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들 남편에게 하나쯤 포기하는 것이 있으세요?(장문)

슬픔 조회수 : 1,402
작성일 : 2014-12-24 13:08:06
쌓여있으나 참고 사는 거요.

그게 친정모독이랄지 외도경험이랄지 폭력이랄지 하면 참고 살지 못하죠.
하지만 그 정도 단계는 아닌 거요.
집안평화를 위해 마음 속에 꾹 눌러놓아 참고 포기하고 더이상 안 바라는 거요.

저는 있어요.

저는 직업이 무대에 서는 사람이고요,
제 무대에 찾아와 꽃과 선물을 준 남자와 결혼했어요.
저는 결혼적령기였고 별로 남자친구 경험도 없이
이 정도면 외모든 조건이든 보통이고 괜찮다 싶어서 결혼을 쉽게 승낙했어요.

그리고 결혼할 당시 몇명의 사람들이(제 측 사람들도 그렇고 남편 쪽 사람들도 그렇고)
학벌이나 조건 외모로 보아 '여자가 아깝다'는 소리를 하긴 했고요,
이 남자는 대범하게 그런 소리를 넘기는 사람이 아니라
꽁하게 갖고 있는 스타일이예요.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조건으로 전혀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시부모님은 저를 매우 하대했어요.
싸구려 예능인 쯤으로 치부했고요.
제가 나온 대학을 완전히 3류로 생각하시더라구요.
소위 말해 명문의 선두에 서 있는 대학입니다.

그리고 저희 집에서 반대를 안 하고 결혼허락을 한 사실로 더더욱더
제가 무슨 하자가 있어 조건좋은 딸을 아무 집이나 밀어넣으려 한다는 식으로 대했고요.
시어머니는 아주 집요하게 너희 집안은 왜 이 결혼을 하게 하느냐고 물어왔고
제가 '저희 부모님은 조건을 보는 분이 아니다'라고 답하면 무섭게 노려보곤 했어요.
시부모님만 그랬다면 되겠지만, 남편도 거기에 어느 정도는 동조를 한 거나 다름없어요.
시어머니와는 지금도 사이가 좋지 않아요.

또한 아이가 아기침대에 누워지낼 때 아이가 울면
제가 연주를 해서 아이를 달래주곤 했거든요.

어느날 갑자기 방문이 확 열리더니
연주를 하는 제 앞에서 아기침대에 놓인 아기를 확 "나꿔채" 간 적이 있어요.

왜 그러냐고 제가 그것을 따지자 바로 부부싸움이 되었고요.
남편은 어머니 말을 인용하며
아이가 예능을 가까이하면 큰 화를 입을 거라고 하더군요. 저를 째려보고 노려보며 그러더라구요.
전 그저 어린 아기를 달래는 방편으로 연주를 해 준 거예요.
아기는 울다가도 제 연주를 들으면 안 울었고요.

그리고 제가 연주를 할 때 '꽃 들고 오셔~'라고 농담하면
눈이 그렇게 매서워질 수가 없었어요.
결혼 이후로는 제 무대에 온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한번은 정색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왜 내 무대에 남편으로써 한번도 보러오지 않느냐고.

그러자 이렇게 말하더군요.

내가 가고 싶겠냐!!!!!!!!!!!!!!!!!!!!!!!!!!!!!!!!!!!!!!!!!!!!!!

이게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후로는 전혀 묻지 않았고 무대는 언제나 저 혼자 합니다.
아이가 커서 엄마의 매니져처럼 함께 있어주긴 하는데
좀더 어렸을 땐 남편이 절대로 엄마의 무대에 데려오지 않았어요.
혼자 연주장소로 가기 전에 남편이 안고 있는 아이를 들여다 보며 잘 하고 올께~하고 말했을 때 남편이
싹.....아이얼굴을 제가 못 보게 싹 돌아서 버린 적도 있답니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철렁해요. 뇌에 박힌 무서운 기억입니다.

