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를 안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움 조회수 : 1,576
작성일 : 2014-12-13 15:01:29
70중반이신 아버지께서 지난주 돌아가셨습니다.
지독한 구두쇠에 남여차별 외도 등으로 아버지가 싫었어요.
발병후에 괴로웠던 것이 아픈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생기지않는거엤어요. 오히려 병이 깊어지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거 밉기까지하더군요.
돌아가시기 한 달전부터 아버지를 곁에서 보았습니다.
수척해가는 모습, 억울해하며 울먹이는 모습보니 마음 안좋더군요.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어린 날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시는 누구나 그러했겠지만 극심한 가난을 묘사할 때 그 큰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주루룩ᆢ
생각해보니 아버지덕분에 학교도 다니고 덕분에 취직도해서 돈도 벌고 동생들과는 너무나 사이도 좋고 ᆢ모든 게 아버지 덕분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를 위로해드렸어요 칭찬도 해드리구요. 장하시다, 훌륭하시다, 아버지덕분에 자식들 다들 밥벌이하고 행세하면서 산다,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사셨다, 감사와 사랑을 충분히 표현했어요.
아버지께서 없는 살림에 가르치고 집이라도 늘이시느라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게다가 세상적인 욕구도 강하신 분이라 여자문제도 평생 가지고 게셨죠. 문론 엄마가 오버한 측면이 있긴하지만요.
엄마의 일생은 아버지의 눈치를 보는 거였어요.아버지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장녀인 제가 고스란히 받아야했구요. 당연히 그런가보다하고 효녀노릇 했어요. 엄마가 갖고싶다면 뭐든지 한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러기도 했어요. 제 마음에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게 가득했거든요
그러다가 5년 전쯤 어떤 일을 계기로 엄마에게 분노가 솟구쳐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엄마의 모든게 싫었어요. 웃는 거부터 먹는거 목소리도. 생각하지도않았던 어린 날의 상처가 불쑥불쑥 솟구치는데 미치지경이더라고요. 스슷로 정신병을 의심할 정도로ᆢᆢ
한달전쯤부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엄마에 대한 감정도 완전히 사라졌어요. 엄마의 실갖도 소스라치게 싫었어는데 지금은 얼굴을 부빕니다. 전화힐때 마다 사랑한다고 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주신 선물같아요.
이런 시간이 좀 더 빨리왔었으면 좋았을것을ᆢ 하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해요.
IP : 110.70.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4.12.13 3:36 PM (122.32.xxx.46)

    집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글 읽으며 나도 그랬어~ 하는 대목이 있어 가슴 한 켠이 찌르르 했어요.
    아버지 살아계셨다면 여전히 미워하고 지냈을건데 투병하고 돌아가시고...그런 과정에서 자잘한 미움이나 원망은 다 녹여버렸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64274 내년에 상급지로 갈아타려 했는데 Open 14:38:09 7
1764273 규제 폭등 규제 폭등 릴리리맘보 14:36:04 66
1764272 까칠함 dd 14:33:30 50
1764271 삼전우 주식이요 ㅠㅠ 14:32:03 148
1764270 욕심이 화를 부르는건 인생 만고의 진리네요 1 ........ 14:32:02 272
1764269 만40살 아기엄마인데... 2 수능 14:30:51 151
1764268 택시 부를수 있을까요 1 .. 14:26:30 154
1764267 태국인들 댓글로 이재명대통령 칭찬중 4 Dd 14:22:20 479
1764266 앞으로 주택구매는 내 돈으로 25 주택구매 14:16:50 967
1764265 법은 국민편이여야 한다 부자되다 14:16:18 79
1764264 3살 아이가 엄마 위로도 하더라구요 옛날생각 14:13:11 210
1764263 웃고 콧방귀 끼고 거들먹거리는 박상용 검사 5 ㅇㅇ 14:11:18 299
1764262 송도 동탄이 떡상하겠네요 20 14:07:56 1,731
1764261 대책 괜찮은 거 같긴 한데 1 부동산 14:07:46 356
1764260 심천 발마사지 팁 얼마요구하나요 ㅁㅇㅁㅇ 14:05:48 94
1764259 오늘 해가 나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ㅇㅇ 14:05:19 91
1764258 부정적 경험, 기억들을 지우는 방법은 뭘까요 10 .. 14:00:51 419
1764257 작년이랑 올해랑 실현수익이 똑같으면 십오 14:00:31 170
1764256 스트레스 잘 받고 화를 잘 삭히는 성격 7 건강이최고 .. 13:53:58 520
1764255 황태와 한우 중에 어떤 걸 하시겠어요? 15 고민 13:51:59 841
1764254 부동산 어플보니까 바로 반응 나오네요 22 .... 13:50:54 2,224
1764253 오페라 덕후님 1 감사해요 13:46:06 244
1764252 불안정해보이는 어떤 사람...... 1 어떤부분 13:43:40 415
1764251 골드 현재 고점이 아닌거 같네요 6 ㅇㅇ 13:43:13 1,262
1764250 위마비로 죽만 먹어요... 4 ... 13:42:46 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