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유를 위한 변명

rrrrrr 조회수 : 518
작성일 : 2014-11-20 00:00:23
김한길이(최명길과 재혼하기전) 전 부인과 미국생활에 대해 ))

결혼생활 5년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 다 밤을 새워 일하거나 공부해야 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 두고, 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
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
그 즈음의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
"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 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

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섯 살 때였나봐요.
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
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 몇 년 뒤에 피아노 백 대를 사줬다고 해도 나한테 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
"한길아,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애니웨이, 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 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
현재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 새 집을 지어 이사한
한 달 뒤에,
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혼에 성공했다.
그때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

/ 김한길 「눈뜨면 없어라」中
IP : 110.70.xxx.17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2970 검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선거법위반 기소 방침 4 세우실 2014/12/03 1,672
    442969 막장드라마 보다 더 청매실 2014/12/03 826
    442968 중학생 집안일 시키기 16 중딩맘 2014/12/03 3,304
    442967 월세세입자가 이사를 가겠다고 하는데,이런경우 주인은? 2 월세세입자 2014/12/03 1,766
    442966 세월호 추모곡 내영혼 바람되어. 성악인 147명의 합창 6 232일 2014/12/03 1,024
    442965 이슬람권등 여자 인권 경시하는 나라 남자들 눈빛 참 무서워요. 3 생각 2014/12/03 1,880
    442964 서울대 성추행 교수 구속되었다고 하는데 1 확실한 처벌.. 2014/12/03 1,314
    442963 아오.. 뭔놈의 잔머리가 이렇게 많이 나는지..ㅠ 2 잔머리 2014/12/03 1,411
    442962 유근피에 대해서 7 쭈니1012.. 2014/12/03 2,542
    442961 포장이사가 낼모렌데 짐을 미리 다 싸놓으셨나요? 10 버터 2014/12/03 2,271
    442960 어떻게 지우나요?? 패딩에 화장품 묻었어요 2 궁금 2014/12/03 1,339
    442959 일주일에 몇번 시댁에 전화드려야되나요? 8 신혼 2014/12/03 1,875
    442958 갓김치를 담가 봤는데요. 5 맛은? 2014/12/03 1,648
    442957 할리스에서 다이어리 받아왔는데.. 2 아.이런. 2014/12/03 1,713
    442956 알고는 못 먹는 '홍합탕'의 비밀 | 다음 뉴스펀딩 1 참맛 2014/12/03 3,233
    442955 미드는 어디서 보시는 건가요? 8 촌녀 2014/12/03 1,803
    442954 오늘 월세 납부하는날인데...ㅜㅜ 52 저기요.. 2014/12/03 17,436
    442953 12월 3일, 퇴근 전에 남은 기사 몇 개 남기고 갑니다. 4 세우실 2014/12/03 1,522
    442952 평가원에서는 수능만점자 몇 명인지 알겠죠. 4 ㅇㅇㅇ 2014/12/03 1,585
    442951 수학중점 , 미술중점 고등 진학 궁금합니다. 3 .. 2014/12/03 831
    442950 코막힘때문에 죽겠네요 9 감기 2014/12/03 3,034
    442949 부자이면 애낳고도 자유롭게 자기인생 살수 있나요? 6 .. 2014/12/03 3,088
    442948 20대 후반에 지방이식 ㅣㅣㅣ 2014/12/03 1,125
    442947 kt인터넷 선이요 벽에 구멍안뚫고도 하는방법잇던가요? 2 ㄴㄴㄴ 2014/12/03 2,896
    442946 공부못하는 학생 학부모님께 솔직히 말해도될까요? 11 고민 2014/12/03 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