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1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11
작성일 : 2014-11-20 08:17:45

_:*:_:*:_:*:_:*:_:*:_:*:_:*:_:*:_:*:_:*:_:*:_:*:_:*:_:*:_:*:_:*:_:*:_:*:_:*:_:*:_:*:_:*:_:*:_

역사엔 톱밥난로가 홀로 어둠을 끌어당기고 있다
저탄장 탄가루의 마른 기침소리가 들리고
아침을 여는 길은 객지를 떠돈다
막장에 들어가는 반딧불들, 날개를 떨구면
검은 산엔 절망의 삽날이 꽂힐 뿐이다
등록금 낼 때쯤이면 아이들은 학교가 불 꺼진 빈집 같다
학교에 가지 않은 몇 아이들은 울먹이는 강이 된다
잠 못 이루며 출렁이는 삶이 거품으로 올라올 때
그 빈 공간 메우자고 떠난 아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아이 소식 궁금할 때마다 강물은 말이 없고
고요와 적막에 남은 논밭마저 드러눕는다
갈대처럼 함께 모여 살던 이웃들은 흔들리고 있는가
갈기 선 바람이 불자 희망의 불이 꺼진
길 아래 집들은 웅크리고
떡잎 같던 시간이 뿌리를 거둔다
시린 눈발에 하늘도 허기진 달을 내건다
달처럼 텅텅 울리는 마음은 철로로 놓여 먼 길 떠났을까
거죽만 남은 풍경은 주저앉아 빈 밭을 키우고
세간은 더 야위어 간다
장에 가신 아버지의 좌판에 햇살 가득 찰 날이 올까
아버지가 오실 길에 차단기가 내려가 있다
겨울 그놈의 겨울이 또 눈과 바람을 데리고
무쇠처럼 달려오고 있다


                 - 이길상, ≪철로변≫ -

* 전북일보 200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1월 20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1월 20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1월 2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5329.html

 

 

앞으로도 겨울은 점점 더 춥겠구나...

 

 

 
―――――――――――――――――――――――――――――――――――――――――――――――――――――――――――――――――――――――――――――――――――――

”세상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

              - 레너드 코헨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0890 키친토크 이벤트가 글쓰기 이벤트인가요.? ㅇㅇㅇ 2014/11/27 721
    440889 2014년 11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1/27 506
    440888 어렸을적엔 별로였는데 나이 좀 들면서 좋아하게된 음식이 있으세요.. 6 어쩐지그리움.. 2014/11/27 1,494
    440887 김치 담가서 보관할때 어느쪽을 위로 오게 하나요? 6 anab 2014/11/27 1,609
    440886 닉네임 변경 신고.^^ 2 동글이 2014/11/27 730
    440885 왜 목사 자제들이 유학간다고 하면 81 곱게 안보일.. 2014/11/27 15,714
    440884 칸막이 없는 화장실, 男女 함께 대변 보면서… 3 참맛 2014/11/27 2,736
    440883 드라마 작가가 되려면 9 ..... 2014/11/27 1,974
    440882 공지영씨, “이 아줌마 완전 할렐루야 아줌마네, 그런 손가락질 .. 4 영혼 2014/11/27 4,324
    440881 왜 이성민씨에게 완장 찬 돼지라고 했을까요? 16 궁금 2014/11/27 6,293
    440880 이 젊은 아이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5 스펙 2014/11/27 1,816
    440879 이런사람도 있어요 2 택배 2014/11/27 1,114
    440878 김장김치 냉동고에 얼려도 될까요? 9 김치 2014/11/27 5,233
    440877 연인이 남자라기보단 귀엽고 가여운 아들 같아요. 2 아ㅠㅠ 2014/11/27 1,281
    440876 좋아하는 만화가 있으세요? 35 MilkyB.. 2014/11/27 3,421
    440875 크리스마스 장식 안한 가게는 안가게 돼요 1 분위기 2014/11/27 1,397
    440874 박사까지 하시는분들은.. 7 bab 2014/11/27 2,753
    440873 여자들은 키를 더 크게 말하는가봐요 24 여자의 키 2014/11/27 3,569
    440872 이름 설희..아영 둘중에 어느게 이뻐요? 22 이름요 2014/11/27 3,173
    440871 마음 속 저 끝에 화와 분노가 많은데.. 정신상담을 받아봐야할까.. 2 제이 2014/11/27 1,757
    440870 그릇 질문 드려요~ 스포드 직구하고싶은데요 ㅇㅇ 2014/11/27 697
    440869 악질 친일경찰, 광복군 장군의 뺨을 때리다!!! 3 닥시러 2014/11/27 704
    440868 스트레스 많이 받는 성격인 나..날 닮은 딸.. 3 엄마 2014/11/27 1,760
    440867 조인성 멋지네요 3 .. 2014/11/27 1,349
    440866 노처녀들 공통점 확실한거 18 확실한거 2014/11/27 7,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