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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 효율임금이론의 관점에서 본 어린이집 사건(펌)

나그네 조회수 : 1,001
작성일 : 2015-01-18 15:03:38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어린이를 잔인하게 때리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특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 부모가 그걸 보는 심정은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폭행의 장본인인 보육교사의 인성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가 보육을 맡은 어린이를 그렇게 잔인하게 다룰 수 있겠습니까?
그 장면은 무언가에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정부는 이제 그런 일이 단 한 번만 일어나도 어린이집과 보육교사를 퇴츨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러나 어린이 보육과 관련해 근본적인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지도 모르지요.

내가 보기에 문제의 핵심은 보육교사직의 진입을 너무 쉽게 만든 동시에 이들에 대한 보수를 너무 박하게 지급한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듣자하니 1년 정도의 트레이닝을 받으면 보육교사가 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도 하구요.

잘 모르긴 하지만 그 1년 동안의 트레이닝에서 어린이의 심리라든가 행동양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그런 이해도 없이 어린이를 보육하려 하니 이런 문제들이 빈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초중학교 학생 가르치는 것에 비해 어린이 보육하는 일이 결코 쉬운 것 같지 않습니다.
또한 중요성의 측면에서 볼 때도 어린이 보육이 더 중요하면 중요했지 덜 중요한 건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어떤 근거에서 초중학교 교사가 되려면 최소 4년의 트레이닝이 필요한데 보육교사는 1년만의 트레이닝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건가요?

그리고 현행 시스템하에서 보육교사가 되려는 사람에 대한 인성이나 자질에 관한 검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초중학교 학생과 달리 어린이는 자신이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성이나 자질에 대한 검증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것 아닙니까?

내가 듣기로는 보육교사의 평균 급여가 월 13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 보수를 받고 하루 10시간 내외의 격무를 치러야 한다는군요.
이렇게 박한 대우를 해주면서 어린이들에게 한없이 다정하게 굴기를 요구하는 건 무리 아닌가요?

보육교사도 평범한 인간일 뿐 결코 성인군자가 아닙니다. 
그들이 무슨 페스탈로치라고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면서 뼈를 깎는 봉사를 하겠습니까?
그런 일은 기대할 수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됩니다.

경제학에 '효율임금이론'(efficiency wage theory)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어떤 노동자의 효율성이 그의 임금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효율임금이론에서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그의 효율성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어떤 음식점에 갔는데 거기서 일하는 사람미 무척 불친절한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틀림없이 그는 자신이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까짓 직장 잃어버린다 해도 다른 데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래서 마음 놓고 불친절하게 굴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어떤 음식점 가면 일하는 사람이 너무나 친절하지 않습니까?
그는 분명히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것이고, 따라서 이 직장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친절한 서비스를 하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바로 이것이 효율임금이론이 주장하는 바입니다.

보육교사에게 그렇게 박한 대우를 해주니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열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박한 대우는 좋은 자질을 가진 사람이 보육교사직을 지망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구요.
오직 어린이에 대한 사랑 하나 때문에 박한 대우를 무릅쓰고 보육교사직을 지망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왜 사람들은 자신도 하지 못하는 일을 남에게 바라는 걸까요?

정부는 출산율이 떨어져 큰일이라는 비명만 지를 뿐 출산율 제고를 위한 투자에는 무지 인색하게 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에 대한 인색한 지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어린이 보육은 좋은 외부성을 창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야 할 충분한 당위성의 근거가 있습니다.
쓸모없는 토목공사 벌이고 해외자원 개발한답시고 거금을 날리는 정부가 어린이 보육이란 중차대한 일에 그렇게 인색하게 군다는 것은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그런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쪽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만약 어린이 보육이 중요한 일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그 중요성에 걸맞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공연히 보육교사의 봉사정신이나 강조하고 한 번이라도 걸리면 죽는다는 식의 위협을 가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http://jkl123.com/sub5_1.htm?table=board1&st=view&page=1&id=16853&limit=&keyk...

IP : 14.138.xxx.6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
    '15.1.18 3:17 PM (203.247.xxx.210)

    입니다...............

  • 2. ...
    '15.1.18 4:22 PM (59.12.xxx.43)

    맞는 말입니다.
    월급 적게 주면서 희생과 봉사를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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