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21그램...

갱스브르 조회수 : 529
작성일 : 2014-10-28 13:56:50

영화 속에서 말하는 영혼의 무게다

21그램...

초코바 하나의 무게 정도...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염을 하는 광경에서 나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할머니의 몸과 얼굴... 모든 것이 작아보였다

부피나 무게를 측정하고 관찰할 겨를도 없이 육체는 영혼이 빠져나간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속설인지 뭔지는 몰라도 나중에 들으니 사람이 죽으면 작아진다고 한다

모르겠다

여기에 과학적인 사고와 오류까지 계산해 넣기엔 나의 확신이 너무 강하다

그럴 필요를 느끼질 못하겠다

신을 만났고 구원을 얻으며 산다는 친구의 말을 못 믿는 것처럼...

나 또한 나의 경험에서 한치도 벗어나지지 않는다

올해만 친구 부모님의 장례에 철마다 다녀왔다

마치 날 잡아 어디 여행이라도 단체로 가시듯 순번을 정한 것처럼 그리들 가셨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

오며가며 마주치던 동에 사람 아무개가 죽었단 소식도

잠시지만 머뭇거리게 되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어진다는 건...

사는 거에 아직도 서툰 나의 머리로는 상상불가다

죽음은 무슨 대단한 준비를 하고 오지 않는다

아침 자명종 울리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와서는 낚아채간다

출근길 갑자기 돌아가신 아빠처럼...

한숨 자고 일어난 1살 딸은 그렇게 아빠가 없어졌다

오늘은

마른 낙엽도 못 밟겠다

그 부스러지는 소리가 좋아 부러 꾹꾹 눌러다녔는데

그리 말라 비틀어 떨어지기까지 얼마나 용을 쓰고 버티다 갔을려나...

서로 다른 욕망에 싸우지만

어차피 최종 목적지는 그곳이다

사자의 서를 보면 죽음의 길를 가는 여정이 나온다

난 그 책을 읽었을 때 신비한 경외감보다는

아..죽어서까지 영혼이 순례해야하는 몫이 남았다는 것에 피곤하다

생각이라는 것이 멈추고 정말 끝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21그램이라는 영혼의 무게가 신경질과 감동과 호기심을 부추기는 에너지를 준다 해도

죽음이 다른 윤회를 위한 과정이기를 바라진 않는다

그냥 완전한 마침표

그 뒤에 말 줄임표도 쉼표도 없기를 바란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918 친구남편이 부러운데..제가 이상한건가요? 88 흠.. 2014/10/29 21,509
    431917 끝물 단풍깻잎 이제 없을까요? 늦었나 2014/10/29 720
    431916 락앤락 냉동밥 용기 사용하시는 분 계신가요? 6 밥밥 2014/10/29 6,119
    431915 생활비달랬다가 13 뿜뿜이 2014/10/29 3,830
    431914 '간첩 증거조작' 국정원 직원 등에 징역형…'솜방망이 처벌' 논.. 4 세우실 2014/10/29 710
    431913 머리카락이 너무 힘이 없어요 ㅠ 4 ㅇㅇㅇ 2014/10/29 1,836
    431912 좋아하는 문구나 글귀 있으세요? 4 힘이되는 2014/10/29 1,190
    431911 신해철 조문간 서태지영상 보셨어요? 44 기레기들 2014/10/29 20,121
    431910 교사평가(누가 한건지 아나요?) 8 .. 2014/10/29 1,842
    431909 일교차 심한 날 무릎관절염 주의보 2 샬랄라 2014/10/29 827
    431908 탤런트 이유진 이혼요 18 ... 2014/10/29 27,670
    431907 냄새가 심한옷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새옷 2014/10/29 1,802
    431906 급) 서울지역 이 조건에 적합한 전세 아파트 좀 찾아주세요 6 전세 2014/10/29 1,525
    431905 파전에 부침가루 안넣어도 맛날까요? 파전 및 해물파전 비법 전수.. 3 궁금 2014/10/29 1,955
    431904 빈 도시락에 담겨 돌아온 손편지 한 장 1 샬랄라 2014/10/29 1,905
    431903 바람 ..앞으로 어찌 살지 11 ..... 2014/10/29 5,889
    431902 호주산 랜팅콩 밥에 넣어 먹어봤는데 10 .. 2014/10/29 3,373
    431901 2014년 10월 29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0/29 613
    431900 무서운 오빠같은 또 교회 오빠 같은.. 2 그대에게 2014/10/29 1,367
    431899 한국은 검열공화국, 그 아버지에 그 딸 5 홍길순네 2014/10/29 762
    431898 임신했다고 거짓말하고 결혼하는 여자도 있네요 4 ..... 2014/10/29 4,756
    431897 해외에서 비행기 스톱오버 할때요. 6 어디 2014/10/29 2,011
    431896 대전에 ᆢ 1 급해요 2014/10/29 728
    431895 저도 아산병원 조문 다녀왔어요 8 추억은 방울.. 2014/10/29 4,244
    431894 선생님이 제자 좋아하기도 하나요? 하겠죠? 13 2014/10/29 18,749