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감정노동에 지쳐요

미친거 같음 조회수 : 3,875
작성일 : 2014-12-22 12:13:31
저는 유치원 영어선생님이예요.
대부분 아이들이 귀엽고 예쁘고 아이들이 모르던걸 알게되면 나름 보람도 있고 즐거웠어요.
적어도 올해초까지는요. 

올해부터 나가는 유치원 수도 늘어나고 아이들도 늘어나고 덩달아서 상대해야 되는 원장님들
선생님들...부모님들 늘어나니 40넘은 제 체력이 고갈되더라구요.  처음에 지쳐갈땐 이게
뭔가 싶었는데 올해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니까요 체력은 둘째 문제이고 제가 마음이 너무
지쳐있네요.  감정노동이라고 하죠?  밖에 나가서 하루종일 생글생글 웃음지어야 하고 
몇몇 구제불능인 아이들한테도 치이고 (수업흐름 방해하는 아이들 있죠? 혼내지도 못해요) 여기저기
온통 제가 웃으면서 대해야 하는 사람들뿐이라서 집에 오면 저에게 웃음이라는게 남아있지 않더라구요. 

그 결과 제 아이한테는 차갑게 대하고 남편한테도 찬바람이 불고 매일 수업준비에 집안은 폭탄맞은 집이 
됐구요 그걸 보면서 아이나 남편이 조금만 어지르면 감정조절이 안되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요.  

안그랬는데 제가 왜 이렇게 됐을까요.  
아이한테도 미안하고 남편 볼 면목도 없고..... 
어젯밤 남편이 조용히 얘길 하네요.  
일 그만두고 아이와 자기한테 집중해달라구요.  자긴 화목한 가정이 우선이라구요.  

모든 사람들이 저처럼 집에 풀지 않을텐데 제가 너무 부족한 사람같아서 괴로와요 ㅠ.ㅠ



IP : 123.109.xxx.5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한 집
    '14.12.22 12:42 PM (125.184.xxx.28)

    유치원 수업하시는 선생님 잠깐 수업하는 동안
    에너지를 몰아서 폭발하듯이 쏟아내야 하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하니
    모든 에너지 쏟고 나면 재충전 할 시간도 없이
    집에와서 살림하려면 힘들어요.

    고갈된 에너지를 집에서 재충전해야 하는데
    내아이랑 남편은 편하다 보니
    님의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니

    일을 줄이시던지
    화를 내지 말든지
    그만두던지
    집에서 그렇게 화내면서 일하는 이익이 없잖아요.

  • 2.
    '14.12.22 12:47 PM (118.218.xxx.8)

    그만두셔야겠네요
    못버티면 도태되는게 사회에요

  • 3. 아줌마영어
    '14.12.22 12:54 PM (117.110.xxx.131)

    저도 몇년전까지 유치원 수업을 했었어요...맞아요...지쳐요...엄청난 감정노동입니다. 단시간에 쏟아붓는 에너지 생글생글 얼굴 유지,게다가 수업준비로 만드는 교구는 어떻구요...저도 하루에 3시간 수업있는 날엔 집에 와서 암것도 못하고 누워만 지내곤 했습니다. 하루에 한두시간 할때는 그래도 할만 했던것 같아요.
    어린이집부터 성인영어까지 다 수업해봤지만, 유치원만큼 힘든 수업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암것도 안 하고 쉬지만 또 돌아보니 그 때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어요.지금은 하라고 해도 못할듯요. 원글님 힘든일 하고 계시는것 맞아요. 남의 아이들 가르친다고 내 아이한테 짜증낼 수 없잖아요...수업을 줄이시던지 도우미를 쓰시던지 하세요. 잠깐 쉬시는것도 좋습니다....

  • 4. 2ᆞ
    '14.12.22 12:56 PM (218.153.xxx.52)

    이글보니까 저희엄마가 생각나요
    어릴때기억이 ..엄마예민하고 소리지르는게
    너무불안해서
    모든행동의 기준이 엄마의반응..이뭘까였거든요
    잠시 쉬시는것도 좋을것같아요

  • 5. 원글
    '14.12.22 1:02 PM (123.109.xxx.56)

    위로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말씀만 들어도 마음이 풀리는거 같아요. 주책맞게 눈물이 나네요.

  • 6. ㅎㅎ
    '14.12.22 1:06 PM (175.223.xxx.167)

    아고 님 저도 파트타임일하며 공부하고 육아병행 하느라 남편,아이에게 짜증 많이 냈었어요 지금 참 후회해요 아이가 예민하고엄마를 무서워해요
    일 줄이시고 즐길 만큼만 하세요

  • 7. ㅇㅇ
    '14.12.22 1:08 PM (125.177.xxx.29)

    힘내세요 자기 아이하나 키우는것도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그래도 글 읽어보니까 아이들한테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같으시네요...화이팅

  • 8. ....
    '14.12.22 1:08 PM (175.123.xxx.235)

    저두 해보려다가 유치원 원장 기분 샘들 기분 또 소속된 업체 사장님 기분...가장 중요한건 애들 기분 맞추려니 포기했어요..많이 지치셨는데 조금만 리프레쉬 가져보세요..전 대신 동네초딩 4학년 애들 몇 가르치는데 얘네들도 감수성 왕민감 사춘기 초입이라 힘드네요 ㅎㅎㅎ 일주일에 두번 정도로 조정해보세요..원래 좋아하는 취미도 직업이 되면 힘들다고 하잖아요..
    마지막으로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 9. 아이고
    '14.12.22 1:09 PM (124.49.xxx.202)

    제가 그래서 유치원 영어 그만뒀어요.
    내자식부터 잘 건사하자...싶어서...
    유치원 영어는 숨 돌릴 틈이 없죠. 좀만 틈을 주면 바로 분위기가 흐트러져버리거든요. 아이들의 특성상...거기다 말썽꾸러기들 몇명 있음...아니 말썽꾸러기글은 귀엽기라도 하죠...정말 어른보다 더 무서운 아이들이라도 만나면...
    피티를 자료 안보고 세시간 연속으로 맨날 한다고 생각해봐요. 힘든가 안힘든가...

