현 회상 씬으로 나오잖아요 엄마도 죽고 막 시체 쌓여 있는 장면
    영화보다 화장실 가셨나
    그리고 최동훈은 애초에 님이 원하는 것처럼 미주알고주알 설명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뭐 옛날 90년대 식으로 하기를 바라신 것 같은데
    요샌 그런거 안 먹혀요 촌스러워서.
    쌀집 아저씨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이런거 통하던 시절의 얘기를 하고 계심.
    님이 원하는 '역사 지식이 없는 어린 세대들과 외국인들' 대상으로 한 설명조 계몽조의 영상물은
    EBS 한국사 강의나 다큐멘터리 보시면 됩니다.
    감독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어요.
    굉장히 이상한 비평이네...

  • 10. 뭐래
    '15.7.26 10:34 AM (182.172.xxx.242) - 삭제된댓글

    그리고 되게 아는 척하시면서
    약사 김원봉은 또 뭐여.
    어디 약사요 뭐 독일약국? 온누리약국?

  • 11. 뭐래님때문에 로그인
    '15.7.26 12:02 PM (211.38.xxx.3)

    너무 웃겨요.ㅋㅋ

  • 12. ..
    '15.7.26 1:27 PM (116.120.xxx.2)

    오늘 보고 왔는데 시대배경 설명 더 있었으면 지루했을 거예요.
    스토리 탄탄하고 연기 좋고 아주 좋던데요.. 영화가 설명이 많으면 작품성이 떨어지게 돼요. 감독 내공 많은 분이구요. 나름 영화광인데 이런 영화 좋아요. 뭔가 하나에 집중되는 느낌의 영화.

  • 13. 원글
    '15.7.26 5:49 PM (175.114.xxx.210)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니까요. 약산 김원봉 님인데 오타 났나 봅니다.
    최광훈 감독이라서 기대치가 높았고 또 배우들도 화려해서 이 때 아님 언제 이런 일제강점기의 수작을
    만들어 보겠나 싶은 아쉬운 마음으로 글을 써 봤습니다.
    영화는 어느 정도 수준은 됩니다.
    다만, 이야기 전개가 허술, 엉성한 부분이 군데군데 보이고 좀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에서
    쓴 글입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봐서 이 시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거니까요.

  • 14. ..
    '15.7.26 6:49 PM (116.120.xxx.2)

    82에서 이 글 보고 볼까말까 고민하다 갔었는데
    안 봤으면 큰일날뻔 했어요..어줍잖은 평이 영화 하나 잡겠어요..
    물론 다양한 관점은 필요하지만 이 정도면 인정해줘야하는 거 아닌가요? 헐리우드 대작들 엄청 스토리 허술한 것들 많잖아요.. 이 영화는 스토리 하나는 탄탄한 정도를 넘어 굉장한데요?

  • 15. 난 40대
    '15.7.27 8:28 AM (124.56.xxx.186)

    국사 포기자라 약산지 약산인지도 모르고 봐도 충분히 잘만든 영화였다 생각해요.
    보고 와서 오히려 찾아보고 있습니다.
    영화보구 저같은 사람 많을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1106 샤카칸 I feel for you 이 노래 기억 나세요? 3 올드팝 2015/08/10 577
471105 그냥 남녀관계는 좀더 가진 쪽이 손해인 3 거죠 2015/08/10 925
471104 생활영어 질문 하나 드릴게요~ ㅠ ㅇㅇ 2015/08/10 469
471103 몇몇 분들은 더치페이=무매력으로 아예 정의 내리시네요 7 허허 2015/08/10 1,277
471102 애매한 인정과 더치페이 1 경우가 있자.. 2015/08/10 643
471101 [단독] 정부, 이희호 방북 당일 북에 별도 ‘전통문’ 보냈다 4 DMZ폭팔 .. 2015/08/10 1,126
471100 자외선 완전차단할수 없나요 2 따가와요 2015/08/10 1,004
471099 시부모님 생신이 2주차이면 16 ~~ 2015/08/10 1,659
471098 주차문제..누가 양보하는게 맞는 건지.. 29 캠핑와서. 2015/08/10 2,955
471097 수시 지원, 다들 상향으로 주로 하나요? 8 수험생 2015/08/10 1,724
471096 이제는 더치페이하는여자=못생긴여자라네 ㅋㅋ 28 ㅇㅇ 2015/08/10 3,498
471095 여러분이라면 역세권아파트.... 15 고민고민 2015/08/10 2,660
471094 강아지 이란게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이라는 뜻인가요? 2 강아지 2015/08/10 706
471093 더치페이하지 않아도 미안하지않는 상대는 만나면 시간낭비일뿐 11 지나다 2015/08/10 1,809
471092 브래드 피트는 누구랑 있을떄 제일 행복해보이나요?? 15 rrr 2015/08/10 5,562
471091 삶에 낙이 없어요.... 12 비오는사람 2015/08/10 3,938
471090 집.. 넋두리.. 8 ... 2015/08/10 3,054
471089 이유식 뭐 먹이시는지요 6 곰곰 2015/08/10 719
471088 두 살배기의 죽음 못 막은 아동학대특례법 1 세우실 2015/08/10 514
471087 백주부가 6 sbs에 2015/08/10 2,560
471086 밴드보낼때. 스티커 1 Aa 2015/08/10 443
471085 임플란트 2개 견적.... 5 임플란트 2015/08/10 2,378
471084 지멘스 3구 전기렌지 같이 구매하실 분 계실까요? 10 지멘스 2015/08/10 2,028
471083 동생이 월세 안내서 명도소송 ... 후기 2 동생후기 2015/08/10 3,537
471082 국정원, 특수 장치로 '임씨 전화 자료' 삭제? 1 의혹계속 2015/08/10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