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 2011년 신해철 팬사이트 폐쇄사건.txt

그리워 조회수 : 2,542
작성일 : 2014-10-31 16:47:19
엔하위키 항목 중


2011년 5월 15일에 한 회원이 신해철 닷컴에 다수의 여성 사진을 올려놓고 외모를 비하하자, 
그 회원의 행동을 강간범이나 다름없는 짓을 저질렀다란 표현을 쓰면서 
그 범죄의 장소가 다름 아닌 내 집이라는 것에 슬퍼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냐는 말과 함께, 
비하의 목적으로 게재된 8명의 소녀들과 가족에 대한 사과 표시로 
48시간 후 신해철닷컴의 폐쇄를 명령했다. 

5월 17일에 진짜 폐쇄, 정확히는 자유 게시판이 완전히 닫혀서 글을 쓸 수도 볼 수도 없다. 확실히 분노가 느껴지고 있다. 더불어 넥스트 팬 사이트도 사라져버렸다.



아래는 신해철 닷컴 폐쇄를 알리며 신해철이 직접 올린 글
---------------------------------------------------

고스트스테이션의 팬들은 기억하겠지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 조차 외모는 농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던것이 몇번인가요.

내가 어릴적 뚱뚱하다며 놀려댄 소녀가 털털하게 웃으며 맞받아치거나 심지어 먼저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사실은 그 이야기를 듣게되는것이 너무나 싫고 슬퍼서 나오는 방어였다는 것을  깨달았을때는 이미 나는 어른이었지요.
그 미안함을 뭉뚱그려 그로잉업 이라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던가요.

왜 내가 평생 저지른 바보짓에 대해 그렇게도 설명해도,  나와 똑같은 분량의 바보짓을 직접들 해봐야만 직성이 풀리겠다는겁니까.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을 대상으로한 장난과 (보편적 기준에 따르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놀리는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당신들이 비웃고 있는 소녀들은 모두 자신의 집에서는 귀한 사람들이지만, 집밖이라고해서 당신들에게 모욕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고, 엄연히 말하면 법적으로도 당신들은 범죄자에요.

인터넷공간에서 당신들은 그녀들이 인지하든 못하든 공개적으로 강간범이나 다름없는 짓을 저지른것이고, 그 범죄의 장소가 다름아닌 내 집이라는 것에 대해 내가 슬퍼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습니까.

인간에 대한 차별은 '구역질 나는 범죄'의 영역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그렇지않으면 세상은 지옥이 되어버려요.

이명박 대통령을 쥐라고 부르는것이 그의 행동에 대한 비유가 아니라 외모에 대한 조롱이라면 나는 그에 동의 할수 없으니 내 뱀문신을 그와 결부시키지 말라는 글에서 루키즘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지요.

사진의 대상이 한국인이 아니다라는 말은 생각하지도 마세요. 그건 더 더욱 차별입니다.
내가 슬퍼하는 행위는 당신들이 소녀들을 모욕해서, 혹 나를 모욕해서 라고 생각하지마세요. 내가 가장 분노하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를 모욕하고 스스로를 인간쓰레기로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위의 아이디중 미성년자가 있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투표권은 15세부터 가져야하고 미성년자의 심야 게임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리를 가지되 본인이 책임지라는 뜻 아닙니까.  어른대우 해줄테니 이런 경우 변명 없다라는 뜻이란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남성들이 여성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배려하며 나아가 봉사해야하는 것은 몇몇 꼴페미년들이 동정은 필요없다라고 지랄하든 말든 우리 남성들의 자기존중일 뿐이며, 내가 경상도 사람으로 경상도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척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라도 사람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경상도 땅에는 패거리 의식에 찬 사람들만 설치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게 싫은 것이고, 내 고향 대구 사람들이 대범하고 아량이 넓은 본성을 찾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무슨 사진 한장에 말몇마디 한 거 가지고 오버하느냐 말 할 사람들이 있을것입니다.
나는 그들을 이렇게 저주합니다. 훗날 청바지 금지법이든, 평발 구속법이든 뭔가 단 하나라도 황당한 일이 벌어질 때, 난 청바지 싫어해 난 평발 아닌데 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개끌려 가듯 끌려가라고. 그리고 가장 지독한 복수는 유일한 당신의 편이 당신이 가장 조롱하던 오버맨들일 것이니 반드시 당신을 위해 싸워서 지독하게 수치스럽게 만들어주겠노라고.

바퀴벌레는 집안에 우글거리기전에 한두마리 보일때 처리 해야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차별의 문제도 그런 것입니다.
사진 한장에 울고 불고 오버하고 생쑈를 떨만한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신해철닷컴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처벌'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그것은 우리끼리의 장난이고 약속이지요.
이번의 경우, 나는 여러분에게 정식으로 '항의'합니다.
여러분은 스스로를 쓰레기로 떨어트릴 권리가 없습니다.

신해철닷컴에 조롱의 대상으로 게제된 여덞 소녀와 그 가족에게 사과하며, 그 표시로 신해철닷컴의 폐쇄를 명령합니다.
사이트는 48시간 이후 폐쇄 될 것입니다. 작별인사들을 나누십시오.

또한 이 사이트의 주인으로서 내 경망스런 언행과  인격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 같아 여러분에게도 마지막 사과를 전합니다.

지금 사흘을 꼬박 작업중이어서 모니터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문제의 글에 더 댓글이 달리는게 두려워 어렵사리 글을 썼습니다.
문제의 사건이 우발적인 실수이며, 우리가 좀더 나은 우리가 될 수있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사이트가 열리는 날도 오겠지요.