한번은 무대 후 저를 데리러 온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몰려와서 XXX씨 남편이냐 아는 척하고 무대를 보았느냐 하니
완전히 개똥이라도 씹은 듯한 썩소를 짓더라구요.

그 외엔 어떤 남편인 줄 아세요?
가정밖에 모르는 아주 성실한 착한 남편입니다.

하지만 전 오히려 가정밖에 모르고 마누라에게 뭘 못 해줘서 안달인 모습이
무섭기도 해요.
뭐든지 엄마 먼저, 엄마 뜻에만 따르려는 착한 아버지 코스프레를 할 때 소름이 끼칠 때도 많아요.
IP : 46.165.xxx.22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있죠
    '14.12.24 1:45 PM (118.38.xxx.202)

    돈 많이 못버는 거..
    결혼해서 뭐든 한두가지는 포기하고 사는 것 같아요.
    대부분.

  • 2. ..
    '14.12.24 1:46 PM (211.36.xxx.135)

    댓글들이 핵심을 짚은거 같아요. 존귀해보이는 님과 결혼했는데 아내가 빛날수록 본인이 초라하게 느껴지니 공격적인 태도가 나오나봐요. 아내가 떠날까봐 가정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7579 성악전공하신 82분들 곡좀 추천해주세요 ㅠ 1 2015/01/18 648
457578 강남이나송파 등 요실금수술 잘하는병원 소개 좀 4 2015/01/18 1,756
457577 남편이 이제50이네요 7 .. 2015/01/18 3,415
457576 서울등 중부지방 대설특보 5 눈 싫어 2015/01/18 2,719
457575 이 시계 브랜드 아시는 분 계실까요? 3 ㅇㅇ 2015/01/18 1,131
457574 생리주기가 빨라지다 늦어지는 건 왜?? 주기 2015/01/18 1,565
457573 카드 분실했는데 습득한 사람이 교통카드로 사용하다가 단기대출신청.. 2 미도리 2015/01/18 2,998
457572 비듬 베이킹파우더와 샴퓨하면 없어진다는데,,,, 3 베이킹 2015/01/18 3,515
457571 린나이 가스건조기 쓰시는 분 3 건조기 2015/01/18 6,319
457570 모두를 쓰레기라 부르지 말아 달라 하소연 2 호박덩쿨 2015/01/18 781
457569 여러분!! 잊어버린 포도나무를 찾고 있습니다. 2 경기광주 아.. 2015/01/18 692
457568 9차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런던 침묵시위 1 홍길순네 2015/01/18 761
457567 싱글이나 딩크족이 부럽다.. 15 자녀키우기 .. 2015/01/18 7,374
457566 엔화3만7천엔을 원화로 다시 환전했는데ᆢ 3 극세사 2015/01/18 9,922
457565 잃어버린 물건중 제일 비싼거는요? 32 파란하늘 2015/01/18 4,095
457564 요거트요거베리 6 .. 2015/01/18 1,215
457563 손담비 얼굴이 스크림 같애요. 12 .. 2015/01/18 6,671
457562 두돌 조금 안된 애기엄마가 카페에서 5 애기엄마 2015/01/18 3,567
457561 군자동쪽 광진구 잘 아시는 분 3 군자동??광.. 2015/01/18 1,346
457560 어린이집년 때문에 속터지네요 3 ... 2015/01/18 1,803
457559 (펑)처가에 여행비 달라는게 흔한 일인가요? 15 ... 2015/01/18 3,551
457558 시어머님이 해주신 반지 리세팅하면 화내실까요 3 반지 2015/01/18 1,846
457557 습윤밴드 질문합니다 3 a123 2015/01/18 1,055
457556 아메리카노 하루에 한잔은 괜찮을까요? 3 ... 2015/01/18 3,264
457555 슈돌 사랑이 사촌언니 유메..야노시호 판박이네요 22 유메 2015/01/18 11,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