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위한 변명
작성일 : 2014-11-20 00:00:23
1907988
김한길이(최명길과 재혼하기전) 전 부인과 미국생활에 대해 ))
결혼생활 5년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 다 밤을 새워 일하거나 공부해야 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 두고, 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
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
그 즈음의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
"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 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
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섯 살 때였나봐요.
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
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 몇 년 뒤에 피아노 백 대를 사줬다고 해도 나한테 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
"한길아,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애니웨이, 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 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
현재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 새 집을 지어 이사한
한 달 뒤에,
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혼에 성공했다.
그때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
/ 김한길 「눈뜨면 없어라」中
IP : 110.70.xxx.177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439006 |
운전못하는 남자 12 |
,... |
2014/11/20 |
6,806 |
439005 |
소설 아리랑이나 한강 초5가 읽어도 되는건가요? 8 |
텅빈기억 |
2014/11/20 |
1,161 |
439004 |
달걀, 우유, 닭고기 말고는 단백질 없을까요. 8 |
--- |
2014/11/20 |
2,517 |
439003 |
지하철에서 다리 꼬고 앉는 사람 16 |
빛ㄹㄹ |
2014/11/20 |
2,787 |
439002 |
부추즙 안맵게 마시려면 2 |
;;;;;;.. |
2014/11/20 |
1,187 |
439001 |
멀티 쿠션 화장품은 겨울에는 쓰는거 아닌가요? 3 |
0 |
2014/11/20 |
1,700 |
439000 |
6학년 사회에서 세링게티국립공원은 인문환경과 자연환경 중 어디에.. 4 |
6학년맘 |
2014/11/20 |
1,404 |
438999 |
피아노 선생님이 자주 바뀌어서 고민인데요..조언부탁드려요 3 |
피아노 |
2014/11/20 |
1,107 |
438998 |
남편 김장 시키는 방법?? 16 |
지글지글 |
2014/11/20 |
1,779 |
438997 |
넘어져서 물리치료받는중인데오 1 |
치료중 |
2014/11/20 |
972 |
438996 |
어제 님과함께 박준금이 입은 파란털 야상...어디제품일까요? 2 |
야상 |
2014/11/20 |
3,790 |
438995 |
열등감이 심한 저.....자신감이 점점 없어져요 3 |
아자 |
2014/11/20 |
1,994 |
438994 |
11월 20일, 퇴근 전에 남은 기사 몇 개 남기고 갑니다. 1 |
세우실 |
2014/11/20 |
2,366 |
438993 |
남편의 의심때문에 싸우다 결국 손가락인대파열... 19 |
peace |
2014/11/20 |
4,991 |
438992 |
북한에 있다는 동양 최대 규모의 마식령 스키장 전모 |
NK투데이 |
2014/11/20 |
829 |
438991 |
술많이 안마시겠다고 약속한 남편이 절제못해 주말 내내 술병으로 .. 10 |
남편을 |
2014/11/20 |
1,871 |
438990 |
맹장이면 걷지도 못하나요? 8 |
맹장 |
2014/11/20 |
2,138 |
438989 |
김현진 (에세이스트)과 송기역 (르포작가) 논픽션 책 팟캐스트 |
크롬이한 |
2014/11/20 |
866 |
438988 |
빨래건조대에 손가락을 베었어요 5 |
에휴 |
2014/11/20 |
1,147 |
438987 |
날씨가 정말 ㅠㅠ춥네요 1 |
돈팡이 |
2014/11/20 |
1,046 |
438986 |
휘슬러 냄비 아마존에서 사보신분 계세요? |
+_+ |
2014/11/20 |
802 |
438985 |
안하던 운동을 해서인지 아랫배에 힘줄같은 딱딱한 1 |
긴줄이 잡히.. |
2014/11/20 |
1,415 |
438984 |
모든사람이 개를 좋아하는건 아니라는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13 |
ㅁㅁ |
2014/11/20 |
2,396 |
438983 |
매생이 얻서 사야 좋은 거 살수 있을까요? 1 |
ㅎㅎ |
2014/11/20 |
702 |
438982 |
대통령께서 갱제를 없애버리시는 창조를 발휘하실지ㄷㄷㄷㄷ....... |
참맛 |
2014/11/20 |
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