고스트스테이션 사이트가 없는 마당에 신닷을 닫아버리면 방송을 어쩌나하는 비겁한 생각이 머리 속에 들어오고 있어서 글을 접습니다.

내가 지금 울고 있는것은 여러분이 미워서가 아니라 내가 미워서 그런겁니다.
한살이라도 더 먹은 놈이, 친구처럼 쿨하게 보이려하고 가르치는 것처럼 행동하지 말자고 생각할게 아니라 진작에 극성을 떨었어야 했나 봅니다.



IP : 207.244.xxx.14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14.10.31 5:01 PM (139.192.xxx.200)

    생각이 훌륭한 분이셨네요.
    벌써부터 날카로운 그의 일침이 그리워지네요.

  • 2. ....
    '14.10.31 5:02 PM (125.129.xxx.177)

    인물은 인물이었죠. 진심으로 모든 사람의 장점을 알아봐 주고 격려할줄 아는 사람.
    성괴,꿀벅지,베이글녀 이런말이 난무할때 참 고고했어요. ㅜㅜ
    똑똑한 사람은 많아도 고상한사람은 드문데....

  • 3. 신해철의
    '14.10.31 5:18 PM (175.210.xxx.243)

    저런 인품과 철학과 생각을 더이상 만날수 없다는것 ...이것이 신해철의 죽음이 더욱더 안타깝고 슬픈 이유입니다. 제게는...

  • 4. ..
    '14.10.31 5:31 PM (119.18.xxx.229)

    성자 맞죠?

  • 5. 슬픈시월
    '14.10.31 6:42 PM (115.136.xxx.131) - 삭제된댓글

    대단한 인품과 철학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
    너무나 안타까워요

  • 6. 말만ㅇ
    '14.10.31 6:43 PM (124.50.xxx.131)

    그럴듯하게 하면서 충돌을 피해가려고 적당히 가식,위선을 떨며 돈과 권력에 야합하는 부류들이
    다수인 마당에 신해철은(고인이란 표현 아직은 하고 싶지 않아요.)
    말과 행동이 일치했죠.
    소신이 있으면 몸사리지 않고 즉각 행동에 확실하게 속시원히..
    냄비근성도 없고...
    이런사람 요즘 아니 연예계에 몇이나 있을까요??
    허세,거짓,가식,위선이 판치는 그 세계에서..
    동료,선후배들도 잘알고 있기에 팬 이상으로 슬퍼하고 달려오는 걸거에요.
    단 새누리 딴따라인 그쪽 가수들은 제외하고...

  • 7. 아.........................
    '14.10.31 9:41 PM (58.226.xxx.208)

    정말 아까운 사람이 갔어요...........
    정말 아까운 사람이..............
    정마 아까운 사람이...........


    아.....신해철..................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3838 세월호234일) 내일이라도 팽목항서 당신들을 부르는 사람들의 소.. 7 bluebe.. 2014/12/05 655
443837 빚 있으신 분들 빚 먼저 갚으세요 38 2014/12/05 21,454
443836 먹는꿈꾸면 백발백중 아프네요.ㅠ 5 ㅇㅇㅇ 2014/12/05 1,304
443835 중1딸의 반항 중1맘 2014/12/05 1,594
443834 삼시세끼 이순재 김영철 패딩 패딩 2014/12/05 3,014
443833 강남에 일요일 오전 살수있는 맛있는 케잌집 추천해주세요 3 케잌 2014/12/05 1,108
443832 맛있는 스시집 알려주세요 17 서울 2014/12/05 3,153
443831 근거없다더니? 박대통령 “나쁜 사람” 발언 사실로 확인 2 오유 2014/12/05 1,475
443830 아이헙 비타민씨가루 오래된거먹어도되나요? 1 ... 2014/12/05 1,779
443829 급질) 동생이 직구로 가전제품을 사고 싶어해요 4 직구 2014/12/05 1,349
443828 미생을 보고나서 3 그냥 2014/12/05 3,133
443827 조언이 필요해요 나이든 얼굴이 보기 싫을때 어떻게 ? 8 나이를 의식.. 2014/12/05 2,662
443826 홍대 영교 vs 중대 영문 7 벚꽃 2014/12/05 2,869
443825 토끼를 어디다 팔아야 할까요? 6 막막 2014/12/05 3,145
443824 어느 학교가 더 자랑스러울까요? 1 꺾은붓 2014/12/05 1,319
443823 유진룡 전 장관 수첩 언급 정말 ㅋㅋㅋㅋ 12 흐흐 2014/12/05 3,817
443822 13년만에 그사람이 전화를 했네요 64 바보 2014/12/05 21,598
443821 오늘 미생 가슴이 답답 5 ... 2014/12/05 3,669
443820 아동용 사*가구 어떤가요 정 인 2014/12/05 711
443819 신랑이 비번 바꾸고 집에 못들가게.. 17 미치겠네 2014/12/05 4,553
443818 전업맘님 직장맘님,,, 친하게 여전히 지내시나요,,,? 3 ,,,, 2014/12/05 1,271
443817 오연서 입은 코트는 어디껄까요? 1 ㅇㅇ 2014/12/05 1,033
443816 새낙원 1 가까운 미래.. 2014/12/05 474
443815 성추행 적발돼도.."교수님은 강의중" 1 참맛 2014/12/05 638
443814 이번에 고교를 떨어지면 3 sg 2014/12/05 1,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