  • 10. ...........
    '14.12.22 1:12 PM (203.244.xxx.14)

    일 그만두시고, 동네에서 애들모아 과외하세요. 인기 폭발할거예요.

  • 11. 동감
    '14.12.22 1:25 PM (223.62.xxx.9)

    원글님 토닥토닥~~~
    여러군데 다니면서 수업하는게 한군데에서 길게 수업하는거 보다 훨씬 힘든것 같아요. 아예 그만 두시기 그러면 유치원 수를 좀 줄이시던가 아님 영유나 학원 같이 한곳에서 수업하는방향으로 살짝 전환해 보세요.
    물론 영유 등도 만만치 않지만요, 상대해야할 범위가 좁아지면 조금 덜 힘들수도 있어요. 저도 뭐 소음에 초민감해지고 퇴근후엔 시체놀이밖에 못합니다만ㅠㅠ 이쪽 일이 기가 쫙~ 빨리는 일인지라,,,

  • 12. 토닥토닥...
    '14.12.22 1:49 PM (1.227.xxx.127)

    가르치는 직업이라는 게 그래요. 저는 애들 과외를 대학생때부터 한 10년 했는데요. 어느 시기가 오면 빠닥빠닥 말랐다는 느낌이 있어요. 뭐가 들어와서 채워지는 느낌은 없고, 내 속에 있는 걸 계속 꺼내서 쓰다보니까 그게 완전히 고갈되어버렸다는 느낌? 지식하고는 상관없이 그렇게 고갈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더군요. 그럴땐 쉬어야 해요. 원글님도 좀 놓고 쉬세요. 그러면 분명 괜찮아지실 거예요.

  • 13. ...
    '14.12.22 3:28 PM (223.62.xxx.10)

    방과후 교사인데 너무 힘들어요..
    학생 학부모보다도 저는 학교가 더 부담스럽더라구요.
    방과후를 활성화 시킨다고 하면서 강사들을 무시하는 그 처사에 학생 수는 제일 많지만 제일 힘들게 하는 학교를 내년부터 그만 둔다고 얘기했어요.

    모두 관두시는 것 보다 두군데 정도만 줄이고 다녀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0025 식기건조할때 식기 건조 2014/12/23 472
450024 밤 11시 윗집이요.. 9 골치아파 2014/12/23 2,099
450023 식탁 좀 봐주세요 17 고민중 2014/12/23 3,120
450022 선진국은 맞벌이가 대세고, 우리도 그렇게 되가고 있어요 18 나는나 2014/12/23 4,712
450021 이 밤에 마늘 치킨이 먹고싶어요 Amie 2014/12/23 659
450020 저 기분 나쁜거 맞죠? 2 싫다...... 2014/12/23 986
450019 주2회알바. 30만원 수입이면 5 디카프리오 2014/12/23 2,631
450018 우희진 회춘했나봐요 왜 이리 이뻐요?@@ 7 2014/12/23 4,327
450017 [후기] 뚜껑식에서 스탠드형으로 10년만에 바꿨어요 4 김냉의 계절.. 2014/12/23 2,363
450016 크리스마스 다들 어떻게 보내시나요 18 케빈.. 2014/12/23 3,442
450015 세월호252일)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기다리며.. 7 bluebe.. 2014/12/23 559
450014 (급급급)유심잠금 비번 몰라서 전화기 못쓰고 있어요ㅠㅠ 3 라라라 2014/12/23 1,179
450013 종각역근처에룸살롱이나 유흥주점많나요? 8 소유 2014/12/23 2,659
450012 故 신해철 유작앨범 '베스트 Reboot Yourself' 내일.. 8 zzz 2014/12/23 982
450011 미술심리지도사 자격증 취득 어떨까요? 7 중년 ^^ 2014/12/23 2,307
450010 누님들 영어 개인과외 받을려면 어느정도 보수가 적당할까요? 1 고릴라 2014/12/23 992
450009 6학년 수학 심화문제 도움바랍니다 3 6학년맘 2014/12/23 1,371
450008 중 2 여학생에게 가장 뜻깊은 선물이 뭘까요? 2 프린세스맘 2014/12/23 905
450007 부모님 근육통에 사용할 전기 찜질팩요 2 전기팩 2014/12/23 1,343
450006 떡먹고 걸린것처럼 쇄골-가슴부분이 답답해요 8 왜일까요? 2014/12/23 4,344
450005 갤럭시 노트2 쓰시는 분들, 휴대폰을 가로로 놓면 6 핸드폰 2014/12/23 1,712
450004 옛날 우리 엄마들은 어떻게 한겨울에 얼음깨고 빨래하고 살림했을까.. 48 ㅜㅜ 2014/12/23 15,520
450003 연말정산 2014/12/23 767
450002 염색할수록 샴푸의 중요성을 느끼네요 173 중요 2014/12/23 21,149
450001 40대 중반에는 성형은 모험인가요? 5 ㄴㅁ 2014/12/23 3,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